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교구는 "면직에 명확한 사유 있어"

지난 7월 10일 마산교구에서 사제 면직처분 된 김종봉 씨가 공지영 작가 등 2명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다.

▲ 김종봉 씨가 지난 7월 17일 제출한 고소장. (사진출처=김종봉 페이스북)

고소인 김종봉 씨는 지난 7월 17일 피고소인들의 허위사실 유포로 명예를 잃었다며, 경남 창원지방검찰청에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했다.

김종봉 씨는 마산교구 소속 사제였으며, 통영시 종합사회복지관장, 진주지역 자활센터장, 고성지역 자활센터장을 맡는 등 10여 년 간 사회복지 관련 사목을 해왔다. 그동안 남수단 돕기 캠페인을 비롯해 여러 사회적 문제와 관련된 후원 활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후원금 모금과 사용 내역에 대한 의혹이 불거져, 교구가 조사에 나섰다.

이에 따라 김종봉 씨와 피고소인의 SNS상에서는 면직처분 사유와 고소 건에 대한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를 지켜보는 이들 가운데서도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양 측을 지켜보는 이들은 무엇보다 김종봉 씨의 면직 사유를 교구가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관례적으로 교구는 사제의 정직이나 면직 등 징계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고소 사건까지 벌어지자 당사자들간의 소모적인 공방이 벌어지는 것은 물론, 교구, 교회까지 신뢰를 잃고 있다는 의견이다.

어쨌거나 법정 공방이 시작된 만큼 교구는 증인으로 나서야 할 상황이다.

고소장을 접수한 17일 오후, 김종봉 씨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의 통화에서 고소 사유에 대해 밝혔다.

그는 자신에 대한 조사가 3개월 전부터 시작됐으며, 이례적으로 사제 서품 이후 사용한 모든 통장을 조사했지만, 결과적으로 돈 문제에 대해서는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구에 모든 소명자료를 내용증명으로 제출했으며, 자신이 면직사유서에 서명한 것은 면직 사유가 아니라, 면직 사유서의 일부인 “면직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고, 교회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항목에 동의한 것이라며, “교회가 면직사유서를 공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종봉 씨는 세간에 떠도는 말처럼 돈 문제가 심각하다면 교구가 지켜보고 있는데 자신이 그것에 반하는 입장을 표명하거나 고소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공지영 작가가 자신에 대해 제기한 문제, 돈 문제 등은 (사실이 아님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마산교구가 7월 10일 발표한 면직 공문. (출처=마산교구 홈페이지)

한편 마산교구 총대리 배기현 신부는 20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마산교구의 입장을 밝혔다.

배 신부는, “(면직 사유를 밝히는 것에 대해) 교구는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며, 조금 더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라면서, 다만 “면직은 오랜 고심 끝에 결정한 일이며, 명확한 사유가 있지 않다면 내릴 수 없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또 교구 내 한 소식통은 김종봉 씨가 교구에 제출한 소명 자료는 전혀 의혹을 소명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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