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교황청 개혁정신에 충실하기 위해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사무총장 마리오 토소 주교가 이탈리아의 파엔차-모딜리아나 교구 교구장으로 1월 19일 임명됐다.

이로써 정의평화평의회 사무총장 자리는 공석이 됐는데, 앞으로 교황청 개혁 차원에서 교황청 조직이 크게 개편되면서 정의평화평의회는 사회복지평의회 등과 합쳐서 사회사목을 총괄하는 “성”으로 격상될 것으로 보인다. 토소 주교는 이 새로운 정의평화성의 간사 자리를 제안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 2014년 6월 23일 서울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하는 마리오 토소 주교.ⓒ정현진 기자
토소 대주교는 살레시오 수도회 소속으로서 2009년부터 사무총장을 맡아서 국제 금융조직과 유엔 개혁 등에 주력해 왔으며 민주주의와 정치인의 관계를 강조했다. 교황 방문에 앞서 6월에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교황청 조직개편안은 2014년 11월 24일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의 주요 기구 수장들과 만나는 정기회의에서 초안이 검토됐다. 이에 따르면 기존의 여러 조직을 합쳐 새로이 두 개의 대형 성이 생기는데, 정의평화성과 평신도가정성이다.

정의평화성은 산하에 다섯 사무국을 둔다: 생명과 인도적 생태, 세계 정의와 평화, 이주민, 보건, 사회복지.즉 현재의 교황청립 생명학술원과 이주사목평의회, 보건사목평의회, 그리고 사회복지평의회가 한 성 안의 국으로 축소된다.

또 평신도가정성에도 다섯 사무국을 둔다: 평신도, 가정, 청년, 여성, 그리고 교회운동 단체들. 이에 따라 평신도가정성은 현재의 평신도평의회와 가정평의회, 그리고 세 개의 전문 기능 부서를 포괄한다.

이 초안은 지금도 계속 토론 중인데, 현재로서는 생명학술원은 정의평화성이 아니라 평신도가정성에 포함되는 것으로 얘기가 되고 있다. 이 개편안에 관한 세부 내용은 오는 2월 9-11일에 열리는 9인 추기경위원회, 그리고 잇따라 12-13일에 열리는 정례 (전체) 추기경회의에서 검토된다.

이번에 토소 주교가 조직 개편에 앞서 교황청을 떠나 지역 교구장으로 임명된 일은 앞으로 만들어질 두 성의 각 사무국 책임자가 반드시 주교이지는 않을 것이며 수녀나 심지어는 평신도가 맡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두 성의 장관은 현재 다른 성처럼 추기경이 맡을 것이다.

현재 교황청에는 주요 조직으로 성이 9개, 평의회가 12개 있는데 성의 장관과 평의회의 의장은 추기경이 맡고, 그 밑의 차관과 사무총장은 대주교나 주교가 맡고 있다. 이번 조직 개편이 끝나면 각 평의회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주교들은 토소 주교처럼 교황청을 떠나 지역 주교로 가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교황청 개혁안을 맡은 9인 위원회의 한 사람인 로드리게스 마라디아가 추기경은 정의평화평의회 안에서 유일한 사회교리 전문가인 토소 주교를 놓치지 않고 싶어 했고, 이에 9인 추기경위원회는 토소 대주교를 위해 간사 자리를 만들어 정의평화성이 내는 문서와 정책을 감독하는 일을 맡길 생각이었다. 그러나 토소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의도에 충실하게 자신이 지역 주교로 가는 것을 선택했다.

그가 이번에 맡은 파엔차-모딜리아나 교구는 이탈리아 북부에 있으며 신자수는 11만여 명이고 본당 수는 88개인 작은 교구다. 그는 이 교구에 머무르면서 교회의 사회교리를 연구, 발전시키며 저술과 기고 활동을 할 생각이다. 그는 1991년에 <라소치에타>라는 잡지가 창간될 때부터 부편집장을 맡고 있는데, 이 잡지는 정치와 가톨릭 사회교리의 관계를 전문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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