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대성당에서 1주기 추모 미사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은 29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추모 미사가 봉헌됐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유경촌 보좌주교가 주례하고 교구 사제들이 공동 집전했으며, 유가족들도 참석했다.

강론에서 유경촌 주교는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추모 미사 봉헌은 “유가족들 곁에 서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그는 “1년 전 오늘 이태원 참사로 인해 그리고 관계기관의 무책임으로 인해, 또 우리의 무관심으로 인해 여전히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유가족이 우리의 이웃“이라며 연대를 당부했다.

10월 29일 명동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주관으로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 미사가 봉헌됐다. ⓒ배선영 기자
10월 29일 명동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주관으로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 미사가 봉헌됐다. ⓒ배선영 기자

그는 “1년이 지났어도 유가족들의 고통이 조금도 가시지 않았다.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고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안타깝고 유가족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이 아픔을 딛고 일어서려면 희생자에 대한 추모가 제대로 그리고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유가족들은 가족 잃은 아픔뿐 아니라 주변의 몰이해와 냉대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슬픔은 당사자가 안다. 다른 사람이 그만 슬퍼하라고 해서 될 것이 아니”라며, “관계 당국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유가족들의 손을 함께 잡아준다면 유가족들이 슬픔을 안고서라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있어야 이 같은 재난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사 끝에 유형우 씨(미카엘, 희생자 유연주 씨(카타리나) 아버지)가 발언에 나서 미사와 연대에 감사를 전했다. 그는 “2000년 전 주님이 가르쳐 주신 사랑으로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고, (참사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아이들에게 미안할 뿐이라며, 진상규명을 위해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명동대성당에서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 미사가 봉헌됐다. 제대 앞에 희생자를 기억하는 뜻으로 만든 조형물이 놓여 있다. (사진 제공 =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nbsp;<br>
명동대성당에서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 미사가 봉헌됐다. 제대 앞에 희생자를 기억하는 뜻으로 만든 조형물이 놓여 있다. (사진 제공 =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한편 참사 1주기 당일인 이날 이태원역에서 천주교를 비롯한 4대 종교 추모기도회가, 이어서 서울광장에서 시민추모대회가 열렸다. 주최 측 추산으로 1만 7000여 명이 참석했고, 유가족과 이태원 참사 생존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대표들이 무대에 올라 발언했다.

추모대회에서 이정민 씨(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는 대통령을 향해 이 추모 대회는 정치 집회가 아니고, “참사 이후 유가족은 한 번도 정치적 행동을 한 적이 없다”며 “정부의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대답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참사의 원인과 재발 방지를 논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특별법 통과에 힘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유가족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추모대회에 참석할 것을 요청했으나, 대통령실이 전한 바에 따르면 "정치 집회" 성격이 강하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대신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서울 성북구에 있는 영암교회에서 열린 추도예배에 참석했다.  

29일 추모의 자리에 이어, 오늘(30일) 저녁 7시 서울 시청광장에서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주최하는 10.29 이태원참사 1주기 추모 미사가 봉헌된다.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는 팔찌. 추모 미사를 봉헌하고 나오는 신자들에게 나눠 주고 있다. ⓒ배선영 기자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는 팔찌. 추모 미사를 봉헌하고 나오는 신자들에게 나눠 주고 있다. ⓒ배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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