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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과 영성
거리로 뛰쳐나온 신학생들, "박근혜 대통령 사퇴하라"감신대·성공회대·장신대·총신대·한신대 신학생들 시국 선언…"국가기관이 개입한 18대 대선은 무효"
이용필 기자  |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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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2.20  10: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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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불법 선거 개입의 후폭풍이 거세다. 목회자들의 시국 선언은 예비 목회자들의 시국 선언으로 이어졌다. 5개 신학교 학생으로 이뤄진 민신련(민주주의를위한신학생연합)이 12월 19일 성공회 서울 대성당에서 시국 선언을 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은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전국목정평 소속 목회자들과 함께 예배 중인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국가정보원과 군사이버사령부 등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시국 선언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가운데 신학생들도 가세해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감신대·성공회대·장신대·총신대·한신대 등 5개 신학교 신학생들로 이뤄진 '민주주의를위한신학생연합(민신련)'이 18대 대선 1주년을 맞은 12월 19일 성공회 서울 대성당에서 시국 선언을 했다. 이날 집회에는 예정에 없었던 연세대 신학생들도 참석해 뜻을 같이했다. 80여 명의 신학생들은 성명을 통해 "독재의 전조와 민주주의의 퇴보에 맞서 하나님나라와 정의를 이 땅에 선포하기 위해 모였다"며 취지를 밝혔다.

민신련은 6월 항쟁 진원지 비석 앞에 모여 선언문을 읽어 갔다. 민신련은 1987년 6월 10일 독재 타도와 민주 쟁취를 외친 대학생들의 거룩한 분노가 이 땅 위의 정의를 바로 세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013년 12월 19일 역사의 현장 위에 다시 독재의 전조가 보이고, 민주주의의 퇴보가 이뤄지고 있다며 우려했다.

   
▲ 민신련은 지난 1년을, 민주(주의)의 심장이 멈춰 버린 1년이라고 표현했다. 굳은 표정의 신학생들이 시국 선언에 임하고 있는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국민의 권익을 보호해야 할 국가기관이 특정 정당과 인물을 지지하며 선거에 개입한 게 사실로 밝혀졌다면서 "민주주의의 주인은 국민이다. 주인을 무는 개는 폐기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민신련은 "정의를 부르짖는 종교계를 종북으로 몰고 정당한 파업을 하는 노조원을 직위 해제하고, 구속을 일삼는 박근혜 정부의 행태가 유신과 다른 점이 무엇이냐"고 묻기도 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고,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에 관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관련자를 처벌하라고 외쳤다.

이날 시국 선언에 참가한 신학생들의 동기는 매한가지였다. '부정선거'. 각 학교마다 학풍이 다르고, 교육체계가 다르지만 한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본질적인 이유다. 현장에서 만난 임성배 씨(장신대 신대원)를 비롯해 김재욱(감신대), 나다솜(성공회대) 씨는 교회에서 하는 기도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정교분리를 앞세워 사건을 은폐하려는 정치가와 일부 목회자들의 행태에 오히려 더 큰 자극을 받았다. 임성배 씨는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오는데, 18대 대통령 선거는 그러하지 못했다"면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 시국 선언에 참가한 신학생들의 동기는 매한가지였다. '부정선거'. 각 학교마다 학풍이 다르고, 교육체계가 다르지만 한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본질적인 이유다. 광화문 네거리를 행진하고 있는 신학생들의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시국 선언 연대 발언에 나선 김희헌 목사(낙산교회)는 한국교회에는 두 가지 원죄가 있다고 했다. 하나는 교회가 종북 몰이하며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맘몬주의다. 한국교회는 지난 30년 동안 성장과 축복, 번영이란 '맘몬'을 숭배해 왔고 그 결과 온 국민이 경제 동물로 전락했다고 했다. 이 축복(?)의 도가니에서 잃은 것도 있다. 김 목사는 "역사를 해석할 수 있는 지성과 역사에 참여할 용기를 잃어버렸다"면서 이 위기는 곧 하나님의 심판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 민신련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와 함께 대선 개입에 관여한 관계자들의 처벌을 촉구했다. 시국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는 이학열(감신대) 씨. ⓒ뉴스앤조이 이용필
일각에서 정교분리를 주장하는 것과 관련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었는지 복음서 한 권만 읽어 보면 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예수는 헤롯의 하수인이 아니었다. 권력자와 이론가의 대변인이 아니었다. 사회 속에서 주변부로 몰려난 채 고통당하는 사람, 죄인으로 낙인찍힌 사람들의 친구였다"면서 이 메시지를 다시 교회 안에서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민신련은 시국 선언을 마친 뒤 3.5km 떨어진 한국기독교회관까지 기도 행진을 벌였다. 행진 중간마다 '박근혜 대통령 사퇴' 구호를 외치고, 노래와 기도를 이어 나갔다. 영하 6도의 기온에 바람이 세차게 불어 얼굴과 손이 얼어붙듯 차가웠지만, 학생들은 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신학생들의 시위를 바라보는 시민의 반응은 둘로 나뉘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잘하고 있는데, 젊은이들이 왜 사퇴하라고 시위하는지 모르겠다", "종교인들이 왜 정치에 개입하느냐. 가서 공부나 하라"는 냉소와 경멸의 핀잔과 "젊은 학생들의 용기가 가상하다"는 칭찬과 격려의 인사가 뒤섞였다. 일부 시민들은 '박근혜 사퇴'가 적힌 손 피켓을 요청해 받아가기도 했다.

한국기독교회관에 도착한 민신련은 선배 목회자들인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정태효 상임의장) 소속 목회자들과 함께 예배했다. 목정평은 12월 16일부터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 목회자 금식 기도회'를 진행해 오고 있다. 설교를 전한 조헌정 목사(향린교회)는 정치와 종교는 모든 게 정상일 때는 상호불관여가 원칙이지만, 자정 능력을 상실하면 관여하는 게 원칙이라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부패가 부패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조 목사는 "정치 비판의 참여는 곧 예수가 추구했던 종교적 해방의 길이었다"고 했다.

   
▲ 시국 선언에 참가한 신학생들은 정교분리는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사회와 종교를 따로 떼어 놓고 살아갈 수 없다는 것. 신학생들 가운데 임성배 씨(장신대 신대원)가 '교회는 안녕하십니까'라는 팻말을 들고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민신련의 발족에 후한 평가를 주기도 했다. 조 목사는 "5개 신학생들이 뭉쳤다는 것만으로 후세 역사가는 100점을 줄 것이다. 더욱이 정치의 불의함을 보고 일어섰다는 점에 200점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신련은 12월 25일 성탄절에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과 같이 부정선거 규탄 시위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 '이 성전을 허물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한 조헌정 목사는 "모든 기독교 신앙의 최종 목표인 하나님나라는 하늘 위에 존재하는 가상의 나라가 아니다. 이 땅 위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해야 할 땅의 나라이다"고 했다. 조 목사는 정치인 눈에는 물가지수와 국민소득을 통한 행복을 추구하지만 종교인은 정의와 평화에 가치에 기초한 하나님나라를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 살갗을 파고드는 매서운 날씨 속에서도 기도 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행진 이후 예배와 함께 음악에 맞춰 몸짓을 하며 언 몸을 녹이고 있는 참석자들의 모습. 정태효 목정평 상임의장(가운데)이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몸짓을 따라 하고 있다. 목정평은 12월 16일부터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 금식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가 적혀 있는 팻말. ⓒ뉴스앤조이 이용필

   
▲ 민주주의 회복과 불법 대선 개입 해결을 위한 시국 선언과 기도회에 참가한 이들의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기사제후/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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