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트콜텍 노동자와 함께 하는 성탄 미사

“2884일 거리의 인생,  나는야 주문을 걸어 본다. 우리에게 내일이 있다고”

2014년 12월 25일이면 2884일이 아니라 “2885일 거리의 인생”으로 가사가 바뀐다. 콜밴(콜트콜텍 기타노동자 밴드)이 만든 곡 ‘주문’의 일부분이다.

내년이면 9년째다. 콜트-콜텍 노동자들이 부당한 정리해고와 공장폐쇄에 맞서 거리의 인생을 산 지.

 

▲ 24일 저녁 콜트콜텍 노동자와 함께 하는 성탄 미사가 봉헌됐다.ⓒ배선영 기자


24일 저녁 인천시 부평구 길거리 천막 농성장에, 다 들어올 수도 없는 150여 명이 모였다. 천막 안에 다닥다닥 붙어 앉기도 하고, 천막 밖에서 추위에 떨며 콜트-콜텍 노동자와 함께 하는 성탄 미사를 봉헌했다.

콜트악기지회 방종운 지부장은 미사에 모인 사람들을 둘러보며 “사람이 사람을 잊지 않고 기억해 준다는 것이 고맙다”고 했다. 그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건강하게 일하고 그 소득으로 생활이 운영돼야 하는데 오래 동안 그런 생활을 못하다 보니 사회의 울타리 안에 있지 않고, 고립되는 것 같다”며 “누군가 같이 있어주는 것”이 얼마나 간절하고 소중한지 얘기했다.

 

▲ 24일 저녁 콜트 농성장 천막 안으로 다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이 천막 밖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다.ⓒ배선영 기자

강론을 맡은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김윤석 신부는 “올해는 유난히 노동자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미래에 다가올 경영상의 위기가 아니라 지금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생계의 고통을 받는 노동자의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연대하고 기도”하길 당부했다.

미사가 끝나고 '기차길 옆 작은학교' 아이들이 캐롤을 불러 성탄 분위기를 더했다. 이어 콜밴이 자작곡들을 선보였다.

이후 인천교구 가톨릭노동장년회가 마련한 떡국을 다 함께 먹으며, 서로를 다독이는 따뜻한 성탄 전야를 보냈다.

콜트콜텍 노동자와 함께하는 미사는 매달 둘째 주 목요일에 있다. 다음 미사는 1월 8일 목요일 7시 30분이다. 

 

▲ 미사가 끝나고 콜밴이 공연을 하고 있다.ⓒ배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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