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세르바토레 로마노> "허용" 촉구 칼럼들 실어

교황청이 내는 신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실린 칼럼들이 미사 중에 여성도 강론(설교)을 할 수 있도록 촉구하고 있다. 가톨릭교회는 약 800년 전부터 남성 성직자만 미사 강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저명한 가톨릭 평론가인 엔초 비안키는 한 글에서 “이 주제는 미묘하지만, 우리가 긴급히 다뤄야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이는 분명히 충실한 평신도 전체뿐 아니라 여성 모두의 교회생활에 근본적 변화가 될 것”이라며, 교회 안에서 여성에게 더 큰 역할을 맡길 방법들을 찾아야 한다는 폭넓은 호소- 프란치스코 교황 포함-에 응하는 “결정적 방도”라고 했다.

한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 3월 1일자에는 수녀 2명이 이 주제에 관한 칼럼을 실었다.

▲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난 그리스도", 알브레히트 뒤러.(1511)
프랑스인으로 도미니코회 소속인 카트린 오뱅 수녀는 예수님은 여성들에게 자신의 구원 메시지를 설교하도록 권고했다고 강조하고, 교회 역사 내내 많은 특출한 여성 복음선교자들이 있어 왔다고 했다. 그녀는 현대 여성도 교회 안에서 피정을 지도하고 사실상 여러 방식으로 설교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뱅 수녀는 로마에 있는 한 교황청 대학에서 신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니 질문 하나를 진지하게 던져 보자. 왜 여성이 미사가 집전되는 중에 모두의 앞에서도 설교를 하면 안 되는가?”

스웨덴의 마델레인 프레델 수녀(도미니코회)는 “(설교는) 도미니코회 회원으로서 나의 성소이며, 나는 가끔 루터교회에서도 설교를 하는 등 거의 어디서나 설교를 할 수 있지만, 미사 강론 때에 여성의 목소리를 들으면 우리 가톨릭 예배가 더 풍요롭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도미니코회는 설교를 카리스마로 삼고 있어서 “설교자회”(OP)로도 부른다.

가톨릭교회는 원래 여성을 포함한 평신도도 설교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13세기에 교황권과 성직자의 교회권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일었고, 그 하나로 교황 그레고리오 9세는 성품을 받지 않은 남녀(즉 남성 평신도와 모든 여성)의 강론을 사실상 금지했다. 특히 교육 받은 성직자의 영역으로 여겨진 신학적, 교의적 문제에 관한 강론이 그러했다.

가끔 예외적으로 허용되기는 했지만, 이 금지 조치를 재고하려는 움직임이 1970년대 초에야 조금 있었다. 이는 여성, 그리고 평신도에게 교회 안에서 더 큰 역할을 줘야 한다는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비안키는 그의 글에서 교황청이 1973년에 독일 주교들에게 평신도 – 대다수는 여성-의 설교를 허용할 수 있다고 허가해 줬다고 밝혔다.  8년만 해 보는 시험적 허가였다.

그런데 교의적으로 보수적인 요한 바오로 2세가 1978년에 교황이 되면서 이전보다 더 엄격한 제한조치를 취했다.

1983년에 개정된 현행 교회법에서는 강론은 “사제나 부제에게 유보된다.”(767조 1항) 강론은 미사 전례의 한 부분이며 (따라서) 그리스도의 역할을 하는 성품 받은 남성이 행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어 1997년에는 교황청의 8개 부서가 문서를 발표하고 평신도 강론을 금지하는 조치를 더 강화했다. 이 문서는 또한 주교들은 어떤 예외도 허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편집자 주: 교회법 766조에는 “평신도들은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필요하거나 혹은 개별적인 경우에 유익하다면, 주교회의의 규정에 따라서 성당이나 경당에서 설교하도록 허용될 수 있다. 다만 767조 제1항은 보존된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교황청이 평신도와 서품된 성직자 간의 구별을 강화하고 있던 같은 시기에, 평신도-많은 여성 포함-들은 미사 중에 강사나 성체분배자로서 더욱 더 가시적인 역할을 넓혀 가고 있었다. 여자도 복사로 허용되어, 널리 퍼진 관행이 되었다.

이러한 변화들을 보면서 많은 보수주의자들은 가톨릭교회가 “여성화”하고 있다고 헐뜯기에 이르렀고, 여성이 설교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진지한 제안이라면 어떤 것이든 그들의 걱정을 키울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변화를 주장하는 것은 교회를 “현대화”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교회의 옛 전통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해야 한다. 비안키 등이 강조하듯, 그리스도교회는 첫 1000년간 여성들이 설교하도록 허용했으며, 여성들은 사제와 주교, 심지어 교황 앞에서도 설교했다.

사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사도들에게 보내진 사도”라고 알려져 있다. 복음서에 따르면 예수님은 부활절 아침 그녀 앞에 처음으로 나타났고 그녀를 보내 부활의 소식을 예수의 남성 제자들에게 전하게 한바, 이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는 여성이 교회 안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촉구해 왔다. 하지만 그는 여성의 사제서품 금지도 강조해 왔으며, 여성을 추기경으로 만들거나 교회 고위직에 올리는 데 초점을 두려고 시도함으로써 여성을 “성직자화”(clericalizing)하는 것을 경고해 왔다.

그래서, <로세르바토레 로마노>가 지면의 상당 부분을 여성 설교자 문제에 쓰는 것이 흥미롭다고 교회사가인 마시모 파지올리는 말했다. 그는 “이건 강한 신호 같다”고 했다.

한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이러한 글들이 실리는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 문제에 관해 여론의 반응을 떠보는 “연습 사격”이라고 보는 눈도 있다.

기사 원문: http://ncronline.org/news/vatican/vatican-newspaper-essays-suggest-women-should-preach-m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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