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매수 막는 "훔치지 말라"운동

필리핀 교회 지도자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8일 유권자 매수와 표도둑에 반대하는 “훔치지 말라”운동을 시작했다. 이 운동은 주교들과 수도회들이 중심이 되고 있다.

이날 마닐라에서 열린 운동 출범식에서, 주교회의 공공문제위원장인 브로데릭 파빌로 보좌주교(마닐라대교구)은 “당신이 표를 팔면, 당신은 그 정치인이 당신의 표를 사기 위해 든 돈을 벌충하려고 또 (공금을) 훔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디오 베리타스> 회장인 안톤 파스쿠알 신부는 이 운동은 “비당파적 정치운동으로서, 예언자적 활동”이라고 했다.

▲ 수녀들이 깨끗한 선거 운동을 지지하며 “훔치지 말자” 배너를 들고 있다. (사진 출처 = 필리핀 주교회의)

선거관리위원인 크리스천 로버트 림은 (선거부정이) 아주 많이 늘어났음을 확인했다면서, 필리핀이 투표 방법을 자동화하면서 “표 사고팔기”가 만연했다고 밝혔다.

가톨릭계 선거감시운동 단체인 “책임투표를 위한 본당사목위원회”의 헨리에타 드 빌라 의장은 근래 있었던 여러 선거에서 표 사고팔기를 포함해 선거 부정이 “더 대담해졌고 규모도 커졌다”고 지적했다. “표 사고팔기”에는 돈뿐 아니라 쌀, 식료품이나 휴대폰을 주기도 하며, 심지어 장학금을 주는 방법도 쓰인다.

“책임투표를 위한 본당사목위원회”는 지난 4월에 유권자 교육사업을 시작했다. 내년에 “깨끗하고 정직한 선거”를 치르자는 의도다.

그러나 필리핀에서 부정선거는 단지 돈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면 협박이나 심지어 살인도 자주 일어난다. 2013년에 있었던 중간선거에서는 선거 당일에만 적어도 7명이 죽었고 그 전에는 이미 60명 이상이 살해당했다.

“훔치지 말라”운동은 강론이나 언론 인터뷰 등은 물론 각 본당이나 학교에서 토론회를 열어 대중의 참여를 촉구할 계획이다. 또한 “훔치지 말라”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 입기 운동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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