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에서 배우기

(황뉘안팅, 파우스티나)

타이완의 총통선거와 의원선거가 막 끝났고, 그 결과는 새 시대가 왔음을 알려 준다.

타이완 교회와 이번 선거는 세 가지 점에서 상관이 있다.

첫째는 가톨릭 신자로는 처음으로 천젠런이 부총통에 당선된 것이다.

▲ 지난 1월 15일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부총통으로 당선된 천젠런.(사진 출처 = commons.wikimedia.org)
천젠런이 당선되기 전에, 타이완지역 주교회의 사무총장인 천 신부는 교회 자체는 정치와 무관하게 물러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톨릭 신자 후보들이 왜 교회 안에서는 선거 운동을 하지 않느냐고 언론들이 묻자, 천 신부는 교회는 국가나 정당과 동일시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교회는 하느님 왕국을 선포하고 있고, 그 가치관은 시대와 장소, 인종, 나이, 성, 국경을 넘어선 것으로서, 진리와 사랑, 정의와 평화, 일치와 관용, 참회와 성화와 같은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교회 땅 안에서 정치집회를 열면 이러한 교회의 메시지와 사명에 모순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타이완 평신도사도직협의회의 리 전국회장은 모든 교구의 평협 위원에게 선거 기간 중에 중립을 지키라고 요청했었다고 말했다.

리 회장은 평협 임원들이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 돌려라”는 복음 가르침에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들과 다른 나라의 일부 주교회의들이 보여 준 사례들과 비교해 보면, 우리는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돌리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 돌려라”는 말은 가톨릭교회가 정치에 관해서는 입을 딱 다물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대신에, 교회는 초월성의 가치를 강조하고 신자들이 교회의 사명을 완수하도록 도움으로써 하느님 왕국을 선포할 방도에 대해 숙고해야 한다.

종교 정당들

둘째로, 이번 선거에서 종교를 내걸고 나선 정당들은 평균 2퍼센트가 안 되는 득표를 했다. 이런 결과를 보면 이들의 공약이 대중의 가치관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심희망연맹”이 한 예인데, 동성애혐오 정당으로 아는 이들이 많다. 이들은 “가정 보호에 관해 국민투표”를 주장하며 그 운동의 일환으로 각 공립 초중등학교에 호소문을 보냈는데, 별 호응을 받지 못했다.

그들은 이 호소문에서 전통적 가정 가치관을 지지하는 호소문에 서명해 달라고 학부모들에게 요청했다. 달리 말해서 동성혼인을 반대했던 것이다. 이 호소문은 많은 부모들에게 걱정거리가 되었는데, 특히 이것이 아이들의 숙제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제출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염려가 되었던 것이다.

신심희망연맹이 자기들은 가정과 혼인의 가치관을 강조한다고 했기 때문에 나는 그 전략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대신에 그들은 “사랑”을 자신들의 핵심 가치관으로 해야 하지만, 이른바 “사랑”을 그들 식으로 표현한 것이 공립학교 시스템을 악용하여 그런 소란스런 방식으로 학부모들이 비자발적으로 자신들의 운동을 지지하게 압박했던 일이다.

셋째로, 젊은 세대는 인터넷을 통한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드러냈다. 많은 타이완인은 정치 문제에서는 이제 더 이상 충분한 토론 없이 결정들을 받아들이지 않는데 인터넷 사용으로 대중의 정치 참여가 새로운 수준으로 들어선 것이다.

전진하며

새 지도자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대중의 다양한 관점을 모으고 소화해 내서 그것을 구체적 정책으로 만들고 실천함으로써 사회의 이익에 봉사하는 일이다.
 

우리는 어떠한 선출된 지도자들이라도 가톨릭교회를 돕거나 어떤 정해진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측해서는 안 된다. 그 대신에 타이완 가톨릭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작은 소집단 안에서만 의견을 결정하는 것을 피하고 다른 다양한 관점들을 듣고 존중하는 그 스타일과 정신에서 배워야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한국과 홍콩의 가톨릭교회가 해 왔던 것처럼 자기 지역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상황 속에서 구체적 문제들을 다루는 것을 따라 배워야 한다.
 

평신도가 교회의 사명을 실천하도록 돕기 위해, 타이완 교회는 타이완의 핵심 사회 문제들을 인식할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그럼으로써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을 실천해야 한다.

(황위안팅은 타이완경제연구원 소속 연구원이다.)

기사 원문:http://www.ucanews.com/news/a-socio-religious-reflection-on-taiwans-elections/75011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