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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자원봉사’지역공동체 활동가 이광호(프란치스코)씨를 만나다
  • 두현진 기자 ( du03@paran.com )
  • 승인 2009.10.11 20:37 | 최종수정 2009.10.1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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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어깨동무 공부방에서 일하는 활동가들, 왼쪽부터 이광호, 홍혜진, 김경숙씨

인천시 부평구 십정1동에는 '십정동 어린이 어깨동무 공부방'이 있다. 이 곳 어린이공부방을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이광호(36세, 프란치스코 인천교구 십정동성당)씨를 만났다.

인천교구 십정동 성당에서 사회복지 분과 총무로 일하고 있는 이광호씨는 매주 성당에서 사회복지분과 후원금을 걷으며, 매주 독거노인 도시락배달, 장애인 차량봉사를 한다. 더불어 그는 '십정동 어린이 어깨동무 공부방' 시설장(대표) 직책을 맡은 사회복지 활동가다.

대학시절 인권단체에서 일해 왔던 광호 씨는 2001년 지역 주민들과 단절된 시민단체 활동이 아니라, 주민 스스로 공동체를 만들고 지역 현안에 직접 목소리를 내는 '지역공동체 운동'에 관심을 갖고, 그의 고향이기도 한 인천 부평구 십정동에서 어린이 공부방을 만들었다.

IMF이후 인천 부평구 십정동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많은 가정들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려운 가정 어린이들을 위한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전무한 상태. 광호 씨는 지역 어린이들을 위해 십정동 전교조 교사들을 만나고, 통장들을 만나며 도움을 구했다. 전교조 교사들이 500만원을 모아주었고, 어린이 공부방 공간은 ‘십정동 새마을 금고’에서 지원해 주었다. 김동철 신부(당시 십정동 성당주임)도 많은 도움을 줬다.

‘우리가 살고 싶은 동네를 같이 만들어 가자'라는 광호 씨의 생각에 동의한 사람들의 작은 정성으로 총 1,000여만 원을 모아 '십정동 어린이 공부방'은 문을 열었다.

더불어 광호 씨는 지역주민들과 친해지기 위해 지역 영화제도 열었다. 2002년부터 진행해온 지역영화제에는 300-400명이 참석하는데, 할아버지, 아빠 엄마 어린이 등 온가족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다. 영화제 처음에는 시민단체 및 전교조 교사들이 봉사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광호 씨를 도와주는 지역주민들이 생겨났고, 이주노동자들도 찾아와 일을 도와주었다.

자신의 일을 도와주는 주민들이 늘어나는 것이 광호 씨에게 큰 보람이었다. 그런데 이들 중 피치 못할 사정으로 딴 곳으로 이사 가는 사람들이 생길 때면 광호 씨는 며칠 속앓이를 했다. 자신의 일을 도와줄 새로운 ‘사람을 어떻게 찾을까’ 한숨지었다고 한다.

인천 십정동은 광호 씨 고향이다. 공부방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옆에 누가 살고 있는지 몰랐지만 공부방 활동을 통해 많은 지역주민들을 알게 됐단다. 거리를 지날 때마다 이제 많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는 광호 씨, 이웃들과 밝은 인사와 관심 속에서 같은 동네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느낀다고 한다.

"모든 사람을 경쟁으로 내모는 사회분위기가 우리 모두를 해치고 있다"고 말하는 광호 씨, 지역 안에서 학부모들이 함께 어린이들을 교육시킬 수 있지만, 이웃 자녀들을 경쟁자로 생각하고 비싼 학원교육을 시키며 여유를 잃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안타깝다고 한다.

‘공부방에 오는 어린이들이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정신을 배우고, 같이 사는 주민이 이웃사촌이 되는 지역공동체, 잊고 살던 공동체가치를 회복하는 공간’이 어깨동무 공부방이 추구하는 목표다.

자원봉사에 대해서 광호 씨는 자신의 체험을 통해 설명한다.

“자원봉사를 통해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발견합니다. 자신이 사회에 쓸모 있는 존재라고 깨닫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이 아니라 다른 먼 곳에서 봉사활동을 합니다. 그러나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봉사하면 지역 문제에 관심이 생깁니다. 성당에서 사회복지 분화 활동을 하던 형제자매들은 '이렇게 어려운 곳이 있는 줄 미처 몰랐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공부방에서 봉사한 성당 자매들은 이제 공부방 어린이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줍니다. 지역문제를 함께 고민하게 되죠. 봉사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해야 합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봉사하면, 모르고 있던 지역사회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된다. 또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인지 욕구가 생긴다. 같이 살아가는 주민들의 공동요구를 통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광호 씨가 생각하는 ‘지역공동체’운동이다.

공부방에 오는 어린이들 모습이 밝게 변해가고, 이웃과 함께 어린이를 키워가는 끈끈한 정이 느껴질 때 일의 보람을 느낀다는 광호 씨, 하지만 사회복지 활동에 관심 없는 지역 교회에 대해서는 걱정을 했다.

“제가 다니는 십정동 성당은 비교적 많은 사회복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십정동 성당 사회복지 예산이 일 년에 7천만원정도 됩니다. 또한 저소득 가정 생활비지원, 장애우 지원, 사회복지 관련 행정민원지원 상담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하지요. 그러나 다른 지역 성당들은 관심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른 본당들도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 더 많은 사회복지 활동을 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광호 씨는 말한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는 매월 60만원, 2008년부터 정부지원이 생겨, 한 달에 80만원 급여를 받는다는 광호 씨, '생활이 어렵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가난의 기준은 알 수 없지만, 예수를 믿는 사람이라면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짖궂게 '이제 36살 결혼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광호씨는 "결혼, 잘 모르겠습니다"라며 그저 밝게 미소만 짓는다.

   
▲수업준비를 하는 공부방 교사 홍혜진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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