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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 이 기쁨이 종말의 그날로 이어짐을/연중 제34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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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벗
등록일
2019-11-28 04:47:49
조회수
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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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예루살렘이 포위되면 산으로 가, 그곳을 달아나라. 징벌의 날이다. 재난과 진노가 닥친다. 칼날에 쓰러지고 다른 민족에게 끌려간다. 해와 달, 별에는 표징이 일고 파도 소리에 민족이 공포에 휩싸인다. 모두가 두려운 예감으로 까무러치리라.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권능과 큰 영광을 떨치면서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다.”(루카 21,20-28 참조)‘

어느 지혜로운 스승이 자신의 사랑하던 두 제자를 하산시키면서, ‘세상의 모든 게 빛난다.’라는 사실을 발견한다면, 그들 인생은 참으로 복될 것이라고 다짐을 단단히 주었다. 산에서 내려가 서로 다른 길을 가던 두 제자가 많은 세월이 흐른 뒤 만났다. 한 제자는 동료에게 세상에서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다 겪으며 결국은 모든 것이 빛난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게 되었다나.

이에 반해 다른 한 제자는 행복한 모습으로 이에 응답했단다. “글쎄, 모든 것이 다 하나같이 빛나는 것만은 아니라네. 다만 빛나는 모든 것이 존재할 뿐이지.” 어쩌면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이며, 그러한 존재들로 둘러싸인 곳에서 산다. 그러나 모든 것을 사랑으로 완성하실 주님 섭리대로 살기에, 각자가 빛나는 순간을 갖고 있는 작은 조각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연중 마지막 주간인 싸늘한 이 늦가을 밤, 죽음과 종말에 대해 묵상해본다. ‘세상 마지막 날을 어떻게 맞이할까?’가 우리에게는 늘 커다란 두려움이다. 그날은 예수님께서 당신의 하느님 나라를 세우시는 날이다. 그날은 구원과 해방의 날, 영광의 주님과 인격적으로 만날 게다. 그래서 그날 주님 얼굴을 맞대 뵙는다. 예수님께서 당신 재림에 관해 언급하시면서, “사람의 아들이 권능과 큰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라고 직접 이르셨다.

이는 역설적으로,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는 일상에서 생생하고 빛나는 순간들을 만나는 정녕 ‘가슴 벅찬 때’가 되리라. 누군가가 세상이 전쟁, 전염병, 자연재해 등을 늘 겪지만, 절망하지 말고 희망을 가지란다. 이것은 세상의 역사는 멸망의 역사가 아닌 구원의 역사이며, 그 중심에 예수님께서 계시기에. 그러기에 겁먹지 말자. 잘못을 깨우쳐 회개하자. 종말은 주님 자비를 믿는 이에게는 파멸의 사건이 아니다. 오히려 희망과 구원이다. 종말의 징조는 언제나 현실이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런 여러 사례로 종말을 구체화 시키신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이 종말은 모든 것을 파괴하고 마는 그러한 심판의 날만이 결코 아니다. 그날은 하느님을 멀리하는 이들에게는 심판과 파멸의 날이지만, 주님을 믿고 그분께 의지하는 이들에게는 속량과 구원의 날이 될 것이기에. 사실 전쟁을 일으킨 이들, 그로 상처 입은 이들도 모두 다 죽었다. 개인의 죽음이 일차적 종말이다. 그렇지만 진짜 종말의 준비는 바로 그날에 예수님을 다시 뵙는 거다. 우리가 평소 그분을 마치 친구처럼 찾았다면, 우리는 기쁨과 신뢰 속에서 만날 게다.

그러나 반대로 모른 체했다면, 마지막 날 그분과의 만남이 두려움과 고통 속에 이루어지리라. 그날이 우리에게 구원이냐 단죄냐의 이 선택은, 바로 오늘 이 시각 우리 삶으로 이루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현실의 삶이다. 그러기에 교회는 늘 다시 시작하란다. 우리는 언젠가 죽어 하느님께 돌아간다. 미리 겁먹고 그날을 두려움으로 생각한다면, 어찌 복음 믿는다 하랴? 오히려 그날을 기억하며, 현실의 삶에 충실히 살아가자. 종말은 결국 주님에게서 오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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