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마을 예수회원들의 고난에 연대 표명

엘살바도르의 해방신학자이며 예수회원인 혼 소브리노(Jon Sobrino, S.J) 신부가 제주 해군기지 반대활동으로 구속된 박도현 수사 등 예수회원들과 연대의 뜻을 밝히며 “정의를 위해 수감생활을 하거나 감옥에 갇히는 일은 하느님의 축복”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예수회 오세일 신부가 미국 보스톤 칼리지 예수회 공동체에서 혼 소브리노 신부를 만나 한국 상황을 전하고 격려의 말을 부탁했다.

▲ 혼 소브리노 신부 (사진 출처 / 아래 동영상)
소브리노 신부는 “엘살바도르의 예수회 형제들 가운데 한사람으로서 또 우리 시대의 위대한 그리스도인이었던 로메로 대주교의 이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한국의 예수회 형제들을 격려하며 “평화를 위해서 위험을 받아들이고 시대의 징표를 위해서 마침내 감옥에 갇히는” 상황은 “하느님의 축복”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루페 예수회 총장 재임 중에 열린 1975년 32차 예수회 총회 문헌을 상기시키며, “실천적인 겸손을 요구하는 이 총회의 문헌들은 예수회원들에게 두 가지 종류의 큰 투쟁을 하도록 인도했는데, 하나는 신앙을 위한 싸움이었고, 다른 하나는 정의를 위해 몸부림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엘살바도르 예수회원들은 “진정 어떠한 대가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신앙과 정의를 위해 고통 받기를 원했다”면서, 한국 예수회원들에게 “하느님께 깊은 신뢰를 가지라”고 주문했다. 소브리노 신부는 정의와 평화를 위해 수고하는 한국 예수회원들은 “바로 진정한 기쁨과 하느님을 신뢰하면서 오는 은총의 열매들을 우리에게 보여준다”며 감사했다.

1980년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가 암살당한 뒤, 엘살바도르의 대학 UCA(University of Central America)에서 해방신학을 가르치던 예수회원 6명과 식복사와 그 딸이 1989년 11월 16일 군사정권이 보낸 암살자들에 의해 살해됐다. 이번에 오세일 신부가 소브리노 신부를 만났던 미국 보스톤 칼리지는 “정의를 실천하는 신앙”이라는 모토를 충실히 따르는 학교로서, 당시 총장이던 도날드 모난 신부는 이 암살 사건을 세계에 알리며 군사정권을 지지하는 미국 정부를 비판해 왔다. 당시 예수회 총장이던 콜벤바흐 신부도 ‘형제들의 피의 증언’을 세계에 알리며 제1세계 예수회원들에게 엘살바도르 형제들과 연대할 것을 촉구했다.

오세일 신부는 ‘정의로운 신앙’을 천명했던 1975년 예수회 총회 문헌을 소개하며, “이 문헌에는 정의로운 신앙 때문에 박해받는 예수회원들도 있을 것이며, 부자들이 등을 돌리는 일도 있을 것이며, 이 때문에 순교하는 회원도 생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일 신부는 소브리노 신부를 만나고 와서 그의 부탁에 따라 제주 해군기지 문제뿐 아니라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을 위한 대한문 미사 등에 참여하는 사제들의 이야기를 엘살바도르에 보냈고, “우리도 로메로 대주교뿐 아니라 엘살바도르의 예수회원들에게서 영감을 받고 있다. 우리는 하느님의 포도밭 안에서 같은 성령, 같은 신앙을 나누고 있으며, 여기든 저기든 연대 안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 동영상 / 예수회 한국관구 홍보국 유튜브 www.youtube.com/korjcc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