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장기풍)

"미 대법원 낙태금지 판결 존중, 자신의 사임 임박 소문 일축"

교종,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다양한 분야에 대한 견해 피력

프란치스코 교종은 최근 <로이터 통신>의 미국 기자 필립 풀렐라와의 광범위한 인터뷰에서 로 대 웨이드(Roe v. Wade)에 대한 최근 미 대법원 판결과 자신의 건강상 사임 가능성, 건강 이유로 취소된 콩고 민주 공화국과 남수단 그리고 모스크바와 우크라이나 키이우 여행에 대한 희망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언급했다. <로이터 통신>은 교종과의 인터뷰 기사를 7월4-6일까지 주제별로 나누어 보도했다. 인터뷰 내용 요약.

(문) 최근 미국 대법원은 이른바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에 의한 낙태규제 권한을 개별 주에 넘겼습니다. 이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답) 나는 미국 대법원 결정을 존중하지만 법적인 관점에서 논평할 만큼 충분히 연구하지 않았습니다. 기술적인 면에서 이해가 안 됩니다. 사법적 관점에서 옳고 그른 것은 50년 전 판결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해 연구해야 될 것입니다. 그러나 낙태에 대한 과학적 진실을 말하겠습니다. 지난 수십 년 과학이 무엇을 연구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오늘날 과학과 우리 의대생들이 연구한 발생학에 관한 모든 책은 수태 후 30일이 지나면 DNA가 형성되고 이미 모든 장기가 생성되어 있다고 알려줍니다. 이것이 인간 생명이며 과학입니다. 문제해결을 위해 인간 생명을 없애는 것이 정당한가의 문제입니다. 도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의 생명을 앗아가는 것이 옳은가 하는 것입니다. 암살자를 고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옳습니까? 낙태를 지지하는 가톨릭 정치인들에게 교회의 사목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교회와 주교가 사목을 잃으면 정치적 문제가 생깁니다. 그것이 내가 말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문) 교종님이 곧 예정되어 있는 이탈리아 도시 라퀼라 방문 중 사임을 발표할 계획이라는 수문이 무성합니다. 1294년 사임한 성 첼레스티노 5세 교종도 라퀼라에서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베네딕토 16세는 2009년 성 첼레스티노 무덤을 방문해 그의 팔리움을 놓았을 때 자신의 사임을 예고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답) 이 모든 우연의 일치로 일부 사람들은 같은 '의식'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고려사항에 결코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정말입니다. 그러나 나는 건강이 도저히 나빠 교회를 운영하지 못할 때가 오면 사퇴하겠습니다. 그것은 전임 베네딕토 16세의 위대한 본보기로 교회에 아주 좋은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언제 사임할 것이냐는 모르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아실 것입니다.

(문) 교종님이 지난해 대장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 중 암이 발견됐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답) 루머입니다. 게실염 때문에 제 결장을 33센티미터 적출했습니다. 매우 잘 진행된 수술이었습니다. 6시간 이상 마취를 했는데 마취가 약간의 부작용을 남기기 때문에 동시에 무릎 수술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치료는 근본적으로 대성공이었습니다. 의사들은 나에게 모든 것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수술 중 암을 발견했다는 말은 루머이며 가십입니다.

(문) 교종님의 무릎 통증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 인대에 염증이 생긴 것인데, 심하게 걸으면서 뼈가 움직여 골절이 생긴 것입니다. 이제 저는 천천히 나아지고 있습니다. 레이저와 자석요법으로 수행된 치료 덕분에 기술적으로 석회화가 이미 발생했습니다. 이제 전혀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질 위험이 있어 움직여야 합니다.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무릎건강 문제로 이번 주 예정이었던 콩고 민주 공화국과 남수단 여행이 연기됐습니다. 그 결정은 내게 큰 고통을 안겨 주었습니다. 이번 여행을 못해 너무 괴로웠는데 의사는 '20일만 있으면 회복된다'고 해서 캐나다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의사들은 아프리카 여행이 건강에 더 위험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취소했습니다.

(문) 러시아를 방문하실 계획은 없으십니까?

