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교구 상남동 성당에서 제3차 전국사제시국기도회 열려 ... 우리 사회 민주주의 탈진증 걸려

▲시국기도회를 마치고 사제들이 촛불을 밝히고 거리시위에 나섰다.

지난 7월 6일 천주교 마산교구 상남동 성당에서 제3차 전국사제시국기도회가 열렸다. 이날 이상원 신부는 이명박 정부가 철사로 만든 둥지처럼 이 사회를 사람이 제대로 살 수 없게 만들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주의 회복과 인권·생명수호를 위해' 봉헌된 이날 미사에는 60여 명의 사제들과 500여명의 신자들이 참석했다. 이상원(마산교구 삼계동성당) 신부, 전종훈 신부(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황병석(마산교구 상남동성당) 신부가 공동집전한 미사에 앞서 행한 연설에서 강기갑 의원(민주노동당)은 "용산참사의 배후세력은 이명박 대통령"이라면서 "박정희 대통령은 부마사태와 YH사건, 전두환은 박종철의 죽음 등을 겪으면서 무너졌는데, 정의구현사제단이 고문치사 은폐조작사건을 폭로하면서 6월 항쟁이 시작되었듯이, 이명박 정권은 새벽에 6명을 불태워죽이고서 3000쪽의 조사기록을 밝히고 있지 않으니 말로가 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이 먹고 살기 바빠서 경제문제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데, 사제들이 시국미사를 통해 먼저 신자들에게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부자들만을 위한 정치판에서 부모가 자녀를 배려하듯 수평적이고 평등한 정치를 이루어야 하며, 법이 낮은데로 흘러서 차별을 없애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원 신부, 마산교구정의구현사제단 대표
이상원 신부는 강론에서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TV방영물을 소개하며, "철사로 만든 둥지에서 알이 부화되지 못하자 주민들이 솜을 널어줘서 새가 알을 깨고 나왔다"면서 이유도 없이 철사로 만든 둥지에 앉아 있어야 하는 서민들의 처지를 드러내는 "우리시대의 징표"라고 말했다.

개발논리로 인간의 존엄성과 자연적 순환이 무너진 사회에서, "솜을 넣어줄 예언자적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면서, 현재 우리 사회는 "진정한 인권과 기본권을 무시한 쇠뭉치가 국민의 혈관에 망치질을 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상원 신부는 "사람은 밥만 먹고 사는 게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으로 산다고 했는데, 분유만 먹고 자라다가 탈진하는 소아탈진증처럼, 우리사회는 "내면의 소리를 막아세우는 정부 때문에 민주주의, 인권이 탈진증에 걸려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STX수정만 조선기자재공장 유치 문제등 마산시 역시 이런 탈진증을 시민들에게 강요하고 있는데, 우리 시대는 "봉쇄수도원의 수녀들마저 피멍이 든 채 거리로 나서는 투사요 전사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의 중도실용주의, 서민정치가 "깜작쇼"에 불과하며, "진정 서민들의 가치관과 성숙도를 따라가며 작은 이들의 마음을 보살피는 대통령이 되길 '기도는' 해 본다"고 말하면서 "그렇지 않는다면, 철사줄 정치가 결국 자신을 찔러 스스로 비참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사를 마친 사제들과 신자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시위를 벌였다. 3.1기념탑 방향으로 시위를 벌였다.

한편 다음 열리는 제4차 전국순례 사제시국기도회는 7월 13일(월) 오후 8시, 수원교구 안양 중앙성당에서 봉헌될 예정이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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