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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데이지호 2년, 밝혀진 것은 선체 위치뿐사실상 유해 수습 포기, 블랙박스 정보도 추출 중단

29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와 시민대책위는 심해수색 계약사항인 “행방불명된 구명벌 2척의 위치 확인”,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3차원 모자이크 영상 구현”을 이행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또한 “발견된 유해 수습 및 추가 유해 수색”도 요구했다. 

3월 31일은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된 지 2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 대책위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2월 21일 유해가 발견됐는데도 한 달 넘게 방치되고 있고, 심해수색 업체인 오션 인피니티가 계약 내용을 모두 이행하지 않았는데도 정부는 구체적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심해수색 용역 과업목록에 따르면, 선체 위치 확인, 수중 촬영, 블랙박스 회수는 이뤄졌고, 선체 3차원 이미지 작성과 미발견 구명벌 위치 수색과 확인, 수색 자료의 데이터베이스 및 보고서 제출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가족대책위 허영주 공동대표는 3일 전 담당 부처인 외교부 재외국민안전과 과장과 한 통화에서 “과업(계약 이행) 완수가 안 된 점과 유해 수습에 관한 정부의 입장을 알려 달라고 하니, ‘고민 중이다. 관계 부처 간 협의 중이다’라는 대답만 되풀이했다”고 밝혔다.

그는 “침몰 2년을 앞둔 오늘, 심해수색을 했음에도 블랙박스를 수거하고 선체가 얼마 만큼 부서져 있는지 침몰의 결과만 알게 됐을 뿐, 침몰 원인에 대해 밝혀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정부가 그간 가족들과 소통하며 어려운 과정을 거쳐 처음으로 심해수색을 한 것은 평가받을 만하지만, 유해 수습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논의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은 분명한 정부의 책임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11월 오션 인피니티와의 계약체결을 위한 제안설명회에서 정부와 업체 사이에 유해 발견 가능성과 수습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지만 정부가 이를 알고도 계약에 전혀 넣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장 나승구 신부가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수나 기자

대한변호사협회 최석봉 변호사는 “정부가 계약체결 당시 유해 수습 가능성을 알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마련해야 했다”면서 “유해 수습은 가족들의 요구인 실종자 생존 여부 확인과 연결되며, 발견된 유해 수습은 업체와 충분히 협상 가능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유해가 발견되고도 수습하지 않은 것을 두고 정부와 심해수색 업체가 밝힌 각각의 입장이 어긋난다.

정부는 업체에 수습을 요청했지만 특수한 장비가 필요해 당시 수습할 수 없었다는 것이고, 업체는 장비와 기술은 충분하나 계약에 없어 한국 정부의 요청을 기다렸지만 구체적 요청이 없어 철수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 변호사는 “정부는 법률과 예산의 범위 안에서 움직여야 하므로 유해 수습이 추가로 제기될 때 그 부분을 고민했을 것”이라면서 “구체적 계약 내용은 정보공개법에 의해 공개되지 않아, 업체가 과업 완수를 수색 기간 종료로 본 것인지는 확실하게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심해수색은 2차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었다. 업체는 선체 위치를 확인했고, 블랙박스를 회수한 뒤 1차로 모든 수색을 중단했다. 그러나 3차원 모자이크 영상 구현은 선박이 72개로 쪼개져 있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중단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 1일 협상단을 보내, 심해수색 완료를 요구하고 유해 수습 및 추가 유해 수색을 협상하고자 했으나 업체는 유해 관련 부분만 협상하겠다는 입장이다.

계약상 기본작업인 3차원 모자이크 영상 구현이 어렵다는 업체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 부처와 전문가, 가족 등은 지난 17일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를 찾아가 자문을 구했다. 그 결과는 라이다 기술(LIDAR, 레이저로 반사체를 확인하는 기술)과 멀티카메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3차원 모자이크 영상으로 배가 어떤 과정으로 침몰했는지를 알 수 있어 이는 사고 원인 규명에 핵심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종자인 스텔라데이지호 일등항해사의 어머니 윤미자 씨가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오열하고 있다. ⓒ김수나 기자

한편, 대책위는 블랙박스 정보 추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현재 블랙박스 정보추출은 예정된 시간이 지났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허영주 공동대표는 “이틀 전 해수부 해양안전관리과장이 지난 3월 9일 영국 런던의 한 업체로 보낸 블랙박스의 정보 추출이 현재 중단된 상태며 그 이유는 몇 가지 사실 관계를 확인해야 하므로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블랙박스를 업체에 넘길 당시 중앙 해양안전심판원 사무관이 블랙박스가 정상 상태라면 3일 안에 정보 추출이 가능하다고 했는데도 3주가 된 지금도 정보가 나오지 않고 있고, 작업마저 중단된 이유를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53억 원이나 투입된 심해수색이 계약사항 중 가장 중요한 미확인 구명벌 위치 확인과 3차원 모자이크 영상 구현이 안 된 상태에서 끝나 버려서는 안 되며, 발견된 유해를 수습하기 위한 구체 대책을 정부가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인 나승구 신부는 연대발언에서 “가족들에게는 하루하루를 지내는 것이 인생이 망가졌다가 다시 시작해야 하는 아픔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아주면 좋겠다”면서 “함께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으리란 마음으로 계속 연대하고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가족대책위 허경주 공동대표는 “유해가 2년 동안 잘 버텨 줘서 찾아낼 수 있었지만 다시 수색을 시작했을 때 뼈가 그대로 남아 있을지, 그 뼈가 누구 것인지는 모르지만 나중에 다시 찾아갔을 때 없어질까 봐 잠도 안 온다”며 안타까워했다.

대책위는 이날 지난해 4월부터 해 온 블랙박스 수거 촉구 서명지와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에 전달하고, 3월 31일부터는 심해수색 과업 완수와 유해 수습을 위한 3차 서명운동을 편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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