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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자유를 지지하는 한국인들에게 부탁합니다텐진 남카 스님, 정웅기 대변인 좌담회

   

문화를 생각하는 사람들 23차 문화나눔마당이 7월22일 오후 7시30분부터 서울 성북동 인권연대 교육장에서 열렸다. ‘문화를 생각하는 사람들’(www.artizen.or.kr) 이 마련한 시민과 함께 하는 좌담회에는 티베트공동체센터 톈진 남카 스님과 티벳평화연대 정웅기 대변인이 이야기 손님으로 초청됐다.

“한국에는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티베트의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기만 하면, 대부분의 한국 분들이 티베트에 지지를 보내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티베트의 상황을 사실 그대로,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티베트와 중국 그리고 2008 티베트 항쟁’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나눔 마당에서 남카스님은 티베트 상황에 대한 관심을 강조하며 그간 한국 정부와 언론의 무관심을 안타까워했다. 지난 4월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일정 중 서울 도심에서 발생했던 중국인들의 폭력사태 이후 관심을 끌었던 티베트 문제가 최근 이명박 정부의 잇따른 실정으로 비롯된 국내 현안에 묻혀 한국 사회의 관심을 끌어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남카스님은 "티베트 망명 정부를 이끌고 있는 달라이 라마는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각별히 생각한다" 고 전한 후 "현재 티베트는 중국에 자치권을 요구하는 중도정책을 견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다"면서 티베트인들의 고유 언어와 문화를 말살하려는 중국 정부를 비난했다.

달라이 라마가 제안한 ‘중도정책(Middle-Way Policy)’은 티베트가 독립을 요구하지 않는 대신 중국이 티베트에 대해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해주는, 일종의 타협안이다. 남카 스님은 이런 ‘중도정책’이 현재 티베트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임을 강조했다.

“중국이 절대로 중국 영토로 티베트를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티베트는 독립을 하기 위해 필요한 군인, 정치제도 등이 없는 현실에서 국방과 정치 등은 중국에서 집행하고, 문화와 언어 등 생활과 정신적 독립은 티베트의 전통에 따르는 자치지구 설정이 이상적입니다. 현실적으로 중도정책을 내세우는 또 하나 이유는 티베트가 독립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를 갖추기 위해 오랜 기간이 걸리는데 그 기간 동안 중국이 한족의 이주정책, 언어와 종교, 그리고 문화 등에 대한 탄압을 진행해 티베트 고유문화가 사라질 우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망명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제대로 자치권을 보장받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티베트인들의 저항

티베트는 그동안 ‘여행자의 낙원’, ‘평화로운 불교의 지역’ 이라는 수식어로 상징되면서, 한국인들에게는 미지와 신비의 나라로 존재했다. 그러나 미지와 신비의 이면에는 한국과 같이 굴곡진 현대사 속에서 티베트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투쟁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티베트는 1949년 중국의 무력 침공으로 중국에 강제로 복속됐다. 하지만 티베트인들은 꾸준히 저항을 했고 1959년 티베트의 중심인 라싸지역에서 대대적인 민중 봉기로 저항의 정점을 이뤘다. 중국 정부는 무력으로 진압했고, 라싸에서만 티베트인 8만7천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때 달라이 라마는 인도로 망명했고, 현재까지 다람살라에서 망명 정부를 구성하고 있다. 그 이후에도 독립을 위한 티베트의 투쟁은 계속됐다. 87년의 민중 봉기는 중국 정부의 봉쇄로 외부에 알려지지 못했고, 올해 3월에 발발한 시위 역시 중국 정부의 무력 진압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났다.


"이 세상 누구도 자기 목숨이 아깝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목숨을 걸고 투쟁을 하는 것은 그만큼 티베트의 언어와 문화, 사회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시위를 멈추지 않습니다.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의 망명 정부가 지시하고 연대하여 티베트인들이 시위를 한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티베트인들은 우리 스스로의 문화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시위가 달라이 라마의 사주에 의한 것이라는 중국 정부의 선전에 대해서도 두 사람은 그것이 거짓임을 밝혔다. 특히 지금은 운남, 쓰촨 성 지역에 강제 편입되었지만 원래 티베트의 절반에 해당했던 캄, 암두 지방에서도 시위가 벌어진 것을 보면, 이번 시위가 티베트 민중의 밑바닥에서부터 자연스럽게 발생한 시위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중국 공산당의 허가가 있어야만 출가가 가능한 상황에서 스님들이 봉기했다는 것도 중국 정부의 탄압이 실패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예라고 말했다.

