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사회연구소, ‘사회, 정치, 종교 여론조사’ 발표

최근 불교에서 한 사회, 정치, 종교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종교별 신뢰도 평가에서 천주교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 ‘불기2558(2014)년 한국의 사회, 정치 및 종교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는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가 지난 9월 29일 발표한 것이다.

이 조사에서 각 종교에 대해 5점 만점으로 신뢰하는 수준을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 평균 값은 천주교가 3.39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불교 3.32, 개신교 2.92, 원불교 2.41, 이슬람 2.17 등이었다.

전체 응답자 중 45.5퍼센트가 천주교를 신뢰할 만하다고 응답했다. 천주교를 신뢰 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서울 지역(52.1퍼센트)과 가톨릭 신자(87.2퍼센트) 그룹에서 높은 비율로 나타났으며, 조사에 응한 전 연령대에서 40퍼센트 이상의 비율을 보였다.

이미영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실장은 6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가톨릭이 호의적 평가를 받았는데, 조사 시점이 ‘교황 방한’ 기간이어서 그 영향이 반영됐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가 실시한 대국민 여론조사 중 종교 관련 쟁점의 통계 수치.(이미지 출처=‘불기2558(2014)년 한국의 사회, 정치 및 종교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

이 연구실장은 특히 10대 및 수도권 거주자들에게서 천주교에 대한 호감이 많이 표현됐다며 “원래 10대 등 젊은 연령대는 개신교 성향이 강했는데, 이들 중 천주교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근거로는 ‘향후 믿음을 가지고 싶은 종교’로 천주교를 꼽는 비율이 만 16-19세와 서울, 수도권, 광주, 전라도 지역에서 비교적 높게 나온 것을 들었다.

한편 이미영 연구실장은 “국민의 절반이 비종교인이기에 비종교인들의 의견을 눈여겨 봤다”며, 사회기관별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 비종교인들이 종교계를 신뢰할 만하다고 답한 비율은 15.3퍼센트로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기관은 의료계였는데, 비종교인의 32.8퍼센트가 의료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법조계에 대해서는 15.6퍼센트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종교가 없는 응답자들은 법조계보다도 종교계를 낮게 평가한 것이다. 이에 이 실장은 “한국 사회에서 천주교에 대한 호감이 아무리 커도, 비종교인들이 종교를 보는 눈이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각 종교인들이 자기 종교에 대해서는 호의적으로 평가했지만, 비종교인들이 종교인을 신뢰하는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또 “젊은 층이 천주교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종교를 갖거나 투신, 몰입하고자 하는 젊은 층이 적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천주교의 이미지만 좋게 평가한 응답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종교와 사회 현안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과 태도를 파악해 기초분석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불교사회연구소가 지난 8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만 16세 이상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대면조사를 한 결과다.

표본설계는 2005년 인구센서스를 바탕으로 지역, 성, 연령, 종교별 비례할당 방식을 택했으며, 표본오차는 95퍼센트 신뢰수준에서 ±2.53퍼센트 포인트다. 이번 조사는 2011년에 불교사회연구소가 진행한 조사와 비슷한 문항들로 이뤄진 정기조사다.

조사는 북한의 의미 및 인도적 지원에 대한 생각, 현 정권의 국정운영 능력 및 정치에 대한 만족도 등 ‘한국 사회 주요 쟁점’과 종교 갈등, 종교인의 근로소득세 등 ‘종교 관련 주요 쟁점’, 사찰과 조계종 등 불교에 대한 내용, 종교행사 참석 수준과 소속감 등 종교생활과 경험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주요 사회 쟁점에 대한 응답자들의 의견을 살펴보면, 한국의 정치 상황에 대한 만족도는 67.5퍼센트가 불만족한다고 응답해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낮았다. 현 정권의 국정운영능력에 대해서는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6.5퍼센트,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9.1퍼센트였다.

신자유주의적 무한경쟁으로 인해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에 대한 생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는 응답이 40.5퍼센트로 가장 많았고, ‘양극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35.1퍼센트였다.

가톨릭교회가 노력을 계속해 온 남북 화해 주제에서 천주교 신자들의 응답이 다른 응답자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점도 눈여겨 볼 점이다. ‘우리에게 북한은 어떤 대상이라고 생각하는가’ 묻는 질문에는 ‘경계 대상’이라는 응답이 41.6퍼센트, 적대 대상이라고 답한 경우는 19.3퍼센트였는데, 천주교 신자는 각기 42.1퍼센트, 17.7퍼센트였다.

‘북한에 대한 식량이나 의약품 등의 인도적 지원을 계속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질문에는 56.3퍼센트가 ‘상황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27.0퍼센트가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계속되어야 한다’는 11.5퍼센트에 불과했다. 가톨릭 신자는 64.0퍼센트가 ‘상황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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