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기억의 공동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가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아 24일 저녁 기독교회관에서 신학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장로회신학대 김은혜 교수는 “우리는 세월호 참상을 기억해야만 진실을 마주할 기회를 가질 수 있고, 같은 고통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으며, 변화를 이끌어내고 다른 세상에 대한 희망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김 교수는 “그리스도교는 타자와 이웃의 고통을 바라보는 예수 ‘뒤 따름’을 실천하는 기억의 공동체”라며, “세월호의 억울한 죽음을 기억하는 것은 예수의 죽음과 부활의 생명사건을 기억하는 것이며 하느님 나라의 현재성과 지평을 기억하는 길과 같다”고 설명했다.

감리교신학대 박창현 교수는 “세월호참사 뒤에 대부분의 교회가 보여 준 행동은 소수를 제외하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지 못했고, 불행을 극복하고 함께 만들어 갈 미래의 모델을 제공하지도 못했다”고 했다. 그는 또한 “몇몇의 볼썽사나운 목사와 교회는 유족들에게 아픔을 더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한국교회가 진정성을 가지고 애도했다면 세월호 희생자와 유족들을 두고 우리들끼리 부활의 축제를 할 수 있을까”라고 물으며 “이제는 한국교회가 세월호 참사로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예수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예수의 여자 제자들이 예수의 부활을 준비하고 완성시켰다”며 여자 제자들이 예수를 따라다니다가 공개 처형 현장에 함께하고, 무덤을 지키다가 부활한 예수를 직접 만나고 그것을 세상에 알렸다고 했다. 여자 제자들처럼 한국교회가 고난의 현장에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울고 또 때로는 죽음도 기꺼이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24일 저녁 기독교회관에서 세월호참사 1주년을 맞아 신학토론회를 열었다. (사진 제공=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날 토론회에는 실종자 조은화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와 허다윤 양의 아버지 허흥환 씨도 참석해 아이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 라고 당부했다.

교회협은 “한국교회가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는 사순절 기간에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세월호참사에 대해 마음을 모아 고민해 봐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세월호참사에 어떤 응답을 해야 하는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토론회를 연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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