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투지 순례가 지나온 길들

▲ 자유로를 따라 임진각을 향해 가는 오체투지순례단
2008년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혔던 촛불의 마음을 더 낮은 자세로 헤아리며 우리 시대의 진정한 사람과 생명과 평화의 길을 모색하고 해법을 찾고자, 문규현 신부(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수경 스님(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전종훈 신부(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대표)와 진행팀은 오체투지 순례단을 꾸리고 순례를 시작했다.

오체투지 순례단은 1, 2차 순례동안 총 124일의 여정을 소화했다. 하루 약 4Km씩 전진하며 총 400여Km를 진행했다. 참가자는 하루 평균 50여명, 출발ㆍ회향 행사를 포함해서 10,000여명이 동참했다.

1차년도 오체투지 순례는 2008년 9월 4일 지리산 성삼재 노고단 하악단에서 순례 출발행사를 시작으로 같은 해 10월 26일 계룡산 중악단에서 마쳤다. 2차년도 오체투지는 2009년 3월 28일 다시 계룡산 중악단에서 출발행사를 시작으로 오늘 6월 6일 임진각 망배단에서 회향행사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순례단은 한 마리 자벌레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느리고 낮은 자세로 땅바닥을 기고 또 기는 참회와 성찰의 길을 걸었다. 그 길 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땀방울로 124일을 이어온 것이다.

뙤약볕이 내리쬐거나 비가 오거나 아스팔트 위에 날마다 천 번 이상 온몸을 던지는 오체투지 순례의 고통은 글로써 다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오체투지가 맞이한 더 큰 고통과 슬픔은 다른 곳에 있었다.

▲ 124일 동안 흘린 땀과 눈물이 차고 넘쳐 평화의 기운을 불러오기를...
    사진 / 오체투지순례단(http://cafe.daum.net/dhcpxnwl)

▲ 비가와서 순례를 불편하게 해도 가뭄해갈을 위해 더 많은 비가 오기를 기원했던 오체투지 순례단(사진 / 오체투지순례단)

순례단은 독선과 오만으로 점철된 소통 부재의 시대, 역주행의 한반도를 가로지르며 '용산 참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순명(殉名)' 등 천인공노할만한 사것들이 잇따라 터지는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날마다 온몸에서 쏟아지는 피땀과 피눈물보다 더한 절망과 슬픔과 분노의 정신적 고통에 몸서리를 쳐야만 했다.

▲ 더 이상은 개발 때문에 생명이 죽어가지 않기를...(사진 / 오체투지순례단)

한편 순례단은 지난 2008년 9월 지리산 노고단 하악단을 출발하여, 2009년 3월 신원사 중악단을 경유하고, 올 6월 15일 묘향산 보현사 상악단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천제를 거행하겠다는 계획을 약속했다.

현재 순례단의 방북 신청에 대해 통일부가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어 마지막 상악단에서의 천제 거행이 확실치는 않다. 그럼에도 오체투지 순례단은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사람ㆍ생명ㆍ평화의 가치를 중심에 둔 새로운 사회를 향한 지속적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사진 / 오체투지순례단)

▲ 매일 1천배 이상을 하며 헤진 장갑이라도 쉽사리 버리지는 않는다.(사진 / 오체투지순례단)

사진 /오체투지순례단)

▲ 교회는 낮은 이들에게 언제나 열려 있어야 한다.(사진 / 오체투지순례단)

▲ 사람ㆍ생명ㆍ평화의 길은 조금 느려도 함께 가는 것이다.

▲ 2009년 5월 21일 조계사에서 오체투지순례단을 맞이하며 시국법회가 열렸다.(사진 / 오체투지순례단)

▲ 더러워진 발, 가장 거룩한 발

▲ 절 하는 엄마가 더울까봐 부체질하는 아이의 마음, 사람ㆍ생명ㆍ평화의 마음이다.

▲ 124일 천리의 길을 기어온 문규현 신부를, 형인 문정현 신부가 격려하고 있다.

▲ 남북 대립의 상징인 임진각 망배단에서 위령제를 올리고 회향하는 오체투지순례단. 묘향산 상악단에서의 천제 거행을 이뤄서 남북 화해의 길을 열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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