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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주택학교 "내 집을 내 손으로"[사랑하는 그만큼씩]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 겨울이었습니다. 뒷산으로 나 있는 오솔길에는 아직 잔설이 남아있습니다. 졸졸졸 개울물소리를 들으며 볼이 포동포동 오르고 있는 버들강아지, 벌써 알을 낳은 개구리는 개골개골 봄을 노래합니다. 아침부터 하루 종일 비가 내립니다. 그 비를 맞으며 늦은 밤에 오시는 손님들을 대접하기 위해 불어난 계곡물을 건너 산비탈 단풍나무에 매달린 고로쇠 물을 채취합니다. 집근처에 왔다는 전화를 받고 현관 앞에 나가 불어난 계곡의 물소리를 듣습니다. 그 어떤 악기로도 연주할 수 없는 청명한 물소리가 영혼 깊숙한 곳까지 흘러갑니다. 당신이라는 청명한 물소리….

영육 간에 건강하셨는지요. 산처럼 건강하시길 두 식구와 바치는 미사 때마다 당신을 기억합니다. 저 역시 당신의 기도와 염려 덕분에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는 땅과 숲, 햇살과 바람이 주는 선물이기도 합니다.

   

당신의 관심과 사랑으로 지난 해 9월 20일부터 11월까지 목조주택을 완성했습니다. 나무를 주재료로 사용한 집이라 생태적이고 무공해 스티로폼을 단열재로 사용하여 외풍도 없고 따뜻해서 난방비 절감 효과도 덤으로 보고 있습니다.

농사를 짓지 않고 농민의 어려움을 알 수 없을 것 같아 안식년 동안 농사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지난 해 3월부터 진안 부귀 공소 근처에서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농사를 지으며 농촌환경사목을 자원했던 것은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루가4,18)”는 사제서품 성서말씀 때문입니다. 농촌에서 자란 저에게 ‘가난한 이들은’ 농민이었습니다. 농민을 생각하면 애잔한 연민의 마음이 듭니다. 무엇보다도 4대강사업(대운하?)으로 죽어가는 자연은 하느님의 창조물 중에 ‘가장 가난한 이들’이었습니다. 7-80 노인들만 사는 농촌은 10년 뒤에 어떻게 될까? 지구온난화가 갈수록 극심해지는데 식량자급은 어떻게 될까? 이런 물음들이 또한 저를 시골로 들어가게 했습니다.

젊은이들이 없는 농촌은 희망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농촌의 절망은 우리 사회의 절망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지구온난화는 식량의 무기화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 상황에서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감소는 우리의 미래를 어둡게 합니다. 우리는 쌀과 고추 없이 하루도 살 수 없는데 컴퓨터를 삶아 먹고 핸드폰을 구워먹을 수 있는 것처럼 개발과 성장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베이비붐 세대인 정년자와 명퇴자들의 70%가 고향이나 시골로 들어가 살고 싶다는데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릅니다. 또한 사전준비 없이 귀농이나 귀촌을 했다가 1-2년 만에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올 3월 40%의 진안군 지원을 받아 귀농인의 집을 신축할 계획입니다. 귀농 귀촌을 꿈꾸는 교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생태건축 목조주택학교”를 열고자 합니다. 건물의 기초부터 완공까지 전체공정을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이론학습>은 1.경량목조주택의 개요(미국식 목조주택의 구조) 2.미국식 목조주택의 재료와 활용 3.목조주택 짓는 연장실습 4.설계도면과 집의 구조에 대해 알아봅니다.

<실습과정(집짓기)>은 1.기초하기 2.골조공사 3.서까래 작업 4.창호공사 5.합판치기 6.타이팩, 사이딩 붙이기 7.지붕공사(방수시트, 싱글, 물받이 공사) 8.데크공사로 진행됩니다. 목조주택 골조공사는 15-20일 정도면 끝납니다. 나머지 10일 정도 전기와 설비, 미장과 타일도배 등을 마무리 하면 대부분의 집이 완공될 것 같습니다.

경비를 줄이기 위해 포스터는 함께 사는 식구들과 만들어 칼라복사를 했습니다. 주위 교우와 지인들에게 “생태건축 목조주택학교”를 홍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귀농인의 집을 짓기 위해 여러 준비들을 바쁘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당신의 영육 간의 건강과 가정공동체에 하느님의 사랑과 예수님의 평화가 가득하시길 두 손 모읍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모집인원: 선착순 10명, 교육비 300,000원(식비포함)
2.장소: 전북 진안군 부귀면 거석리 323번지 만나생태마을
3.기간: 2010년 3월 21일 - 4월 20일(30일간 일정변경가능)
4.주최: 젊은 목수들, (사)생태평화만나
5.후원: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전주교구 농촌환경사목, 가톨릭농민회
6.문의: 정병석(요셉, 만나생태마을 총무) 010-9950-2417 문의메일 : chung-bs@hanmail.net

   

최종수 /전주교구 신부. 진안 부귀에서 공소사목을 도우며 농촌환경사목을 맡고 있으며, 자급자족하는 생태마을 공동체를 꿈꾸며 신자들과 함께 농사를 짓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지독한 갈증>과 시사수필집 <첫눈같은 당신>이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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