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 사회사목 단체들의 ‘평화하모니’ - 사회복음화실천공동체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1,27)라는 말씀이 절절한 요즘이다. 선조들의 지혜와 성인들의 모범, 종교적 진리는 단순하고 분명하다. 하지만 정작 살려고 하면 복잡해지고 어려워진다. 꾀가 생기기 때문이다. 내 맘대로 비틀고 끼워 맞추기도 한다. 본류에서 점차 멀어지고 엉뚱하게 결말짓게 되는 원리이다.

비록 인천교구로부터 공인된 조직은 아니어도 제도 밖에서, 현장에서 기본을 돌이켜보며 살아내야 할 진리를 각자의 형상으로 감당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사회복음화실천공동체는 가톨릭청년연대, 가톨릭환경연대, 인천가톨릭여성공동체, 인천예수살이청년공동체, 우리농촌살리기운동 천주교인천교구본부, 천주교인천교구 노동자센터, 천주교인천교구 노동자인성센터, 천주교인천교구 부천노동사목 등이 모인 단체다.

2002년 미군장갑차 여중생 살인사건 해결촉구와 불평등한 한미소파협정 개정을 위한 천주교 인천교구 대책위원회, 2003년 전쟁종식과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천주교 인천교구 대책위원회의 결정을 계기로 교구 내 사회복음화를 지향하는 단체들의 상근활동가들이 모였다. 이듬해인 2004년, 일상적인 교류와 연대의 틀을 만들어 가자는 마음을 모아 사회복음화실천공동체를 결성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산발적으로 쟁점이 됐던 문제들을 세상에 알리고 함께 위해서다. 이후 이들은 따로 혹은 함께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본당별 서명운동(2004년 10월), 문학산 페트리어트미사일 배치 반대(2005년),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2005년) 등에 힘을 보탰다. 2006년 5월부터는 만수3동성당 ‘평화를 심는 아이들’ 캠페인을 시작으로 본당 어린이와 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평화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연대를 이룬 이들은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들은 평화를 심어서 정의의 열매를 거두어들입니다.”(야고보서 3,18)라는 말씀을 금과옥조로 여긴다. 대부분 젊은이들로 이뤄졌으며 단체의 이름들과 발자취에서 짐작할 수 있듯 사회사목으로 분류되는 노선을 걷는 경우다. 정기적인 모임에서 참여자들은 각자의 활동과 사업을 보고하고 공통 현안을 뽑아낸다. 시의적 현상을 살피고 부각시킬 문제들을 상의하며 다음 계획을 논의하기도 한다. 필요하다면 간단한 학습과 요긴한 정보를 교환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지도신부 역할을 하고 있는 박요환(세례자 요한, 만수3동성당 주임) 신부는 “본당에서 또 지역에서 어떻게 하면 사회교리를 실천적으로 옮겨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다 ‘평화’를 주제로 하는 연대체를 구상하게 됐다.”며 “예수께서는 동시대 사람들에게 받아들이기 쉽지 않는 삶을 사셨고 우리는 그분의 뜻을 따르며 살고자 하듯 오늘 우리의 모임이 예수님의 죽음을 넘어 부활의 아침에 울려 퍼지는 평화의 인사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신부는 “현대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이 예수님의 말씀을 근거로 환경이나 노동, 인권 등의 문제에 원칙을 제시하고 세상이 이를 지켜가도록 권고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지역적으로 이를 구체화하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활동가들에게 힘을 실어주려 한다.”고 덧붙였다.

교회가 터득한 평화를 어떻게 선포하고 실천할 것인가? 각 단체는 기존의 영역에서 사람들과 사업으로 제 역할을 해낸다. 일테면 여성으로서의 평화실천을 위해 성차별철폐를 위해 노력한다. 인천가톨릭여성공동체는 청소년 성교육, 대화와 소통을 위한 부부 심리치료 등의 사업을 펼친다.


환경과 농촌을 생각하는 평화실천을 위해서는 생명농업, 환경운동, 우리 먹거리 지키기와 같은 활동을 벌인다. 우리농촌살리기운동 인천교구본부와 가톨릭환경연대는 우리밀 종자 나누기, GMO농산물.미국산 쇠고기 반대, 체험환경교육, 생태기행, 친환경 텃밭가꾸기 등의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이밖에 노동사목으로서의 평화실천은 인권교육을 우선으로 한다. 그래서 노동자인성센터와 부천노동사목은 청소년 인권교육에 주력할 방침이다.

동시에 모두의 참여와 협력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집중한다. 최근에는 매월 첫 주 수요일 가톨릭회관에서 집전되는 생명평화기원미사에 참례하며 광우병 파동에 촛불을 밝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환경관련 특강, 한반도 대운하 건설 반대 및 경인운하 반대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활성가 남희현 씨는 “사회복음화실천공동체를 통한 작은 노력과 모임 시간이었지만 우리에게는 큰 기쁨을 주는 시간이었고 사회활성가들이 같은 주제로 고민을 나누는 유익한 자리였다.”며 “홍보책자와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어 우리 단체와 활동을 알리는 한편 연대사업, 지원활동, 대중사업, 실천사업 등의 분야별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의 밑거름이 될 사회교리를 구체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복음화실천공동체(www.incango.org)

/지영일 2008-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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