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세대 천주교 신자 늘어도 오히려 유아세례받는 자녀들 줄어들어
세례 안 받은 신자가정 어린이 청소년 46만명

천주교의 비약적 성장

한국 사회는 무종교인의 비율도 매우 높지만, 종교인구 자체도 어느 한 종교가 독점하지 못한 종교다원사회이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라는 3대 종교가 전체 종교인구의 98.1%를 차지하고 있지만,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종교 현황에 따르면 불교 종단수는 103개, 개신교 교파수는 125개로 나뉘어 있고, 3대 종교와 유교, 원불교를 제외한 기타 종교도 40개 단체나 있어 여러 교파와 종단이 공존하는 종교다원주의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

한국 사회의 종교별 교세현황을 살펴보면 신자수는 불교 신도가 전체 인구의 22.8%로 가장 많고, 교당이나 교직자수는 개신교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나 2002년과 2008년 사이 개신교 교회수는 2,381개, 교직자수는 29,695명이 감소하였고, 불교 사찰도 137개나 감소하였다. 모든 종교 중 유일하게 천주교만이 성당수와 교직자수가 모두 늘어났는데, 특히 성당은 지난 6년 사이 20.1%나 증가하였다.


종교별 신도수 구성비 변화를 살펴보면, 1985년 이후 20년간 가장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은 천주교이다. 신자수도 약 330만 명이 늘고, 비율도 175.9%나 증가하였다. 개신교 인구는 줄었지만 천주교 인구가 크게 늘면서 개신교와 천주교를 합친 기독교 신자 비율과 불교 신자 비율의 차이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1985년에는 채 1%의 차이도 안났으나, 1995년에는 약 3%, 2005년에는 약 6% 이상으로 벌어지고 있다. 2005년 개신교와 천주교를 합친 전체 기독교 신자 비율은 29.3%로 불교 신도 비율 22.8%보다 높다.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 비율이 높아진 것이 1980~90년대에는 개신교의 놀라운 성장이 주도했다면, 1990~2000년대에 이르는 성장은 천주교의 비약적인 성장 때문이다.

천주교 성장세, 있지도 않은 청소년 신자로 부풀려졌나?

교세통계상으로도 지난 10년 동안 한국천주교회는 성장세를 보인다. 그러나 1995년과 2005년 사이 10년 동안 늘어난 천주교 신자수는 교세통계상으로는 약 120만 명이지만,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약 220만 명으로 차이가 약 100만 명이나 난다. 2005년을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인구통계와 교세통계의 신자수 차이는 약 48만 명이 차이가 난다.

인구센서스나 교세통계나 모든 연령대에서 고르게 신자수가 늘어났다. 그러나 교세통계에서는 20세 미만의 젊은 신자들은 별로 늘지 않고 40~50대 신자들이 주로 늘어났고, 인구센서스에는 20세 미만의 젊은 천주교 신자가 크게 늘어났다. 20세 미만의 청소년의 인구센서스상 신자수와 교세통계상 신자수 차이는 약 46만 명으로, 전체 차이 48만 명과 엇비슷하다.


인구센서스는 세대 대표(주로 주부일 가능성이 큼)가 가족의 신앙을 응답한 결과를 통계로 잡고, 교세통계는 세례받은 이들만 신자로 파악하고 통계로 잡기 때문에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20세 미만의 자녀 계층은 세례를 아직 안 받았았어도 인구센서스상으로는 부모가 천주교 신자여서 같은 종교로 표시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런 가능성은 같은 조사방법으로 진행된 과거 인구센서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1995년 인구센서스에서는 20세 미만의 신자수와 교세통계상 신자수의 차이가 9만 5천여 명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왜 2005년 조사에서는 46만 명으로 그 편차가 더 커졌을까?


이는 부모는 천주교 신자여도 자녀는 천주교 세례를 받지 않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일례로 교세통계상의 유아세례자수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계속 감소추세인데, 1985년부터 1995년 사이에는 약 -6.2% 감소했으나, 1995년부터 2005년 사이에는 -37.1% 감소했다. 인구센서스상 10세 미만 어린이 인구가 1985년과 1995년 사이 -14.4%, 1995년과 2005년 사이 -14.9%로 10년마다 -15% 내외로 감소한 것과 비교할 때, 1995년과 2005년 사이 최근 10년간의 유아세례율 감소는 매우 급격하다.

게다가 자연적 인구감소와 달리, 천주교 신자수는 급속도로 늘어나 인구센서스상 10세 미만의 천주교 신자 비율이 1985년과 1995년 사이 26.5%, 1995년과 2005년 사이 46.5%나 늘었다. 부모 세대의 천주교 신자는 늘어도 자녀에게 유아세례를 주는 이들은 늘지 않고 오히려 감소하는 이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20세 미만 청소년층은 실제 세례도 안 받았으며, 지금 교회의 청소년 사목 현실을 보건데 신앙생활도 전혀 안하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인구센서스 상에서 천주교 신자 급성장에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는 셈이다.

세례받지 않은 신자 가정 어린이 청소년 46만명

이 결과를 놓고 향후 신자가 될 자녀세대가 많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과연 현재 세례는 받지 않았으나 신자로 파악된 46만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모두 언젠가는 천주교 신자가 될 수 있을까? 부모의 기대는 그럴지언정 현재 한국 천주교 청소년 사목의 현실로 보건데 그 46만 명은 고스란히 허공에 날아가 버릴 숫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아직 신자도 아니고, 나중에도 신자가 될지 안 될지 불분명하며, 신자가 되도록 별로 관심과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 있지도 않은 20세 미만 청소년 신자들 때문에 혹시 천주교의 성장세가 부풀려진 것은 아닐까?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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