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 공대위,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농민 피해 계속 조사할 것

▲ 두물머리 농민들의 3년 4개월 투쟁 기록을 담은 백서 <공사말고 농사짓자> 발간 보고회가 30일 서울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열렸다. ⓒ한수진 기자

농지보존 친환경농업 사수를 위한 팔당상수원 공동대책위원회(이하 팔당 공대위)가 두물머리 농민들의 3년 4개월 투쟁 기록을 세 권의 책에 담아 백서를 펴냈다.

30일 저녁 서울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열린 발간 보고회에는 서규섭, 임인환, 최요왕 농민과 유영훈 팔당 공대위원장을 비롯해 두물머리 투쟁에 참여한 이들이 오랜만에 모여 자리를 메웠다. 보고회 후에는 서동일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두물머리>의 시사회가 열렸다.

 
<공사말고 농사짓자>는 제목이 붙은 백서는 투쟁 기록과 사진집, 재판 및 토론회 자료 등 3권으로 나눠 발간됐다. 1권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 발표로 시작된 두물머리 투쟁의 역사를 정리했고, 두물머리에서 활동했던 이들이 언론이나 잡지, 소식지 등에 기고한 글을 통해 투쟁의 정당성과 성과를 정리했다. ‘농업과 개발’, ‘국가폭력’, ‘팔당상수원, 수질’을 주제로 두물머리 투쟁의 논점이 됐던 문제들에 관한 전문가들의 글도 실었다.

2권은 3년 4개월의 시간을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기록한 사진집이다. 농민들이 농지로 가는 길목에 처음으로 내건 플래카드 사진으로 시작해, 2012년 9월 3일 마지막 생명평화 미사를 마치고 나무 십자가 앞에서 농민들과 최덕기 주교(수원교구 원로사목자)가 찍은 사진으로 끝을 맺는다. 글로는 미처 다 담을 수 없는 현장의 순간들을 기록했다. 두물머리 지역의 대안적인 활용 방안을 연구한 보고서와 토론회 자료, 재판 자료들을 모은 3권은 책자와 CD, 두 가지 형태로 제작했다.

유영훈 위원장은 “3년 4개월 동안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너무 많은 분들이 함께해준 투쟁이 있었기에 단 몇 권의 백서로 우리의 사랑과 투쟁을 정리하기에는 매우 미흡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2012년 8월 두물머리 농민들과 정부가 합의를 이룬 ‘두물머리 생태학습장’은 현재 설계가 마무리된 단계에 접어들었고, 운영 주체에 대한 논의만 남겨둔 상태다. 2014년부터 8만여 평 부지에 유기농 체험 농장, 대안에너지 교육장 등을 주제로 하는 생태학습장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두물머리 투쟁에 마지막까지 함께했던 농민 김병인, 서규섭, 임인환, 최요왕 씨는 두물머리 인근에 농지를 마련하고 새로 농사를 시작할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날 보고회에 참석한 서규섭 씨는 “물론 빚으로 마련한 땅이지만, 자기 땅에서 유기농업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하며, “농민으로서 그동안 투쟁에 함께했던 분들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서규섭 씨와 최요왕 씨는 새로 마련한 농지에 딸기를 심고 내년 수확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팔당 공대위는 백서 발간에 이어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농민 피해를 조사할 ‘4대강 국민조사단’을 꾸려 제2의 두물머리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백서 <공사말고 농사짓자>는 팔당 공대위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문의 / 팔당 공대위 paldang2@korea.com)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