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길 최금자의 그 맑은 시선]

 



 

 

 

 

 

 

 

 

 

 

 

 

 

 

 

 

그녀는 네비게이션을 생산하는 중견 중소기업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조합 분회장으로 일을 했어요.
‘일하고 싶다’는 너무도 소박한 그녀의 소망이 기륭전자 사측의 해고 통지로 산산조각이 났어요.

조합원들은 대부분이 여성이고
직접 고용과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을 위해 1121일째 농성, 101일째 단식 중에 있어요.
주당 80여 시간을 일하고도 월 100만원도 안 되는 임금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들.
단식을 시작한 10명의 동료 조합원이 다 쓰려져 나간
그 자리에 실낱같은 몸으로 그녀가 남아 우리 양심을 두드리고 있어요.

그녀가 세상을 향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를 호소하지만
사람들은 일상에 쫓겨 그 외침을 잘 듣지 못해요.
도시의 광야에서 그녀는 우리의 무관심, 탐욕으로 고통 받고 있어요.
기륭전자 정문 경비실 옥상에 자신의 관까지 준비했어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 사회에서 인간답게 살지 못한다면 그곳에 누울 각오를 하고.

사진/ 김용길
글/최금자 2008.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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