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기후행동, 대전 생태환경위 등 2일 긴급 기자회견

2일 가톨릭기후행동,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성골롬반외방선교회 평신도선교사센터 등 1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무리한 잼버리 진행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 제공 = 전북녹색연합)
2일 가톨릭기후행동,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성골롬반외방선교회 평신도선교사센터 등 1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무리한 잼버리 진행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 제공 = 전북녹색연합)

전북 부안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가운데, 전북 지역 시민사회 단체를 비롯한 13개 단체가 잼버리 대회 중단을 촉구했다.

2일 열린 기자회견에는 가톨릭기후행동, 성골롬반외방선교회 평신도선교사센터, 천주교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멸종반란가톨릭도 참여했다.

이들은 “폭염은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대참사 가능성이 있는 잼버리 대회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잼버리는 만 14-17살 스카우트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세계 합동 야영 대회로 4년마다 열리며, 올해 대회에는 158개국 4만 3000여 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8월 1일 공식 일정이 시작된 직후부터 식사와 화장실 등 기본 제반 시설 문제와 폭염인 날씨에 간척지 위에서 진행하는 야영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

이런 문제점들로 인해 2일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참석한 개영식 당일에만 온열질환자 140여 명이 발생했으며, 온열질환 외 상황까지 포함하면 3일까지 모두 1만여 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일 개영식에서는 탈진 환자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비상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환자 구조를 위해 축하공연 중단을 요청했지만 조직위원회는 이를 묵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앞서 전북평화와인권연대 등 전북 시민사회단체는 대회 준비 중인 7월 31일부터 이러한 상황을 우려해 전북도와 정부, 잼버리 조직위에 긴급 성명을 전달한 바 있다.

이들은 “최소한 야영지 내 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비상 대응 체제로 전환해서 참여자들이 폭염과 호우 등의 위험 상황으로부터 안전한 곳에 머물도록 준비된 대책을 실행해야 한다”며, “과정 활동 또한 안전한 장소에서 진행되도록 적극 대처해야 한다. 대책에도 불구하고 문제 해결이 요원하다면 대회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잼버리 조직위원회 최창행 사무총장은 1일 기자브리핑에서 “많은 우려가 있지만, 아이들의 정신력이 훌륭하기 때문에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참가자들은 2년 이상의 스카우트 경력을 가지고 있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대회를 강행했다.

한편 참가 대원들의 상황이 알려지면서 국제적으로도 비판을 사고 있는 형편이다. 영국은 외교관을 급파했으며, 미국은 주한미군 시설에 자국 대원들을 대피시키고 야영을 미뤘다.

2일 성명을 낸 시민단체들은 전국에 ‘극한 폭염’이 이어지고 체감온도는 40도까지 치솟는 상황에서 앞으로 열흘간 야영해야 하는 청소년, 봉사자, 대회 관계자, 노동자 등 4만 3000여 명의 생명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애초에 갯벌을 매립한 생태학살의 현장 위에 잼버리 대회를 개최한 것부터 잼버리 정신을 위배한 일이다. 오직 매립 가속화를 위해 편법으로 농지관리기금을 전용해 해창갯벌을 매립하고 그늘도 없는 매립 벌판에서 가장 뜨거운 시기에 청소년들의 대규모 야외 행사를 치르는 일은 납득할 수도, 용인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폭염은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참가자들의 정신력을 운운하며 극한의 폭염 속에 잼버리 대회를 강행하는 것은 무모하고 무책임한 일”이라며, "아직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음에도 강행하는 일은 또 다른 이태원 참사를 예고할 뿐이다. 단 한 명의 목숨과 바꿀 수 있는 행사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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