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난민 수용 거부, 사법부 개편 시도

폴란드 교회의 수장이 대통령과 총리가 앉은 앞에서 정부의 이주민 정책을 비판했다. 폴란드는 난민들에게 자비를 보여 줘야 하며 자신의 헌법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폴란드에서 가장 소중한 성지인 쳉스토호바에 있는 야스나 고라 성지에서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되새기는 미사 자리였다.

폴란드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출신지로 국민의 90퍼센트가 가톨릭 신자이며 가톨릭교회의 영향력이 크다.

보이치에흐 폴라크 대주교의 이러한 권고는 교회가 폴란드 정치지도자들의 노선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러한 교회의 질책은 부드럽게 포장된 언어로 돼 있지만, 집권당인 법과 정의당이 가톨릭 신자 일부의 지지를 잃을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폴라크 대주교는 “우리는 개방적이고 자비로워야 하며, 가장 어려움에 처해 있는 이들, 약한 이들, 박해받는 이들, 이주민, 그리고 난민을 도울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사회 질서를 아무 생각 없이 파괴하기보다는 존중해야만 한다”고 했다.

타데우시 피에로네크 주교는 최근에 정부 지도자들이 사법제도를 전면 개편하면서 “헌법을 어기고 있다”고 더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그는 이를 “악행”이라고 규탄했다.

법과 정의당은 2015년에 집권했는데, 가톨릭교회의 지지도 도움이 됐다. 지방 소도시와 농촌 마을의 본당사제들은 강론 시간에 법과 정의당이 주장하는 가치관들을 찬양함으로써 그 선거운동을 도왔다.

타데우시 리드치크 신부도 그랬다. 그는 기업을 중시하는 사제로서, 마리야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이 방송사에 보조금을 주고 있고, 여러 장관이 자주 출연한다.

2015년에 폴란드에서 선거운동이 진행되고 있을 때, 마침 유럽으로의 이주민 논란이 한창이었다. 법과 정의당 지도자인 야로스와프 카틴스키는 반이주민 정책을 주장하면서, 이주민들은 “기생충과 벌레들”을 함께 들여오기 때문에 위협이 된다고 말했고, 이 발언은 외국인혐오증을 불러일으킨다는 비판을 받았다.

(중간 왼쪽)폴란드 대통령 안제이 두다와 총리 베아타 시들로. (사진 출처 = catholicherald.co.uk)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6년에 폴란드를 방문했지만, 난민이나 이주민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강조하는 폴란드 당국의 입장을 바꾸는 데는 별 영향이 없었다. 베아타 시들로 총리는 폴란드는 난민들의 모국 근처, 유럽이 아닌 곳에 있는 난민수용소에 있는 이들을 돈과 의료로 돕고 있다고 자주 강조한다. 그녀의 아들 하나는 가톨릭 사제다. (편집자 주- 폴란드와 헝가리 등은 유럽연합 차원에서 할당된 난민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있고, 이에 유럽연합은 벌금을 물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에 교계제도는 지난주에 다시금 정치에 개입했다. 불쾌함이 묻어나기는 했지만 점잖은 말들로, 다섯 명의 주교가 나서서 정부가 독일에게 2차대전에 대한 배상을 다시금 요구하는 것을 반대했다. 2차대전 당시에 폴란드를 점령한 나치 독일은 폴란드인의 거의 1/5을 죽였다. (편집자 주- 폴란드 정부는 독일에 배상금 1조 달러를 요구했다.)

이들은 (정부의) “제대로 고민하지 않은 결정들과 성급한 말들” 때문에 폴란드와 독일이 어렵게 이룬 화해가 쉽게 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산주의 치하의 무척 어두운 시절에 독일인들이 폴란드인을 도와줬던 것도 되새겼다.

폴란드 주교회의 의장인 스타니스와프 가데츠키 대주교도 사법제도를 전면 개편하려는 집권당의 움직임을 놓고 벌어지는 정치적 분쟁에 끼어들었다. 그는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정부가 제안한 두 법안이 너무 극단적이라며 거부한 데 감사했다.

바르샤바 대학의 정치학 교수인 안나 마테르스카-소노스카는 폴라크 대주교가 이번 성지 미사에서 보기 드물게 강한 어조로 정부를 비판한 것을 보고 일부 유권자가 입장을 바꿀 수 있겠지만, 실제 그럴지는 내년 지방선거와 2019년 국회의원 선거 결과를 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얀 코하노프스키 대학의 정치분석 전문가인 카지미에시 키크는 폴라크 대주교의 발언은 우호적 질책이며, 오히려 집권당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더 굳게 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그의 발언을 보면 “교회는 정부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고 있으며, 정부가 갈등 상황으로 치닫지 않도록 너무 나가지 않게 적절한 순간에 경고를 날린 것”이라면서, 이민 문제를 둘러싼 폴란드와 유럽연합 간의 대치를 예로 들었다.

문제는 당국이 이 경고에 귀를 기울일 것이냐다.

일부 폴란드인은 교회의 비판 때문에 집권당이 지지자를 많이 잃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엔지니어로서 은퇴한 안제이 카민스키(77)은 “소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자기네 본당사제 말에 계속 따를 것이며, 이들 사제 대다수는 정부를 찬양한다”고 했다. “교계제도는 높고, 저 멀리 있고, 지역 사제는 바로 여기 그들과 함께 있다.”

기사 원문: http://www.catholicherald.co.uk/news/2017/09/18/polish-bishops-criticise-government-over-migr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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