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교구 정평위, 노동개혁법 반대 동영상 공동 제작

“지금의 비인간적 경제 시스템은 세계가 선택한 결과입니다. 돈이라는 우상을 숭배하는 경제 시스템이 이 비극적 실업 사태를 가져왔습니다. 하느님은 세상의 중심에 우상이 아니라,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을 두기 원하십니다.” (교황 프란치스코)

노동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을 담은 동영상이 제작됐다. 서울, 광주, 대구, 수원 등 8개 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공동으로 제작한 이 동영상은 정부가 노동개혁법 통과를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 구성원 교육을 위해 계획됐다.

▲ '비인간적 노동개혁' 동영상 갈무리.

‘비인간적 노동개혁’이라는 제목의 약 9분 분량 동영상에는 교황 레오 13세부터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르는 노동에 대한 가르침을 비롯해 노동자들과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함께 담겨 있다.

동영상 전반을 흐르는 메시지는 사람보다 돈을 우위에 두고 우상화하는 경제 시스템은 다름 아닌 세상, 우리 모두가 ‘선택한 결과’이며, 교회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그리스도인들에게 “이것을 거부하라”고 이른다.

현재 정부와 여당은 2월 11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파견근로법 등 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애초 포함됐던 기간제법은 논란이 커,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다뤄지지 않을 예정이다.

이에 대해 동영상 제작에 참여한 수원교구 정평위 최재철 신부는 “노동개혁법이 추진되고 있다는 긴박함 때문에 형편이 되는 교구가 함께 제작을 하게 됐다”면서, “현재의 경제 시스템, 그 가운데 노동 문제가 얼마나 교회의 가르침에 반하는지, 사람이 아닌 자본을 우위에 두는 노동개혁이 얼마나 부당한 것인지를 알리고자 했다”고 그 목적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밝혔다.

최 신부는, 각 교구와 본당에서 이 동영상을 많이 공유하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미사 공지시간이나 예비자교리, 견진교리, 신자 재교육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와 여당은 노동개혁법에 대해 “경제를 살리기 위한 법이며, 경제가 살아야 일자리가 생긴다”는 논리다. 또 일반해고와 취업규칙에 대한 2대 지침은 ‘안전지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법 전문가들은 정부의 행정 지침은 기업이 해고를 쉽게 하고 취업규칙을 기업에 유리한 쪽으로 바꾸는 근거이자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또 통상임금의 범위 축소, 제조업 전반 파견 확대로 인한 불법 파견직 합법화, 기간제 사용 고착화, 주 근로시간 연장을 가져올 것이라며, 노동자가 아닌 기업을 위한 ‘노동개악’ 이라고 말한다.

정부와 여당이 노동개혁법이 무산되면, 신규 일자리 15만 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한 노동자는 “정말 일자리를 늘리고자 한다면, 있는 일자리부터 지켜 줘야 할 것”이라며, “정규직을 끊임없이 비정규직화 하고, 부당 해고를 일삼으면서 다른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또 박영기 노무사(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는 “노동자들은 개혁이 아닌 개악으로 체감하게 될 것”이라며, “노동개혁은 노사정, 국민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함께 가야 할 문제지,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또 박동호 신부(서울대교구 정평위원장)는 “지금의 경제 시스템은 산업뿐만 아니라, 교육, 언론, 의료 심지어 종교까지 자본의 논리로 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런 시스템의 부작용이 아닌, 그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며, “교황은 이러한 비인간적 경제모델을 거부하라고 요청 한다”고 말한다.

‘비인간적 노동개혁’은(https://www.youtube.com/watch?v=4RR1Q50Pwsk&feature=youtu.be)에서 볼 수 있으며, 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회를 통해 파일을 받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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