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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의 어머니가 되신 성모님/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닉네임
늘벗
등록일
2020-01-01 06:38:59
조회수
1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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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jpg (205935 Byte)

‘목자들이 베들레헴에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냈다. 그들은 그 아기에 관한 말을 그들에게 전했다. 모두들 목자들이 전한 말에 놀라워하였다.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말을 마음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루카 2,16-19 참조).’ 이렇게 새해 첫 복음은 예수님 탄생을 가장 잘 기억하고 계실 성모님께서,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되새겼던 이야기이다.

목자들과 마리아의 모습에서 우리는 신앙을 가져다주는 말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목자들은 보았고 그 본 것을 외쳤으며, 그들이 외치는 것은 마리아를 건너 하느님께 닿아 있다. 결국은 하느님이 목자들에게 전해 준 말이 돌고 돌아 사람들과 하느님을 연결한다. 이 말들을 마리아께서는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침묵으로 되새긴다. 단지 말없는 침묵이 아닌, 곱씹고, 느끼고, 깨닫는 거다. 목자는 말을 하고 마리아께서는 말을 침묵한다.

새해 아침이 밝았다. 한 해를 성모님 대축일로 시작하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만나는 이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한다. 이렇게 복을 기원하는 것은 모든 이의 염원이리라. 마음을 깨끗이 하여 복음에 귀를 기울이자. 순박한 목자들이 기쁨에 겨워 아기를 경배하러 달려오는 그 밤의 움직임 한가운데서 성모님의 모습을 가만히 떠올린다. 성모님은 그들이 전해 준 말을 곰곰이 새기고 계신다. 이제 예수님을 동반하신, 성모님의 기나긴 여정이 시작되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최후의 만찬’을 그릴 때에 일어난 참으로 기억되는 유명한 일화다. 그는 예수님을 잘 드러낼 것 같은 19세의 젊은이 ‘피에트로 반디네리’를 그분 모델로 삼았다. 그 뒤 6년 동안 그는 11명의 제자를 그렸고, 마지막으로 배반자 유다 이스카리옷의 모습을 잘 그릴 수 있는 모델을 찾았단다. 그러다가 탐욕과 사악함으로 가득 찬 어느 부랑자에게서 유다를 느껴 그를 모델로 삼아서 초상화를 완성한다. 그런데 그자가 바로 그 옛날 예수님 모델이었다나.

그렇다. 세월이 가져다 준 여정이 이렇게 죄인을 성인으로, 성인을 죄인으로 만들기도 한다. 새해를 맞아 주어진 소중한 새 한해의 하루하루를 어떻게 지낼지를 내심 차분하게 그려보자. 지나가는 날들을 그냥 보내지 말자. 예수님의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기셨던 성모님처럼 우리 시간들을 주님 안에서 하나하나 되씹으며, 의미를 지닌 삶을 살도록 하자.

새해 첫날 우리는 성모님과 함께 머물면서 우리 안에 시작된 새로운 변화를 느낀다. 신앙인으로서 진정한 행복은 무엇일까? 그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머물고자 하시며 우리에게 큰 희망을 주고 계심을 아는 것일 게다. 올 한 해 그분께서 주실 것들을 우리 마음 안에 잘 간직하자. 행복의 다른 이름은 참 평화이다. 진정한 행복을 안은 평화는 하느님에게서 오지만, 고난과 시련의 과정을 견뎌야만 하리라. 그렇다면 믿는 이에게는 과연 어떤 게 복 받은 삶일까?

어쩌면 성모님의 삶은 행복과 평화가 충만한 삶이었지만, 아드님의 가시밭길을 따라 가신 삶이었다. 그렇지만 성모님을 ‘은총이 가득하신 분’이라나. 이는 성모님은 언제나 그분 말씀대로 사셨고 그분께서 늘 함께 하심을 믿으셨기에. 하느님께서 또 새로운 한 해를 그저 주셨다. 그분 축복을 가득 받는 해가 되길 진심으로 빌자. 우리에게 평화를 주신 그분의 말씀을 되새기자. 그리고 오직 순종으로 우리 어머니가 되신 성모님께서, 그분께 늘 전구하도록 기도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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