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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트콜텍 현장 미사 “보시니 참 좋았다”[포토뉴스]

   
▲ 노동사목위원회 실무자들의 노래 ⓒ서경렬

   
ⓒ서경렬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콜트콜텍 현장 미사 ‘기운팍팍’.
해고자들 외에는 인적도, 불빛도, 창문도 없는 공장에서 미사를 드린 지 2년이다.

매월 둘째 주 목요일, 콜트콜텍 공장은 성전이 되고 환대의 집이 됐다. 지치고 황폐했던 해고 노동자들은 “그 시간으로 인해 외롭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노동사목위원회 일꾼들은 겨우 한 달에 한 번 뿐이었다고 했지만, 공장에서 쫓겨나 길거리에 천막을 칠 때도, 복직 투쟁 2000일을 맞았을 때도 이들은 늘 함께였다.

“그리하여 학대를 받는 모든 사람은 하와가 뱀에게 질문을 받을 때 느꼈던 그 혼돈, 그 딜레마에 빠지게 되지. 즉 하느님이 우리를 속였을지도 모른다, 라는 혼돈일세. 신이 우리를 사랑하지 않고 돌보아주지 않고 소풍을 가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의심 말일세. 토마스, 그렇지 않나? 생각해봐. 그러므로 저들이 혹은 악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은 뱀이 하와에게 원했던 그것, 즉 하느님이 우리에게 이미 에덴을 주었고 우리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야. 사랑을 의심하여 배신하게 만들려는 수작이란 말이지. 그 수작이란 어렵지 않아. 바로 우리가 우리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네. 우리가 스스로를 존엄하게 생각하지 못하게 말이야.” (공지영 연재소설 <높고 푸른 사다리> 중)

그렇다면 지난 2년의 미사는 아마도 그런 의미였을 것이다. 그 자리에 있었던 모두가 제각각 그분의 얼굴을 하고는 여전히 우리 안에 존재하는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것. 처음에 주셨던 에덴동산이 또한 너희의 것이라는 이야기를 함께 듣는 것.

노동사목위원회는 이 미사의 끝이 언제일지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곳에서 함께 웃고, 울고, 위로하고, 서로를 껴안는 이들을 보면서, 우리 역시 외롭지 않았다. 다른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법을 배웠으며, 함께 비를 맞는 것의 의미를 알게 됐다. 보시니 참 좋았다던 태초의 그 말씀이 이 자리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믿는다.

   
▲ 2353일의 기다림, 투쟁, 눈물, 분노…… 그리고 그만큼의 위로와 연대 ⓒ서경렬

   
ⓒ서경렬

   
▲ 콜트콜텍 노동자들. “노동 없이는 음악 없고, 음악 없이는 삶도 없다.” ⓒ서경렬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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