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병원에서 용산범대위 기자회견 가져

▲사진/고동주

7월 20일,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반 년이 되는 날이다. 유가족과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오후 2시, 정치계와 종교계,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한 가운데 순천향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참사 이후의 상황을 경과보고 하고 대정부 요구안과 투쟁계획을 발표한 후 시신을 시청광장으로 옮기려 했으나 경찰의 원천봉쇄로 좌절되었다.

유가족들은 ‘너무도 억울하고 분해서 이대로는 장례를 치를 수 없다’, ‘힘없는 사람, 가난한 사람은 죽어서도 누명을 뒤집어쓰고 있다’고 말하며, ‘시신을 모시고 용산참사 현장을 거쳐 서울광장으로 가서 시민분향소를 만들어 이정부가 얼마나 잔인한 짓을 했는지 알리겠다’며 비통한 심정을 토로했다. 또한 대통령의 사과 없이는 장례를 치를 수 없다고 단호히 밝히고 국민들도 정부의 학살에 함께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범대위는 ‘용산참사는 허점투성이 법제도와 잘못된 정부 정책, 그리고 경찰의 강경진압이 초래한 비극’이지만, 정부는 정치검찰, 공안검찰을 앞세워 진실을 은폐, 조작하고 오히려 그것을 법과 원칙이라 말하면서 그 뒤에 숨어있다고 규탄했다. 유가족과 범대위는 용산구와 서울시, 그리고 대통령에게 용산참사의 진실규명과 사과를 요구했으나 듣지 않고 오히려 테러범으로 규정한 그들에게 똑똑히 보여주기 위해 영안실을 서울시청으로 옮기고 청와대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의한 정권을 심판하고 민주주의를 쟁취할 때까지 모든 세력과 연대하여 전면적인 반정권투쟁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한 백기완선생(통일문제연구소장)은 ‘용산참사가 아니라 용산학살’이라고 규정하고, 이것을 전 세계 양심에게 낱낱이 알리자고 호소했다. 이강실상임대표(한국진보연대)는 ‘용산참사는 현정부의 목에 가시여서 진실이 드러나지 않게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감추고 있다’며, “용산참사를 해결하지 않으면 이정부가 먼저 장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진보신당 조승수의원은 ‘쌍용자동차 노조 부위원장 부인이 자살했다’는 비보를 전하며 이정부는 죽음을 조장하고 있는데 얼마나 죽어야 하는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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