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삼두의 정주일기]

 

물장구를 치고 놀며
그렇게 몸글자를 배웠습니다.
땅 짚고 뒹굴며 깔깔댔던
마을 앞 얕은 시냇가―

반달 같이 포근하던 물굽이는 간데없고
찰랑대던 호기심도 삭아버린 빈 고향집

변치 마라 붙들어 둔 병풍 속 풍경화처럼
아리한 추억만이 아파오는
지금은 팔월입니다.


 
 

하삼두 (스테파노)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관련시설에서 미술작업을 했다. <그렇게 말을 걸어올 때까지> <지금여기> 등 명상그림집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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