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장영식 사진작가]

▲ 작은형제회 허홍석 신부의 첫 미사가 밀양시 산외면 희곡리 골안마을에서 수도자들과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봉헌되었다. ⓒ장영식

23일, 작은형제회 수도자들이 밀양을 찾았다. 지난 6일 명동성당에서 사제품을 받은 허홍석 에제키엘 신부는 그의 첫 미사를 밀양에서 봉헌하기 위해 수도자들과 함께 방문했다.

작은형제회 수도자들은 영남루 앞의 고(故) 유한숙 어르신의 분향소에서 조문을 하고, 고답마을과 보라마을을 거쳐 산외면 희곡리 골안마을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특히 보라마을을 방문한 수도자들은 고 이치우 어르신이 분신한 장소에서 묵념과 기도를 바쳤다.

허홍석 신부는 골안마을 삼거리에서 봉헌한 첫 현장 미사 강론을 통해 “제가 밀양을 찾은 것은 신학교에서 배운 대로 실천하기 위함이다. 저는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사제의 의무이며 역할이라고 신학교에서 배웠다. 우리는 억울하고 힘들고 가난한 약자들과 같이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밀양을 찾았다”며 “우리는 정말 주민들과 연대하고 싶다. 언제 어디서든 어르신들을 기억하고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첫 미사가 봉헌되는 중에도 경찰은 병력을 동원해 마을의 농로를 차단하는 등 주민들을 고착하기 위해 마찰을 빚었다. 이 혼란스런 과정에서도 허홍석 신부의 첫 미사는 하느님 보시기에 소박하고 아름다운 미사로 봉헌되었다. 허 신부는 미사를 마치고 참석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축복과 감사의 안수기도를 나누었다.

▲ 허홍석 신부는 강론을 통해 조용하면서도 단호하게 공권력의 폭력을 규탄하며, 밀양의 평화를 빌었다. ⓒ장영식

▲ 예수 그리스도의 현존과 실존을 체현하는 시간, 예수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감동이 밀양의 아픔 안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장영식

▲ 미사 중에도 경찰은 주민을 고착하고, 농로를 차단하며 한전 직원들의 출입을 보호했다. ⓒ장영식

▲ 허홍석 신부는 미사를 마친 후, 참석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축복의 안수를 드렸다. ⓒ장영식

▲ 작은형제회 수도자들은 골안마을에서 미사를 봉헌하기에 앞서 고(故) 유한숙 어르신의 분향소와 고답마을, 그리고 보라마을을 방문했다. 사진은 보라마을 입구의 고 이치우 어르신의 분신 장소에서 기도하는 모습 ⓒ장영식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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