(답) 우크라이나보다 모스크바에 먼저 가고 싶습니다. 러시아 대통령이 나에게 작은 창(窓)을 주면 평화를 위해 가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이것에 대해 메시지를 교환했습니다. 캐나다에서 돌아온 뒤에는 가능합니다. 우크라이나에 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먼저 러시아에 가서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주려고 하는 것인데 두 수도, 즉 키이우와 모스크바에 다녀오고 싶습니다. 러시아와는 매우 개방적이고, 친절하고, 긍정적인 외교적 대화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교종, 중국과 주교 임명에 대한 협정 갱신 희망

(문) 중화 인민 공화국과의 주교 임명에 대한 잠정 협정이 내년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답) 중국과 바티칸의 잠정 합의는 괜찮습니다. 내년 10월 갱신되기를 희망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2018년 체결된 잠정 협정 덕분에 정식 협정은 유보되어 있습니다. 중국 가톨릭교회의 상황은 교종의 위임 없이 임명된 주교들을 로마와 다시 완전한 친교를 이루게 함으로써 치유되었습니다. 나는 중국과의 협정을 옹호했고 무엇보다 국무장관 추기경 역할에 감사드립니다. 국무장관은 고위 외교관으로 행동할 줄 알고 대화의 사람으로 중국 정부와 대화합니다. 나는 그가 의장을 맡고 있는 위원회가 지속적으로 탈출구를 찾기 위해 모든 것을 해서 그 결과를 얻어냈다고 믿습니다.

나는 ‘작은 단계의 정책’, 즉 당시 소비에트 블록에서 동유럽 국가에 대한 바티칸 동방정책을 설계한 아고스티노 카사롤리 추기경이 말한 ‘인내의 순교정책’을 옹호합니다. 많은 사람이 요한 23세에 대해, 바오로 6세에 대해, 카사롤리 추기경에 대해 말했습니다. 그러나 외교는 닫힌 상황에서 이상적이 아닌 가능성을 찾아야 합니다. 외교는 가능성의 예술이며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것입니다. 바티칸에는 항상 이러한 유능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현시점에서는 뛰어난 외교관인 국무장관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에 의해 중국과 함께 진행됩니다. 현재 상황은 1989년 이전과 비교해 2018년부터 중국에서 주교 임명이 더디게 진행됐지만 성과가 있었습니다. 비록 느리게 진행되지만 주교들이 임명되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서두르지 않는 시간 감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식'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리게 진행됩니다. 그들에게도 문제는 있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의 모든 지역이 같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톨릭교회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은 통치자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국과의 잠정합의는 괜찮고 10월에 갱신될 수 있기 바랍니다.

 

교종, 바티칸 주교성 고위직에 여성 2명 임명 발표

(문) 교회, 특히 바티칸을 개혁하는 과정에서 여성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답) 나는 기회가 생길 때마다 이를 실천해 왔습니다. 바티칸 부서에는 여러 여성들이 차관 등 고위직에 봉사하고 있습니다. 이제 주교성 주교선출위원회에 두 명의 여성이 처음으로 갈 것입니다. 최초로 여성들이 주교를 선출하는 과정에 참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조금씩 열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평신도 여성들을 가정과 생활, 문화와 교육을 위한 부서, 다이캐스터리에 가까운 도서관과 같은 부서를 이끌도록 임명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또한 지난해 처음으로 바티칸시국 총감독에 라파엘라 페트리니 수녀를 임명했습니다. 또 하비에르 선교사 수도원 프랑스 회원인 나탈리 베카르 수녀를 주교대의원회 차관으로 임명했습니다. 이미 바티칸에서 고위직을 맡고 있는 평신도 여성 중에는 최초의 여성 박물관장 바바라 자타와 공보실 부국장 크리스치아니 무하이(Cristiane Murray)가 있습니다. 아마 평신도, 가정 및 생명부서 장관인 케빈 조셉 패럴 추기경은 바티칸의 새 규정 공포로 자신이 그 부서를 이끄는 마지막 성직자가 될 수 있습니다.

 

“스포츠는 전쟁 속에 희망의 신호입니다”

교종, 8월 로마 유럽 수영 선수권 대회 연맹대표단에 강조

프란치스코 교종은 8월11일부터 21일까지 로마에서 열리는 유럽 수영 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로마와 바티칸을 방문한 유럽수영연맹 대표단을 접견하고 “스포츠가 동유럽과 다른 지역에 부는 전쟁의 바람 속에서 인간의 우정과 형제애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유럽 수영 선수권 대회에는 52개국 1만 1000여 명의 선수가 500개 이상 종목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종은 대표단에게 “요즘은 그 어느 때보다 ‘진정한 스포츠’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지금 슬프게도 세계와 유럽을 짓누르는 갈등과 적대감에 대한 균형으로 위대한 스포츠 행사는 다른 나라 젊은이들이 서로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며 인류 가족의 미래를 위한 희망의 멋진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로마는 역사적으로 세계에 개방된 보편적 도시로 형제애의 복음을 전 세계에 퍼뜨리는 도시이기 때문에 평화로운 세상을 향한 열망을 표현하기에 적절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상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이때 스포츠를 통해 우리 모두가 평화의 세계, 전쟁 없는 세계, 민족 간의 증오와 핵 없는 세계에 대한 열망을 보여 주는 데 더욱 전념하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로마에서 열리는 유럽수영선수권대회가 모든 참가자에게 ‘우정과 형제애의 고요하고 즐거운 경험’이 되기를 기도하며 여러분 모두를 축복합니다.

