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교구에서 사제 시국선언 나온 셈
천주교 춘천교구 사제단이 9월 2일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로써 4일 시국선언을 발표할 예정인 의정부교구를 포함하면, 한국 천주교 16개 교구 중 군종교구를 제외한 모든 교구 사제들이 시국선언에 동참한 셈이다.
춘천교구 신부 108명 중 91명이 참여한 시국선언문에서 사제들은 “검찰수사를 통해 국정원의 불법 대선 개입과 경찰의 허위 발표가 드러났고, 국정조사가 있었음에도, 관련자들과 여당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커지고 있지만, 박근혜 정부는 침묵하고 있으며, 언론도 이 사건을 왜곡보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제들은 “박근혜 정부가 현 시국 사태 해결을 위한 정의롭고 솔직한 특단의 노력이 없다면, 국민의 더 큰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국정원 사태의 진상규명과 국정원 혁신을 요구했다. 또 정당과 언론사들에 대해서는 국민의 뜻과 민주주의 수호에 헌신하고, 공정보도에 충실할 것을 촉구했다.
천주교 춘천교구 사제단 시국선언문 |
“공정을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여라.” (아모 5,24) 대한민국 국민은 지난 근대사 안에서 독재에 항거하여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생명과 희생을 아끼지 않았고, 가톨릭교회 역시 사회교리의 가르침 안에서 민주주의를 높이 평가하며 이 시련과 아픔에 함께 동참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검찰수사 결과로 드러난 국가정보원의 불법적인 대선 개입,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정치권의 소모적인 정쟁은 민주주의 번영과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게 합니다. 천주교 춘천교구의 사제들은 이러한 정황을 지켜보면서 천주교 전국 교구와 함께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이미 검찰수사로 국가정보원이 지난 대통령 선거에 불법적으로 개입하였고, 이를 수사한 서울 지방경찰청 역시 대선 직전 허위 발표를 통해 국정원의 불법선거 개입을 무마하려 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일개 국가기관의 불법 선거 개입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행위입니다. 더 나아가 국가정보원은 국가기밀문서인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탈법적으로 공개하여 대선 개입이라는 불법 행위의 본질을 흐리려고 했습니다. 이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심각한 국기문란 사태이고 국민을 속이는 큰 죄악입니다. 얼마 전 국가정보원의 불법적인 대선 개입에 대한 국정조사가 있었으나, 불법 행위 관련인들과 정부 여당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당연히 이 사태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며 국정원 개혁을 단행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도 침묵하고 있으며, 언론도 이 사건을 축소, 왜곡 보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제 박근혜 정부가 현 시국 사태 해결을 위한 정의롭고 솔직한 특단의 노력이 없다면 국민의 더 큰 심판에 직면할 것임이 명약관화해져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에 천주교 춘천교구 사제단은 신앙의 양심과 진심을 담아 현 정부에게 다음의 내용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1. 국가정보원의 대통령 선거 불법 개입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로 하여금 그 잘못을 각성하게 하십시오. 2013년 9월 2일 선언 참여 사제 명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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