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28일 한전이 이날 시험 송전을 예고하자 밀양시 상동면 115번 송전탑 앞에서 농성 중인 밀양 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송전탑 울타리 앞 언 땅에 드러눕거나 앉아서 시위를 했다. 특히 이들 주민들은 송전탑 아래서 살기 위해 목에 줄을 걸고 연좌농성을 하면서 한전의 시험 송전을 강력 규탄했다.
시험 송전이 예고된 28일 오후 3시가 다가오면서 일부 주민들은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송전탑 기둥에 묶은 밧줄을 목과 몸에 걸고 저항했다. 밀양 주민들은 “송전이 되면 우리는 다 죽는다”라고 절규하며 “억울하다. 10년 동안 송전탑을 반대하며 싸워 왔는데도 한전이 주민들을 무시하고 송전을 하려고 한다”며 규탄했다. 밀양 주민들이 송전탑 안에서 온몸에 줄을 감고 농성하는 시간에 송전탑 위로 전기가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경찰이 울타리 안의 농성 중인 주민들을 해산하기 위해 한전 인부로부터 건네받은 대형 절단기 등을 준비하자 주민과 활동가들이 격한 고성으로 항의했다. 일부 활동가는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울타리를 넘으려다 경찰의 저지에 막히기도 했다. 결국 울타리 안의 주민들이 자진해서 밖으로 나오는 동시에 경찰이 물러나기로 양측이 합의해서 큰 충돌 없이 송전탑 안의 농성 사태는 마무리됐다.
이날 한전은 미세한 전기를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밀양대책위는 신고리 3호기가 완성되지 않은 만큼 한전이 다양한 방법으로 송전을 시험할 것으로 예측했고, 28일 시험 송전에는 765kV의 고압전류를 흘려 보내지는 않은 것으로 추측했다. 밀양대책위는 오랜 기간 동안 시험 송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천막 농성도 계속 이어 간다는 입장이다. 밀양대책위는 76만 5000볼트의 초고압 전류를 송전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폭거이며, ‘10년 간의 파행과 폭력에 대한 한국전력 사장의 공식 사과와 주민의 생존권 박탈에 대한 실질적 피해 보전’ 등 책임 있는 조처를 요구하고 있다.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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