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 에세이]

▲ 경남 밀양시 상동면의 도곡마을은 ‘범죄 없는 마을’로 유명하다. ⓒ장영식

‘범죄 없는 마을’로 지정되었던 평화로운 촌마을에
경찰차량과 경찰들로 가득합니다.
산을 오르는 주요 길목마다 경찰이 통행을 제지하고 있습니다.
공권력의 무차별적 폭력에 의해 마을 어르신들이 구급차로 실려 나가고,
경찰이 날카로운 물질로 할매의 손등을 그어 험한 상처를 남기기도 합니다.
대형 크레인 밑으로 들어갔던 활동가들이 연행되고,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되기까지 하였습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무엇이 평화롭고 조용했던 마을을
형사들과 경찰들로 북적이며
마치 범죄의 소굴인양 뒤집어 놓았을까요?
할매, 할배들이 혹한의 계절에 따끈따끈한 온돌방 구들목을 놓아두고,
차가운 거리에서 모닥불을 피우며 산길을 막고
밤을 새는 이유가 무엇 때문일까요?
무엇 때문일까요?

▲ 언제부터인가 ‘범죄 없는 마을’에 경찰차량과 병력이 새카맣게 몰려왔다. 마을 주민들이 “정부가 우리를 다 죽일려고 한다. 우리를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고 보는기라”라며 마을에 머물고 있는 경찰차량을 바라보고 있다. ⓒ장영식

▲ 도곡저수지 옆으로 경찰차량이 도로를 점거하고 있다. ⓒ장영식

▲ 아랫도곡마을에 세워져 있는 경찰차량의 모습 ⓒ장영식

▲ 송전탑이 건설될 산 쪽 방향에는 경찰의 숙소로 사용될 대형 천막이 설치되었다. ⓒ장영식

▲ 아름다운 시골 돌담길에 경찰차량이 주차돼 있다. ⓒ장영식

▲ 경찰은 ‘농로는 막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장영식

▲ 경찰은 도곡마을에서 112번 현장으로 가는 모든 길목에서 주민들의 출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송전탑 건설 현장도 아닌 곳을 봉쇄하고 있는 법적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장영식

▲ 밀양 주민들에는 인권이 존재할까? 할매들은 경찰 방패에 쓰여 있는 “인권보호”라는 글에서 “보호”는 지우고 “없다”를 쓰라고 쏘아 붙인다. “인권 없다”라는 말이 현실인 곳이 밀양이다. ⓒ장영식

▲ 올해 86세인 김말해 할머니는 도곡에서 태어났고, 도곡에서 결혼했으며 평생을 도곡에서 거주하고 계신다. 할머니는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이 꼬라지는 더 이상 못 보겠다. 차라리 우리를 총을 쏴서 다 죽이라”고 말씀하셨다. 할머니의 시아버님 묘소가 112번 현장 근처에 있다. ⓒ장영식

▲ 2차선 좁은 길을 경찰차량이 점령하고 있는 도곡마을은 무법이 지배하는, 범죄 없는 마을의 범죄 현장이 되었다. ⓒ장영식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