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의회 완수, 피임 문제는 보수

19일 오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바오로 6세 교황의 시복식이 열렸다. 바오로 6세의 시복식이 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 제3차 임시총회 폐막 미사와 함께 열린 것은 그가 1965년 주교시노드를 제정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날 강론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오로 6세가 1965년 발표한 ‘보편 교회를 위한 주교대의원회의 설립’(Apostolica Sollicitudo)의 첫 구절을 인용하며 "시대의 징표를 주의깊게 살핌으로써, 사회적 여건의 변화와 시대의 요구에 맞게 적응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교시노드는 공의회가 열리지 않는 시기에 세계 각지 보편교회의 의견을 모아 교회 중대사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체로서, 각 나라 주교회의 의장과 교황이 임명한 대의원들이 참석한다. 시노드의 결정은 법적 구속력이 없고 시노드는 교황의 자문기구일 뿐이지만, 이는 이전까지 교황과 교황청에게만 거의 집중돼 있던 결정권을 분산하려는 교회 분권화 노력으로 평가된다.

▲ 복자 바오로 6세 교황.(사진 출처=교황청 홈페이지)
바오로 6세(1963-78)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중인 1963년에 교황으로 선출돼 1965년까지 공의회를 이끌었으며, 전례 개혁, 미사 중 모국어 사용,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한 대화, 이웃 종교인 및 무신론자들과의 대화 등 교회의 현대화를 이루는 공의회 결의사항을 실행했다. 또한 회칙 '민족들의 발전'(1967)을 발표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빈부격차 문제를 제기했다.

공의회 이후 전통주의자들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는 평신도와 여성의 교회 참여를 위해 1964년 여성, 수도자, 평신도의 공의회 입회를 허용했다. 1970년에는 여성 최초로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와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를 교회 학자로 선포했다. 또 한국의 김수환 추기경 등 제3세계 출신의 추기경들을 임명해 가톨릭교회의 보편성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그러나 성 문제에 관해서는 자연주기법을 제외하고 콘돔을 포함한 모든 피임, 그리고 낙태를 단죄하는 회칙 '인간 생명'(1968)을 내어 전통적인 가르침을 지켰다.

바오로 6세 교황이 시복되면서 역대 교황 266명 중 성인은 81명, 복자는 9명이 됐다. 교황으로서 성인이 되는 비율이 아주 높은 편인데, 교황을 성인품에 올리는 것은 근현대 들어 주춤했지만, 근래 들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후반기부터 다시금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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