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월례미사 계속돼
296일 만에 출소 김정우 전 쌍용차 지부장 참석해 감사인사

▲ 14일 저녁,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쌍용차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이 땅의 해고자들을 위한 월례미사’가 봉헌됐다. ⓒ정현진 기자

지난 3월 시작된 쌍용차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월례미사가 4월 14일 두 번째로 봉헌됐다.

이날 오후 7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층 성당에서 봉헌된 ‘쌍용차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이 땅의 해고자들을 위한 월례미사’에는 주례를 맡은 권용훈 신부(성바오로수도회)를 비롯한 사제 16명과 120여 명의 수도자와 신자들이 참여했다. 또 이날 미사에는 지난해 6월 대한문 앞 분향소를 지키다가 구속됐다 296일 만에 출소한 김정우 전 쌍용차 지부장이 참석해 인사를 전했다.

“쌍용자동차 1789일, 흥국생명 3359일, 코오롱 3339일, 콜트콜텍 2630일, 3M 1786일, 영남대의료원 2648일, 유성기업 고공농성 184일, 기륭전자 철야농성 106일, 제주 강정 해군기지 반대투쟁 8년, 밀양 송전탑 반대투쟁 9년, 용산참사 발생 1913일, 대학강사교원지위회복투쟁 2412일.”

월례미사에서 함께 기억하는 사업장과 투쟁일이다. 권용훈 신부는 미사에 앞서 이들을 하나하나 언급하면서, 잊지 말고 함께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정현진 기자

강론을 맡은 양기석 신부(수원교구)는 120년 전 갑오년에 일어난 ‘동학혁명’을 상기하면서, “ 혁명은 바로 지금도 필요하다. 가치를 바꾸는 혁명이 아니라면 쌍용차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수많은 쌍용차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학의 정신은 모든 만물을 하느님처럼 모신다는 ‘시천주’입니다. 성경에도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과 가장 작은이에게 해준 것이 나에게 해준 것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가 수많은 이들을 자신의 몸처럼, 하느님처럼 섬길 때, 하느님 나라의 문이 열릴 것입니다.”

양기석 신부는 세상에 수많은 종교가 있지만, 제대로 믿으면서 구원받을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라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앙에서 추구하는 마음의 평화란 결국 돈이 보장하는 풍요이며, 하느님이 아닌 돈을 섬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러 학파의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다양한 이론의 결과는 “결국 경제성장을 위해서 누군가는 계속 죽고 도태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교회조차도 성장을 이야기하고 숫자와 수가 제공하는 물질 자본주의에 동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탈성장’을 위한 근본적 가치 전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수님은 얻고자 하는 것을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내놓고 십자가에 매달리셨습니다. 더군다나 그분은 자신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구원을 위한 값을 스스로 치르셨습니다.”

이어 양 신부는 “이 자리에 있는 사제와 수도자, 신자, 쌍용차 가족들부터 무언가가 있어야만 행복하다는 가치를 내려놓고, 예수님처럼 행복하기 위해 무엇을 버려야 할지 생각하고 찾아보자”고 주문했다.

▲ 지난 2일 보석 출소한 김정우 전 지부장. 그는 “여전히 분노를 승화시키지 못하는 것을 보니 아직 성숙하지 않은 것 같다”고 고백하면서도 “연대하는 이들과 동지들의 마음을 만났다”며 기쁨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현진 기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이날 미사에 참석한 김정우 전 지부장은 감옥에서도 대한문 미사가 그리웠다면서, 함께 자리를 지켜준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 전 지부장은 쌍용차 해고자들은 물론, 여전히 전국의 농성장에서 싸우고 있는 이들을 기억하면서 “싸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열심히 투쟁하고 기도하면서, 끝까지 싸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현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격려와 용기를 주시고, 포기하지 않고 당당히 싸울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쌍용차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이 땅의 해고자들을 위한 월례미사’는 5월에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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