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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한상렬 목사 방북6·15 행사 참석차 방북, "민족의 화해와 평화, 통일에 이바지하기 위해 평양에 왔다"
  • 유연석 ( . )
  • 승인 2010.06.16 13:34 | 최종수정 2010.06.1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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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렬 목사.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통일 운동가이자,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인 한상렬 목사(전주 고백교회)가 방북했다. 천안함 사고 이후 정부가 방북 및 대북 교역 교류 등을 전면 불허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다.

한 목사의 방북 사실은 북한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조선중앙통신은 6월 12일 "남조선 통일 인사인 한상렬 목사가 평양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안경호 위원장을 비롯한 6·15 공동 선언 북측 위원회 성원들이 그를 동포애의 정으로 맞이했다"고 보도했다. 한 목사는 도착 직후 "역사적 6·15 공동 선언 채택은 북남 대결을 끝내고 평화 시대를 연 사변으로써 민족의 화해와 평화, 통일에 이바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평양에 왔다"는 성명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진보연대 방승용 공동 대표는 "방북 사실은 언론 보도로 알았다"며, 이 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또 한 목사가 조직에 피해가 가지 않게 혼자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던 6·15 공동 선언 10주년 기념행사에 남측 인사들의 방북을 불허하는 등 한 목사가 남북 관계가 경색되자 작심하고 평양에 올라간 것 같다고 했다.

한 목사는 방북 전에 부인 이강실 목사에게 '소명결단'이라는 제목으로 짧은 편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편지에는 "신앙 양심으로 기도하며 이 길을 갑니다. 지금 여기 한 몸 평화! 우리 민족 한 몸 평화! 우리 한겨레의 화해, 평화, 통일을 위해 6·15는 반드시 살려야 합니다. 우리는 다시 만나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갑오농민혁명, 3·1, 4·19, 5·18, 6·10의 맥을 이으며 사랑·자유·정의·평화 통일자주민주세상을 꿈꾸는 모든 분들 중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 여기 작은 몸짓 하나 하고자 합니다"라고 했다.

끝으로 1989년 방북했던 늦봄 문익환 목사의 시를 적고 "늦봄 님의 '마지막 시'를 새기며 신앙 양심으로 기꺼이 이 길을 간다"며, "우리는 반드시 만나야 한다. 6·15는 반드시 살려야 한다. 한 몸이나 한 몸으로 한 몸 되게 하옵소서! 삼위일체 하나님 도우소서"라고 했다. 한상렬 목사는 문 목사의 부인인 박용길 장로로부터 문익환 목사의 방북 당시 입었던 두루마기를 받아 이번 평양 방문길에 가져갔다고 이강실 목사가 전했다.

한 목사 방북 소식에 한국진보연대와 전북진보연대가 6월 14일 입장을 발표했다. 한국진보연대는 "6·15 공동 선언 이행에 대한 한상렬 목사님의 집념과 신앙인의 고뇌에 공감한다"며, "6·15 공동 선언 기념일에 남북이 서로 방문해 온 것은 지금까지 자연스런 일인데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역사의 후퇴"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또한 "한 목사 방북이 6·15 공동 선언을 되살리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남북 해외 모든 분들의 소망을 앞당기는 작은 계기가 되길 간절히 희망한다"며, "6·15 선언, 10·4 선언의 이행과 민족의 공존공영, 평화 번영, 통일 세상을 위해 남북 해외 모든 분들과 더불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북진보연대는 "남북 대결 구도의 현실을 통탄하며 기도하던 한 목사가 남북의 만남을 이어 가기 위해 권력으로부터 고난을 받을 것이 뻔한 방북에 나섰다"며, "한 목사의 결행은 신앙인으로서의 양심이고 통일 운동가로서의 무한한 책임감이자 남북 동포들의 만남을 가로막는 권력에 대한 저항"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그의 행동을 불법으로 낙인찍어 처벌할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남북 교류에 걸린 빗장을 풀어 전쟁이 아닌 평화를, 증오가 아닌 화합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한 목사의 방북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방북이 사실이라면 통일부에서 방북을 승인해 준 사실이 없기 때문에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이라며, "방북 경위와 현지 활동 내용에 따라 국가보안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엄중 대응 방침을 6월 14일 밝혔다.

다음은 한상렬 목사가 이강실 목사에게 남긴 편지 전문이다.

소명결단
신앙양심으로 기도하며 이 길을 갑니다.

지금 여기 한 몸 평화!
우리 민족 한 몸 평화!
우리 한겨레의 화해, 평화, 통일을 위해 6·15는 반드시 살려야 합니다. 우리는 만나야 합니다.

5·18 30년을 맞이하며 하나님과 역사, 열사 앞에 회심하고자 당시 군사 재판 과정에서 얻은 '분단병' 상처를 온전히 치유받고자, 역사적 소명이 무엇인지 하나님께 여쭙고자 단식기도를 해 오던 중 한 가지 뜻이 이루어졌습니다.

갑오농민혁명, 3·1, 4·19, 5·18, 6·10의 맥을 이으며 사랑·자유·정의·평화·통일 자주 민주 세상을 꿈꾸는 모든 분들 중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 여기 작은 몸짓 하나 하고자 합니다.

6·15를 살려야 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만나야 합니다.

"나는 죽는다. 나는 이 겨레의 허기진 역사에 묻혀야 한다. 두 동강 난 이 땅에 묻히기 전에 나의 스승은 죽어서 산다고 그러셨지. 아 이 말만 믿자. 그 말만 생각하자. 그리고 동주와 같이 별을 노래하면서 오늘도 죽음을 살자."

늦봄 님의 '마지막 시'를 새기며 신앙 양심으로 기꺼이 이 길을 갑니다.
우리는 반드시 만나야 합니다. 6·15는 반드시 살려야 합니다.
한 몸이니 한 몸으로 한 몸되게 하옵소서!
삼위일체 하나님 도우소서.

2010년 6월

6·15 10년을 맞이하여 어느 한 사람 (한상렬 목사 올림)

<기사제공/뉴스앤조이>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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