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인구는 6천 8백만 명. 가톨릭 신자는 4천만 명 정도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 성당을 다니는 신자 수는 훨씬 적다. 반면 이슬람교 신자 수는 약 5백만 명을 헤아린다. 이들 대부분은 프라띠깡 (pratiquant: 실제로 종교 활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사람)들이다. 많은 경우 북아프리카 이슬람 국가 출신 이민이거나 그들의 후손들이다.

이슬람교 교세 확장에 자극받은 가톨릭이 이슬람을 제대로 알고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은 갈길이 먼듯 하다.

소개하는 글은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 8월 14일자에 실린 기사다.

“우리 동네에선, 성당은 텅텅 비고 이슬람사원엔 신자들이 가득합니다. 이런 현실이 우리로 하여금 이슬람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죠.” 익명을 요구한 한 사제는 솔직하게 그러나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 사제는 최근 프랑스 주교회의 산하 이슬람 관계를 전담하는 부서 (SRI) 주최로 열린 교육에 참석했다, 그는 프랑스 오르쎄(파리 근교)에서 일주일 동안 이 교육을 통해 역사, 영성, 사회, 문화, 종교 등 다양한 각도에서 프랑스에서의 그리고 세계 속의 이슬람을 배우게 되었다고 말한다.

현장에서나 여러 단체들 사이에서 이슬람과 가톨릭 간의 접촉은 빈번하다. 그러나 아직은 형식에 머물거나 오해나 우려 혹은 상투적인 수사로만 표출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상황을 우려한 주교들은, 이미 종교간 대화 및 신흥종교를 위한 위원회를 두고 있지만, ‘가톨릭과 이슬람교 간에 어떤 형태의 대화가 가능할지’를 검토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그룹을 발족시켰다. 이 문제를 담당하게 될 한 주교는 ‘주교들 사이에서 이슬람교와의 관계는 악마시하는 것에서부터 고지식함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고 인정한다.

현재 (프랑스에서)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교구들은 대이슬람 관계 전담자를 두고 있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교육의 기회가 충분치 않다’고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미셸 로제 신부는 유감을 표시한다. “꾸준히 (교육에 대한) 수요가 있습니다. 작년에 28명이 교육을 받은데 비해 올해는 벌써 이수자가 40명이 넘었습니다.” 주교회의 이슬람 관계 전담부서의 책임자인 크리스토프 루쿠는 말한다.

아니 수녀는 르망(프랑스 북서부 도시) 교외의 서민주택지구에 있는 한 수도회의 회원이다. 이 수녀는 좀 더 ‘깊이 있는’ 교육을 받고 싶어 오르세를 찾아 왔다. ‘입소문으로만 듣게 되는 이슬람과 진짜 이슬람을 구분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우리의 이웃인 이슬람과의 상호교류는 세속적인 것에만 머물러 왔습니다. 이 교육을 통해, 그들과 종교에 관해 토론에 나서기 위해 나 자신이 더욱 확신을 갖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아니 수녀는 말한다.

노르 지방의 앙드레 델랑 신부도 “우리는 학교나 신학교에서 이슬람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현장에서 듣고 본 것들뿐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슬람이 제가 저희 본당에서 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교회가 중점을 두었던 것은 형제애적인 차원에서 이민자들을 맞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깊이 있는 신학적인 대화를 위해 교육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교구에서 새로이 종교간 대화를 담당하게 된 막스 드 귀베르 신부는 말한다.

구체적인 질문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시또 수도원(꼬뜨 도르 군)에서 온 프레데릭 수사의 질문이다. “하느님께서 이슬람 신비주의자와 가톨릭 신비주의자를 구분하실 수 있을까요?” 그는 특별히 자신의 수도원 근처에 위치한 수피(이슬람의 신비주의자들) 공동체들과의 종교간 대화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참석자들에게 질문은 더욱 구체적이다. “본당에서 사목활동을 하다 보면 종교가 다른 커플들이 점점 더 많이 찾아옵니다. 이슬람교 신자들이 가톨릭 혼배성사를 위해 오는 것이죠. 우리는 이들에게 어떤 교회의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겁니까?” 참석자 중 한명이 묻는다. ‘노하우’가 축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본당 주임신부들은 이슬람교 신자와의 혼배성사를 행하기를 거부하기도 한다. “문제를 해결하려 해도 이슬람교 쪽으로도 누구를 찾아가서 이 문제를 상의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현장에서 활동하는 다른 한 활동가도 고민을 털어놓는다.

“종종, (이슬람교로부터) 개종한 이들을 몰래 세례를 주어야 할 정도입니다. 이슬람계의 사회적 압력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입니다.” 다른 한 사제는 말한다. “사람들이 이슬람에 대해 듣는 것은 그들에 대한 어떤 것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톨릭 전통을 갖고 있는 집안에서 아이들이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것을 보고 겪는 동요를 보고 놀랐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결국 테러리스트로 끝나지 않을까 걱정하더군요.” 다른 한 참석자도 말한다.

실제로 그렇든 우리가 느끼든 것이든, 일부 이슬람 그룹의 지나친 과열전교를 우려하기도 한다. “가톨릭 학교에서 조차도 [이슬람교 학생들이 다수인 경우도 있다] 가족들은 돼지고기 급식을 중단할 것을 요구합니다” 한 참석자는 말한다.

의견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참석자들은 두 종교간 대화가 줄 “상호 성숙”에 모두들 공감을 표시했다. 이는 아직까지 제도 교회내 에서는 만장일치를 이루지 못한 사항이다. 파리 교구 대이슬람교 전담부서의 책임자인 프랑소와 주르당 신부가 르몽드에 한 말은 이를 잘 보여준다. “현재 진행중인 종교간 대화는 코미디에 불과합니다. 두 종교를 갈라놓는 독트린에 관해서는 전혀 이야기 하지 않기 때문이죠. 이슬람교인들은 사물의 한 측면만을 보고 여정의 절반만을 행할 뿐입니다.”

옮긴이 - 안정현(알베르또) : 인천교구에서 오랫동안 청년회 활동을 했으며 97년엔 인천교구 청년연합회 회장을 지냈다. 현재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안정현 2007.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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