 

“모든 형태의 폭력을 거부하고 모든 단계에서 생명 존중”

교종, 시카고 7월4일 총기난사 개탄하고 생명 존중 호소

프란치스코 교종은 미 독립기념일 7월4일 시카고 교외 하이랜드 파크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퍼레이드에서 총기난사 사건으로 6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부상한 참사에 슬퍼하면서 모든 형태의 폭력을 거부하고 모든 단계에서 생명을 존중할 것을 호소했다. 교종은 바티칸 국무장관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명의로 보낸 메시지에서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희생자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부상자와 유족에게 치유와 위안을 주시기를 공동체와 함께 기도드리며, 하느님 은총은 마음이 완고한 사람이라도 회개하게 하여 악에서 떠나 선을 행하게 하신다는 확고한 믿음으로 사회구성원이 모든 단계의 삶에서 모든 형태의 폭력을 거부하고 존중하기를 간구드린다”며, 하느님 안에서 힘과 평화의 서약으로 사도적 강복을 보낸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명절인 7월4일 시카고 북부 부유한 마을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퍼레이드에서 건물 옥상에서 총을 든 남성이 총을 난사해 최소 6명이 사망하고 최소 30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로버트 E. 크리모 3세를 총격사건 용의자로 지목했고, 추적 끝에 체포해 구금했다. 올해 2022년에는 미국 여러 곳에서 학교, 교회, 식품점과 지역 퍼레이드를 휩쓴 총기난사 사건으로 수백 명이 사망해 총기소유 합법과 규제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교종, 이탈리아 빙하붕괴 희생자 애도와 환경보호 호소

프란치스코 교종은 7월4일 전날 오후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마르몰라다 산맥에서 일어난 빙하 붕괴로 인한 눈사태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를 요청하면서 기후변화의 영향을 경시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날 최소 6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했으며 수십 명 등산객이 여전히 실종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구조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교종은 트위터 계정 @Pontifex에 마르몰라다 빙하붕괴 비극으로 사망하고 영향을 받은 모든 사람을 위한 기도를 요청하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우리가 살고 있는 비극은 우리에게 사람과 자연을 존중하는 새로운 길을 시급히 찾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희생자들 국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월요일 아침 드론과 구조견을 동원한 구조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지만 상황이 너무 위험했다. 구조대는 수십 년 동안 녹고 있는 빙하의 내리막이 여전히 불안정해 많은 사람과 구조견으로 구성된 팀을 돌려보내 잔해를 파헤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질학자들은 빙하의 정점이 부서져 눈과 얼음이 시속 300킬로미터로 추산되는 속도로 경사면으로 내리치는 원인이 무엇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5월 이후 이탈리아를 휩쓸고 있는 폭염이 유력한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빙하 돌출부 정점 세락(serac)이 이날 그랬던 것처럼 언제 부서질지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마르몰라다 산맥 빙하는 이탈리아 북동부의 가장 큰 빙하로 지난 수십 년 동안 많은 빙하가 사라졌으며, 이미 몇 년 전 전문가들은 25-30년 안에 더 이상 빙하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교종, 브라질 클라우지우 우메스 추기경 사망 애도

프란치스코 교종은 7월4일 브라질에서 오랜 투병 끝에 87세로 사망한 클라우지우 우메스 추기경 죽음에 애도를 표하는 전문을 상파울로 대교구장 오딜로 페드로 셰러 추기경에 보냈다. 교종은 전문에서 브라질과 바티칸에서 오랫동안 ‘복음적 가치에 따라 헌신하고 열성적으로 봉사’한 고인의 보편교회와 특히 아마존 교회에 대한 헌신을 회상했다. 교종은 자신이 교종으로 선출된 2013년3월13일 저녁 옆에 앉았던 고인의 모습을 기억하면서 “저는 항상 2013년3월13일 클라우지우 우메스 추기경이 저에게 ‘가난한 사람들을 잊지 말라’고 당부한 말을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고인은 또한 브라질과 바티칸에서 그분께 위임된 다양한 임무에서 발휘하신 ‘헌신적, 열성적 봉사’에 하느님께 깊은 감사와 함께 특히 최근 아마존 교회에 헌신하신 것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분의 사목은 항상 복음적 가치에 기초한 것이었습니다. 우메스 추기경을 위해 기도하는 모든 분께 저의 사도적 축복을 드립니다”라고 끝맺었다.

한편 우메스 추기경 사망으로 전 세계 추기경단은 207명이며, 그중 콘클라베 투표권을 가진 선거인단은 116명이고 91명은 비선거인이다.


장기풍(스테파노)
전 <평화신문> 미주지사 주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