"중국의 발표가 아닌, 티베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안다면 국제 사회도 티베트의 자치권에 동조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한국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한국의 관심을 당부한 남카 스님은 최근 지속되고 있는 한국의 촛불 시위에 기대를 건다고 덧붙였다. 티베트 문제를 이윤이나 정략으로만 접근하는 정부 관계자들보다도,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서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요구하는 한국 민중이 더욱 희망적인 것으로 비춰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중국 정부의 기만적 약속

중국 정부는 처음 티베트를 침공한 후, 홍콩이나 마카오와 같은 ‘일국이체제’를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티베트가 중국의 영토로 존재한다면 티베트의 종교, 언어 등 문화는 티베트인들 스스로에게 맡긴다고 했지만 정웅기 대변인은 "이 약속이 완전히 거짓말로 드러났다”고 탄식했다.

“지금 티베트에서는 중국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물건을 살 수도 없고, 취직도 가능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한 80년대 이후에 티베트 지역에 대한 한족의 이주정책을 펴온 중국은 최근 이를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티베트를 장기적으로 복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죠. 중국이 지금도 사찰 6천여 개 중 10여개만 남기고 다 파괴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과거 티베트의 600만 인구 중에 60만이 출가했을 만큼 티베트에서 불교는 중요한 정체성이었는데 이들을 강제로 환속시켜버렸습니다. 최근 출가를 부분적으로 허락하기는 했지만 공산당원의 추천서, 당의 확인서가 있어야 합니다.”

특히, 티베트로 이주한 한족이 1천5백만 명이 넘는 현실은, 600만 티베트인들에게는 매우 위협적인 현실로 다가온다. 중국정부는 지금도 티베트를 기회의 땅으로 선전하면서 중국의 자본과 한족들이 대거 유입되는 정책을 폄으로써, 티베트의 인구 구성의 변화도 급격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 중국 정부의 권력을 잡고 있는 이들의 면면 또한 티베트인들을 더욱 불안하게 한다.

마오쩌둥 사후 중국은 티베트에 유화적으로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 망명 정부에 대해 독립만 아니면 종교, 언어 등의 문화와 자치권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확인했다. 당시 호요방 중국 총서기가 티베트에 다녀가고, 망명정부에서도 대표자를 파견하여 중국 정부와 대화를 시작했고, 당시 티베트 망명인들은 곧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들떴다.

실제로 1979년부터 등소평이 집권하면서 티베트의 독립을 제외한 모든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유연한 정책을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에게 티베트의 상황을 직접 보고 협상을 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고, 이에 망명정부에서 5개월 동안 티베트를 방문하여 중국 정부와 대화를 시작했다. 이후 1984년에도 대화가 시도되었고, 2004년부터도 지금까지 중국 정부와 의논을 했다. 하지만 마지막 7번째 대화 이후에 달라이 라마는 "지금까지의 중국의 자세는 티베트가 어떤 노력을 하든 아무 소용이 없다"는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대화는 번번이 깨지면서 망명 정부는 결국에 독립 외에는 모두 들어줄 수 있다는 중국 정부의 말이 사실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남카 스님은 “만일 독립 이외의 모든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다는 약속이 사실이라면 중도정책은 당연하게 들어줘야 하는데 결국 그 약속이 거짓임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중국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정웅기 대변인은 “지금 중국 주석인 후진타오는 87년 서장 자치구의 총서기였다”면서 “그 당시 시위를 총칼로 탄압했던 인물”이라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중국의 현 지도부가 계속 집권하는 한, 티베트의 자치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도정책’조차도 받아들이지 않는 중국

정웅기 대변인은 중국이 티베트에 요구하는 두 가지 선제조건이 대화를 피하기 위한 기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 요구를 하지 말라’는 첫 번째 조건은 이미 중도 정책에서 담지 않는 내용이고, ‘폭력시위를 중단하라’는 두 번째 조건은 지금의 시위 양상과는 전혀 거리가 먼 이야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남카 스님 역시 달라이 라마는 이미 수차례를 걸쳐 “오직 평화 밖에는 길이 없다”고 밝혔는데도 중국이 이러한 요구를 하는 것은 대외 선전을 위한 것이며 진지한 대화의 자세는 아니라고 안타까워했다.

