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여기 응원편지-김근수]

▲ 김근수
4복음서는 없고 바오로 편지만 남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가 역사의 예수를 잘 알 수 있었을까. 인터넷 신문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없고 다른 가톨릭언론만 남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한국천주교회에서 정의의 소리, 가난한 사람들을 편드는 소리를 우리가 들을 수 있었을까.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그저 그렇고 그런 교계언론들 속에서 홀로 애쓰는 ‘지금여기’가 기특하다. ‘지금여기’의 정의로운 몸부림이 애틋해 보인다. 그러나 ‘지금여기’에게 높은 점수를 주기는 아직 이르다. 각종 주제를 늘어놓은 백화점식 나열, 빛바랜 소식들을 담은 지면, 빈약한 성서 분야 글을 보는 내 마음은 안타깝다. ‘교구사제 인사발령’ 같은 소식이 왜 ‘지금여기’에 실려야 할까.

‘지금여기’는 좀 더 중요한 주제들에 좀 더 집중하면 어떨까. 다양한 필자들이 등장하면 좋겠다. ‘지금여기’는 독자에게 아부하거나 누구 눈치보고 자기 검열할 필요는 없다. ‘지금여기’는 교회개혁에 더 앞장서길 바란다. 가난한 사람들을 더 편들기를 빈다. 성직자중심주의를 더 비판하길 빈다. 교회 밖 가난한 사람들도 즐겨 찾는 언론이 되길 빈다.

예수를 돕던 갈릴래아 여인들의 심정으로 ‘지금여기’를 돕자. 빌라도 총독, 헤로데왕, 예루살렘성전 대사제를 도울 필요는 없다. 불의한 사람들을 편드는 가톨릭언론은 존재 가치도 없다. 의로운 다윗에게 돌멩이 하나 건네는 심정으로 ‘지금여기’를 후원하자.

김근수 (평신도 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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