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형집행 중단 17년째, 사형수는 58명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이하 위원회)가 다시금 ‘완전한 사형폐지’를 강조했다.

위원회는 지난 10일, 제12회 세계 사형폐지의 날을 맞아 성명을 내고 “올해로 대한민국에서 17년 넘게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어도 이 사회는 심하게 흔들리지도 무너지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또 “18대 국회에서는 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을 포함하여 총 3건의 특별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되는 등 이미 국회 안에서는 사형폐지에 대한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며, 이번 19대 국회에서 반드시 ‘사형제도폐지 특별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19대 국회에 제안된 사형폐지 관련 법안은 아직까지 없다. 근래 국회에는 여러 차례 사형폐지 법안이 발의됐으나 모두 국회 본회의 상정 전 절차인 법사위원회에서 심의 절차를 마치지 않은 채 해당 국회 임기가 끝나면서 자동 폐기됐다.

한편, 위원회 관계자는 13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전화 인터뷰에서 사형폐지소위가 올해 ‘세계사형반대의 날(생명의 도시의 날, Cities for Life, 11월 30일)을 앞둔 11월 28일에 광주대교구 염주동성당에서 사형 폐지를 기원하는 콘서트와 조명 퍼포먼스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 2010년 국회에서 열린 세계 사형폐지의 날 기념식에서 엠네스티 한국지부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정현진 기자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캠페인팀 최하늬 간사는 13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11월 30일은 1797년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에서 세계 최초로 사형이 폐지된 날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날에는 국제 가톨릭단체인 산에지디오(Sant'Egidio)의 제안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사형 폐지의 염원을 담은 조명 퍼포먼스를 열고 있다.

17년 전 김영삼 정부 말기였던 1997년 12월 30일 사형수 23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된 이래 한국에서는 사형 집행이 없었다. 법무부에 따르면 13일 현재 사형이 확정돼 집행 대기 중인 사형수는 58명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선거공보, 선거공약서 등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사형제 존폐 관련 공약은 따로 없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던 2012년 9월 4일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반인륜적 흉악범 자신도 죽을 수 있다는 경고 차원에서 사형제가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같은 해 11월 20일 서울에서 10대 성폭력 피해자에 관한 영화 <돈 크라이 마미> 시사회에 참석했을 때는 “(성폭력은) 한 아이의 인생을 망치고 그 가족들한테 말할 수 없는 엄청난 피해와 고통을 주는 범죄다. 사실 사형까지 포함해 아주 강력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형폐지의 날은 사형제도반대 세계연합(World Coalition Against The Death Penalty)이 2003년에 제정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