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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다섯 살 우리 아이가 그린 공룡을 보고 나서[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정수근 기자  |  grreview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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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12.11  11: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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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브로 자라는 아이들

아이들은 조금씩 조금씩 자란다. 매일 보는 모습이라 그 변화를 확연히 느낄 수는 없지만, 어느새 녀석들은 시나브로 자라 있다. 5살, 3살인 아이들을 한해가 저물어가는 이 연말에 바라보니, 이제 꽉 찬 5살과 3살이어서 그런지 녀석들의 모습은 야물어 보이고, 다소 의젓해진 듯도 보인다. 물론 신나게 까불고 노는 '에너자이저'들인 것은 여전하지만 말이다.

아이들은 이렇게 자라면서 그 모습도 약간씩 변해가지만, 녀석들이 노는 모습들도 변해간다. 집안에서 놀이라고 해봐야 집에 있는 장난감과 책 같은 것들을 가지고 노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지만, 첫째 녀석은 올 한해 공룡에 완전히 '꼽혀서' 공룡 장난감과 공룡 책을 가지고 공룡시대를 헤매며 놀았다. 그 덕분에 지 동생과 엄마 아빠까지 온 식구들이 공룡시대를 함께 산 듯하다.

   
▲승준과 엄마, 아빠가 함께 작업한 공룡들

공룡에 빠진 아이

아이들은 역시 크고 낯선 사물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 같다. 처음엔 버스, 자동차와 포크레인과 같은 덩치 큰 장난감에 머물던 첫째 녀석의 관심은 어느 날 책에서 보게 된 공룡이란 낯선 친구들과 조우한 후론 그 놈들에게 온통 관심이 집중된 것이다.

그때부터 녀석은 공룡 장남감과 공룡 책을 늘 끼고 다닌다. 심지어 잠잘 때도. 왕성한 집중력과 탐구심으로 쥬라기, 백악기와 같은 공룡시대의 구분은 물론이고 브라키오사우르스, 벨라키랍토르, 타르보사우르스 등등 수많은 공룡 이름들이며 그 특장들을 줄줄이 외우고 다닌다.

그런데 이렇게 늘 공룡 장남감을 가지고 놀던 아이의 관심이 어느새 서서히 그림으로 옮아가고 있다. 어린이집에서 그림을 그리며 놀기 시작했는지 지난 늦가을부터 종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물론 그 그림의 소재는 역시 공룡이고.

   

그림 그리는 재미에 빠진 아이들

   
▲정승준 作 공룡 '테레지노사우르스'
처음에는 선만 죽죽 그을 줄 알던 녀석이 날이 갈수록 서서히 그림의 꼴이 잡혀가더니, 이제는 제법 공룡의 특징을 갖춘 모습을 선보이기까지 한다. 주로 공룡의 그 커다란 이빨이 주포인트가 된 녀석의 그림은 추상과 사실의 중간에 서있다. 

그런데 이렇게 녀석의 그림이 공룡의 꼴을 갖추어가기 시작할 무렵부터 엄마 아빠에게 좀 귀찮은 일이 생겼다. 녀석 나름대로 열심히 그림을 그리다가 어느 날 조르르 달려오더니, 공룡 그림을 좀 그려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별 생각 없이 책을 보고 대충 그려주었더니, “와 잘 그린다” 하더니 그때부터 틈만 나면 달려와서 공룡을 그려 달라고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공룡 그림을 그려주면 녀석은 그 안에다 색칠을 하고, 가위로 오려서 이제는 거의 ‘작품’을 만들어버린다. 물론 이런 과정을 어린이집에서 배우는 모양이긴 한데, 그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은 역시 공룡에 대한 지대한 관심 때문인 것 같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엄마 아빠의 그림에 녀석이 연필이랑 볼펜, 크레용으로 색칠하고 오려서 만든 ‘종이공룡’들이다. 녀석은 이 놈들을 보물상자에 고이 모셔두면서 애지중지한다. 물론 그 목록은 날마다 추가되지만 이들에 대한 녀석의 사랑은 식을 줄 모른다. 

   
▲정승준과 정우인
아이들의 유익한 놀이 도구, 이면지


그래서 요즘은 아이들이 특별한 장난감이 없어도, 종이 한 장에 연필 한 자루만 있으면 하루가 신이 난다. 물론 종이가 한 장으로 끝이 나지 않지만, 다행히 지난 날 넉넉히 만들어놓은 이면지가 제법 쌓여있기 때문에 올 겨울 한철 녀석들은 특별한 장난감 없이 잘 지낼 것 같다. 

녀석들은 아빠의 공부방에 조르르 달려와서 오늘도 “종이 한 장만” 한다. 이면지 한 장을 선심 쓰듯 내어주면서 나는 짐짓 덧붙인다. “종이는 나무로 만든다고 했지, 그러니까 종이를 마구 쓰면 안 된다. 알았지?”

하여간 오늘도 녀석들은 연필과 종이 한 장 들고는 공룡 그림 삼매경에 빠져든다. 아이들은 이렇게 책을 통해 하나둘 세상을 배워하고, 손으로는 익혀간다. 그리고 그 모습은 즐거워 보인다.

정수근/ 대구의 엄마산인 ‘앞산’을 지키는 싸움인 앞산터널반대운동을 하면서 환경과 생태 문제는 곧 지역의 문제, 정치의 문제란 것을 확실히 느끼는 계기가 되었고, 그런 인식하에 지역의 환경과 생태 그리고 농업의 문제에 관심이 많다. 현재 지역 청년들의 작은 공부모임 ‘땅과자유’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앞산꼭지’(‘앞산을 꼭 지키려는 사람들의 모임’의 약칭) 회원이자, ‘블로그 앞산꼭지’( http://apsan.tistory.com )의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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