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모니터링 자료는 12월 9일자 평화신문 948호와 가톨릭신문 2577호이다

12월 9일자 교회신문들이 1면에 올린 사진은 한국 주교단이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함께 찍은 것이다. 이 사진은 가톨릭교회 특징 중 하나인 “사도로부터 이어오는”이라는 말을 묵직하게 전해주고 있다. 이에 두 신문은 주교단의 ‘사도좌 정기방문’을 시간과 장소별로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가톨릭신문은 1면 전달기사를 시작으로 12~15면에 방문 동정 및 인터뷰와 해설기사를 싣고 있다. 평화신문은 기사배치를 1면, 6면, 10~13면에 했다.

▶ 26:0 혹은 26:4

가톨릭교회의 특성상 어느 종교에도 보기 드문 일 혹은 특색 중의 하나가 라틴어의 사용이다. 라틴어는 전례와 신학은 말할 것도 없고 성가에도 곧잘 등장한다. 그 의미나 발음이 일반인들이 사용하기에는 어렵기에 전문가용이 아니라면 썩 권장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번 보도와 관련하여 두 신문은 심하게 대비가 되었다. ‘앗 리미나’라는 단어를 가톨릭신문 기사에는 26회 사용된 반면, 평화신문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스코어로는 26:0. 기사에는 없지만 이미지용 어깨제목으로 평화신문이 ‘Ad Limina Apostolorum’을 사용한 것을 포함한다면 26:4이다. 12월 5일에 주교회의가 내놓은 보도 자료에도 ‘앗 라미나’가 아닌 ‘사도좌 정기방문’으로 나온다.

라틴어를 몇 번을 사용했느냐, 우리말을 사용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사 서두에 ‘앗 리미나’가 ‘사도좌 정기방문’을 의미한다고 말했으면 충분한 것이다.아울러 그 단어의 본뜻을 ‘사도들의 무덤으로’이라고 했으면 독자들은 이후 전개되는 기사 속에서 ‘방문’이라는 약칭으로도 얼마든지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평화신문은 기사전체에서 ‘사도좌 정기방문’이라는 용어를 일관되게 사용한 것에 비해, 가톨릭신문은 ‘사도좌 정기방문’ ‘앗 리미나’ ‘사도좌 정기방문(앗 리미나)’ ‘사도좌 정기방문(Ad Limina)’라는 4가지 용어를 섞어 사용하고 있다. 기사작성에서 가능하다면 우리 말 사용과 용어의 일관성을 지적하고자 한다.

▶ 환담보다 연설이 더 중요하다

평화신문은 “한국교회, 세계복음화에 힘써 달라”를 1면 제목으로 뽑고, 교황과 주교단의 공동만남에서 있었던 내용을 주교회의 의장 장익 주교의 전언으로 소개하였다. 가톨릭신문은 “북한 교회 위해 특별히 기도”를 1면 제목으로 뽑고, 기자의 직접인용으로 교황의 말을 전하고 있다.

같은 사안에 대해 신문사가 관점을 달리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두 신문사가 전하는 교황의 말은 관점 이전에 동일해야 하나 기사화된 문구 안에서 발언의 공통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기에 평화신문이 6면에, 한국주교단에게 행한 교황의 연설 요약문을 전해준 점은 독자에게 좀더 정확한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높게 평가할 수 있겠다. 그러나 평화신문 역시 연설문과 기사를 대조하여보면 연설문에 바탕을 둔 기사작성이 아니라 만남에서 나온 말을 기사화한 것이 아닌가하고 의구심을 갖게 한다.

그밖에도 알현(謁見)이라는 궁중용어를 동 시대의 일반인들과 신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하길 바란다. 언론이 먼저 이런 것을 주교회의측에 제안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진과 기사의 출처를 밝히는 것은 상식이다. 현재 교회신문에 실리는 사진과 기사에는 이에 대한 개념이 불명확하다. 두 신문의 1면에 실린 사진도 취재기자단이 찍은 것인지, 교황청 또는 외국통신사 제공인지 알 수 없다.

질문으로 마무리 하자. “교황님! 연설문(평화 6면)에서 ‘주교님들 나라의 교회는 400여년 전 그 지역에 선교사들이 도착한 이래로 … 발전했습니다.’ 라고 하셨는데 이번에 방문한 주교단은 아시아나 중국주교단이 아닌데요. 교회사 과목 싫어하셨죠?”
 

/김유철 200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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