남카 스님은 티베트 젊은이들 사이에서 자치권이 아닌 독립을 주장하며, 달라이 라마의 비폭력 노선에 회의를 품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도 언급했다. 그러나 이들은 소수이고 오히려 더 많은 이들은 확고하게 비폭력적인 저항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라싸에서 있었던 시위 도중에 한 젊은이가 총을 든 군인에게 쫓기게 됐습니다. 급박한 순간에 젊은이는 군인에게서 총을 뺏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겨누던 총으로 군인을 쏘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멀리 던져 버리고는 다시 도망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장면이 외부 사회에 소개되면서 티베트인들의 평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이 주었습니다.”

“티베트인들이 원하는 한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에서 환생할 것이다.”

좌담회가 끝날 즈음 고령인 달라이 라마 사후에 티베트의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 아닌가란 질문이 나왔다. 정웅기 대변인은 “그것이 중국이 원하는 것이겠지만 티베트의 민중들이 정체성을 지키려는 확고한 의지가 있기 때문에 달라이 라마 사후에도 쉽게 중국에 포섭될 저항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남카 스님은 달라이 라마가 자신의 환생에 대해 언급한 이야기로 답변을 대신했다.

“달라이 라마께서는 '제가 티베트에서 다시 환생할지, 아닐지 저는 모릅니다. 그것은 티베트인들에게 달려있습니다. 티베트인들이 정말로 저의 환생을 바란다면 저는 티베트에서 환생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저는 제가 필요한 다른 곳에서 태어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계속 탄압을 한다면 저는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환생할 것입니다' 라고 환생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중국 정부가 현 14대 달라이 라마 이후에 환생하는 달라이 라마에 대해서 중국 공산당이 환생을 인정해야 제 15대 달라이 라마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달라이 라마의 방한과 한국 사회의 질적인 성장

남카 스님은 쓰촨 성에서 지진이 발생하여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인들에게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를 부탁하고 애도 기간을 지키는 동안에도 중국 군인들은 티베트의 사찰을 습격하고 스님들을 잡아 가두는 등 야만적인 탄압을 했다고 전했다. 평화적인 티베트인들의 시위를 잔인하게 탄압하고, 거짓 약속으로 티베트 민중을 기만하는 중국정부. ‘명박산성’을 쌓아놓고 자국 민중의 평화적인 시위를 물대포와 강경 진압으로 탄압하는 한국 정부. 이 정부의 추가협상, 공기업 선진화 따위의 거짓 약속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태도가 비슷하다. 티베트 민중을 해방시킨다면서 한족만을 위한 중국 정부와, 민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면서 1% 부유층만을 위하는 한국 정부. 좌담회를 취재하면서 자연스럽게 두 정부를 비교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4년을 지냈다는 남카 스님은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티베트의 현실을 알리려고 노력했고 '형제의 나라'를 강조했다. “한국에는 진리와 평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티베트 상황만 정확하게 알리면 99%의 사람들이 티베트를 지지할 거라고 믿습니다.”

좌담회를 마치면서 정웅기 대변인은 세 차례나 추진했던 달라이 라마의 방한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을 소개하면서 한국 정부의 '중국 눈치보기'를 비판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관료들이 이 문제를 이윤 논리 정도로만 접근하는 것에 대해 큰 아쉬움을 가진다고 말했다.

공영방송에서 “세상을 바꾸는 7인”이라는 특집 방송을 편성했는데 첫 번째로 선정된 달라이 라마 편은 결국 방송하지 않거나, 달라이 라마가 몽골로 가기 위해 잠시 인천공항에 경유하는 것조차도 불허하는 등의 예를 통해, 정부 관계자들의 “중국 사대주의”가 얼마나 큰 벽인가를 느끼게 되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한국 사회가 한 번의 질적 성장이 있지 않고는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비롯한 티베트 문제에 대한 진지한 관심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백승덕/ 2008-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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