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 미사 봉헌, 4기 임원진 출범
‘찬미받으소서’ 실천 사례 공모전 시상

평신도 생태 사도직 단체 ‘하늘땅물벗’이 창립 6주년을 맞았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는 8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하늘땅물벗 창립 6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하고, ‘찬미받으소서’ 실천 사례 공모전 시상식을 진행했다. 이날 하늘땅물벗 4기 임원진도 출범했다. 

이 자리에는 하늘땅물벗 회원과 수상자 등 40여 명이 참여했으며, 미사는 백종연 신부(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장)가 집전하고, 유경촌 주교(사회사목 담당 교구장 대리)가 시상 및 임명장 수여를 진행했다.

백종연 신부는 “창립 6주년이지만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좀 더 힘을 내 이 시대의 징표를 잘 살피고, 행동으로 실천하며 예수의 제자답게 살면서 우리 자신도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이들이 되도록 함께 애쓰자”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백 신부는 “우리는 기도하는 사람들로서 모임에서 정성 들여 기도하고 말씀을 묵상하며 내 힘이 아닌 주님의 은총과 힘으로 일해야 기쁘게 해 나갈 수 있다”면서, “일하고 사라져버리는 단체가 아닌, 하느님과 함께할 때야 계속해 나갈 수 있다. 우리 신앙이 더 깊어질 수 있도록 주님께 의지하자”고 당부했다.

8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하늘땅물벗 창립 6주년 기념미사가 봉헌됐다. (사진 제공 =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찬미받으소서 실천 사례 공모는 지난 8월 1일-9월 5일까지 진행됐다. 이번 공모는 창조보전을 위한 사도직을 일상에서 실천한 사례를 찾아 나누고 격려하면서 더 많은 이가 찬미받으소서 여정에 동참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생명을 살리는 공동체'로 한국 CLC 생명살리기 모임, '지구를 살리는 밥상'으로 남희정 씨(루치아, 성산동 성당)가 각각 단체, 개인 으뜸상을 받았다. 으뜸상 수상자에는 상금으로 개인 100만 원, 단체 150만 원, 버금상 수상자에는 50만 원이 수여됐다. 

한국 CLC '생명살리기 모임'은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주부 회원들이 만들었다. 이들은 모임의 방향을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 운동을 통해 생태적 삶의 방식을 실천하고 깨진 세상을 회복시켜 가는 것'으로 정했다. 건강한 먹거리 만들기, 아나바다 운동, 리필샵 운영, 여러 환경단체와의 연대 활동도 지속해서 하고 있다.  

버금상은 '지구를 지켜라' 서울 응암동 성당, '에코 청소년 전사들 프로젝트'의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회 필리핀 지부(St. Francis Mission House), '통합생태마을을 꿈꾸며' 통합생태마을 꼬미, 소모임을 위한 ‘찬미받으소서’ 길라잡이 발행과 개정으로 서울대교구 하늘땅물벗 서강벗, '지구 돌봄을 위한 ‘일상’'에 이영서 씨(비오, 서강대 신학대학원)가 수상했다. 

이영서 씨는 해마다 교내 연구소를 가득 채우는 1400부에 이르는 학술지, 일회성 물품, 한번 읽고 버려지는 회의록 등을 보면서 ‘제로 페이퍼’, 문서 디지털화, 전기 에너지 보존을 제안하고 추진했다.

필리핀 미션 하우스 청소년들이 진행한 에코 청소년 전사들 프로젝트는 방치돼 황폐해진 마을 공원을 가꾸기 시작하면서 ‘공동의 집’에 대한 인식을 주민과 본당 신자들에게 알리고 생태적 회심을 통해 돌봄의 영성을 살아내고 있는 사례다. 이들이 이름 지어 준 “‘Laudato Si’ Hope Park”(찬미받으소서 희망 공원)은 앞으로 마을 주민의 사랑방이자 교육(기후위기, 전쟁, 인권 등)과 캠페인, 사랑과 나눔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응암동 성당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동참하기 위해 레지오 훈화를 '찬미받으소서' 회칙으로 시작하고, 직접 만든 커피 설거지 비누, 삼베 수세미 보급, 기후위기 특강 마련, 환경 관련 동영상 실천, 환경팀 구성 등 신자들의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과 실천을 넓히고자 노력하고 있다.

아씨시의 전교 수녀회 필리핀 지부가 상을 받고 있다. 이날 개인 및 단체가 모두 7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사진 제공 =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nbsp;<br>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회 필리핀 지부가 상을 받고 있다. 이날 개인 및 단체가 모두 7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사진 제공 =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이날 유경촌 주교는 시상식에서 생태계의 위기에 대한 공동의 책임과 창조주 하느님, 모든 피조물과 함께하는 평화를 역설한 교황 요한바오로 2세의 1990년 제23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를 들어 수상자들의 실천과 하늘땅물벗의 활동을 격려했다. 이어 하늘땅물벗을 비롯해 창조질서 보전을 향한 교회의 다양한 활동과 참여가 확대되기를 요청했다.

이날 출범한 하늘땅물벗 4기 임원진의 임기는 2년이다. 벗은 하늘땅물벗의 개인이나 단체 회원 단위를 말한다. 최선호 씨가 반석벗(회장), 하유경 씨가 디딤벗(부회장), 이순 씨가 일벗(총무), 임은조 씨가 살림벗(회계), 김진배 씨가 홍보벗을 맡았다. 

임기를 시작한 최선호 회장(도곡동 성당)은 “각 본당 환경분과, 사목회를 통해 위에서 아래로 가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생태환경 운동으로는 부족하다”면서 “본당 신자들에게 깊은 뿌리를 두고 자발적, 자율적, 상향식의 방식이라야 지속성 있게 운동할 수 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이어 그는 “신자들이 환경을 위한 실천을 많이 하지만 그 실천은 우리 신앙과 연결돼야 하고, 찬미받으소서 안에서 통합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실천과 연대 등 활동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밑바탕은 신앙이어야 한다. 본당 신자들이 신앙생활 안에서 생태 의식을 내면화하고 자발적인 신앙 실천이 되도록 돕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하늘땅물벗 4기 임원진과 유경촌 주교. (사진 제공 =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nbsp;<br>
하늘땅물벗 4기 임원진과 유경촌 주교. (사진 제공 =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하늘땅물벗은 생태사도직에 뜻을 품은 신자들의 자발적 기도와 활동이 이뤄지는 자생적 조직이다. 사제, 수도자, 평신도 중심으로 1991년 처음 시작됐다.

자체 연구 모임, 월례 강좌, 미사, 환경학교, 연대 활동 등을 해오다 개인을 넘어선 생태사도직의 조직적 확장, 활동의 지속성, 본당과 교구 간 연결성, 활동가 양성 등을 위해 2016년 10월 4일 단체로 창립됐다. 이듬해 2월 1일 서울대교구 공식 평신도 사도직 단체로 인준됐다.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반포되면서 한국 천주교회가 생태환경 운동에 더 매진하게 된 것도 단체 창립의 배경이 됐다.

하늘땅물벗은 하늘과 땅과 물을 살리는 벗들의 모임을 뜻하며 하늘과 땅은 자연 세계 전체를 뜻한다. 하느님 모든 창조물을 보전하고 창조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생태적 책임을 실천하며,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간의 친교와 인격적 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

기념미사 및 시상식 참가자들. (사진 제공 =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nbsp;<br>
기념미사 및 시상식 참가자들. (사진 제공 =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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