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새 화장 지침 발표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25일 가톨릭 신자가 죽었을 때 화장하는 문제에 대한 지침을 발표했다.

여전히 전통적인 매장을 권하면서도, 화장은 허용되지만 남은 유골이나 재를 교회 묘지나 납골당 등이 아닌 개인 집에 모시거나 자연에 뿌리는 것은 금한다는 내용이다. 그 이유는 그렇게 하면 죽음과 신성에 대한 잘못된 관념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번 지침에 따르면, 화장하고 남은 재는 해당 교구 주교의 동의가 없는 한 “가정 집”에 남겨 둬서는 안 되고, “성스런 장소, 즉 (교회) 묘지에, 또는 특정한 경우에는 이러한 목적으로 따로 떼어 놓은 교회나 구역 안에” 모셔야 한다.

이번 지침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신앙교리성 장관 게르하르트 뮐러 추기경은 숨진 신자는 여전히 교회(공동체)의 일부이며 따라서 성스런 땅에 보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발표된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기 위하여”(Ad Resurgendum cum Christo)에서는 교회는 화장에 대해 “아무런 교의적 반대”를 하지 않지만 오랫동안 화장보다는 매장을 선호해 왔다고 강조하고, 화장은 교회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어떤 다른) 이유에서 실행될 때에만 금지된다고 밝혔다.

이번 지침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명했다.

▲ 납골당 모습. (이미지 출처 = youtube.com)

이 지침은 화장하고 남은 재를 보관할 때는 어떤 경우든 “범신론, 자연주의(naturalism), 또는 허무주의”를 피해야만 하며, 이 결과로 재를 개인적으로 원하는 대로 기념품이나 보석장식물(의 일부로) 안에 보관해서는 안 되며, 또한 뿌려서도 안 된다고 했다.

또한 죽은 이가 “그리스도교 신앙에 어긋나는” 이유로 사전에 화장하고 재를 뿌려 달라고 요청한 경우에는 교회 장례식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지침은 근래 화장이 늘고 있지만 죽음에 관한 잘못된 사고방식도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죽음을 그 사람의 "영혼소멸(annihilation)"이거나 “어머니 자연과의 하나됨(fusion)”의 순간, 재생 순환의 한 부분, “육신의 감옥”으로부터 해방 등으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에게 죽음은 육신의 부활의 희망에 뿌리를 둔 긍정적 의미이므로, 주검과 재를 매장하는 것이 이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번 지침에서는 고인의 유골이나 재를 가족 등이 나눠 간직해서는 안 된다고 했지만, 교회사에서 과거에는 성인들의 유해는 여러 교회에 나눠 안치되어 왔다.

<태블릿>이 그러면 이러한 성인들의 유해를 이제 다시 다 모아 합쳐 놓아야 하느냐고 묻자, 신앙교리성 고문인 앙헬 로드리게스 루뇨 몬시뇰은 “지금 가톨릭교회는 더 이상 그렇게(나눠 보관) 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철관이나 시멘트 안에 (이미 나눠져) 묻혀 있는 경우가 많아서 시신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이다.... 그런 문제로 전쟁을 시작할 가치는 없다고 생각하고, 지금은 교회가 그렇게 하려 하지 않는다.”

기사 원문: http://www.thetablet.co.uk/news/6308/0/new-vatican-directive-bans-catholics-from-keeping-ashes-of-loved-ones-at-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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