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 김포시에 위치한 가톨릭문화원에서는 매주 목요일 2시에 음악미사와 함께 '찬양, 거룩한 기쁨' 음악회를 연다. 이 글을 쓰는 지금, 공연장에서는 멋진 음악미사와 음악회를 준비 중이다. 오늘 음악회 주제는 '당신이, 살고 있는 곳!'이다. 사람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홀로 살아가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더불어 살아간다. ‘진실한 이들 함께할 때, 내 마음은 기쁨 넘치고’라는 가사가 흘러 나간다. 생활성가 ‘나 그대들과’의 노래 가사다. 가톨릭 생활성가를 하는 많은 이가 가톨릭교회 안에 있다. 내 마음에 기쁨을 넘치게 하고, 우리 마음에 항상 ‘사랑 가득’하게 하는 이를 만난다. 오늘 만나는 이는 가톨릭 생활성가 가수 최선미 로즈마리다.

최선미 로즈마리. (사진 제공 = 최선미)
최선미 로즈마리. (사진 제공 = 최선미)

음악회 연습을 하고, 최선미 로즈마리와 대화를 나눈다. 이해관계가 없는 친구처럼, 모처럼 대화체로 풀어간다. 그녀에게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독자들에게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내가 상훈 오빠와 인연이 된 게 벌써 30년이 되었네.... 30여 년 전에 ‘신상옥과 형제들’ 새 멤버를 모집한다는 주보 광고를 친했던 성당 오빠가 본 후, 나랑 함께 가 보자며 갔었던 그곳이 오빠 집의 옥탑방이었다는 것을 듣고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 그 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시작이 될 줄을 그때는 몰랐었네. 3년 반을 '신상옥과 형제들' 멤버로 음반도 내고, 부산이며 전국 각 지역으로 공연을 다니면서 너무나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시집을 갔지.

두 아이들을 키우면서 종종 연락해 오는 고 유승훈 오빠 덕분에 많은 앨범 작업과 공연들을 이어 오다가, 2004년 전쯤 인천시 옥련동 성당(옛 송도 성당)에 음악피정 미사를 왔던 오빠를 멀리서 발견하고 다가가서 인사를 하고, 흔쾌히 다시 함께하자며 손을 내밀어 준 오빠와 지금까지 가톨릭문화원에서 함께하고 있게 되어 늘 고마워. 문화원 활동과 더불어, 14년 전에 인연이 된 심교린 프란치스코와 함께 음악치유미사팀 SOL 멤버로 활동하고 있고, 지금은 인천교구 청언 성당(농아인성 당) 후원회 미사를 함께하고 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사 안에서의 찬양을 원없이 할 수 있어서 늘 감사할 뿐이야.”

“음반 작업은 승훈 오빠가 음반 작업을 할 때 야구의 마무리 투수처럼 음반 작업 맨 마지막에 코러스가 부족할 때면 늘 불러서 작업했기에,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음반에 내 목소리가 실려 있는 것 같아. 가이드 음원부터 솔로곡에 코러스까지, 악보도 없이 즉흥적으로 화음을 녹음하기도 하고, 승훈 오빠 덕분에 즐겁게 많은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두 아이들까지 함께 녹음하기도 했었지. ‘나무와 숲’ 앨범에 ‘꿈망울 단지’는 우리 딸 목소리야. ㅎㅎ. 문화원에서 만든 앨범들에도 유아부 앨범부터 성가 묵상곡까지 많은 곡을 녹음했었어. 가톨릭찬양사도협회 ‘amazing love’ 앨범도 참여했고, 아버지를 기억하며 1주기에 녹음했던 ‘의로운 꽃송이’ 음원도 있어.”

신상훈 씨와 (오른쪽) 최선미 씨가 함께 있는 모습. (사진 제공 = 신상훈)

늘 아는 사이이지만, 독자들을 위해 근황을 물어본다.

“오빠와 함께하는 문화원 주일 미사와 '찬양, 거룩한 기쁨' 밴드와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많지.

오늘 지금도 음악회를 준비 중이지만, 내가 그 자리에서 미사를 드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지금 이 순간이 가장 귀하고 행복하다는 말처럼 나에게도 지금의 내 삶은 감사함 그 자체야. 두 아이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서 감사하고, 성실한 남편 덕분에 집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평범하게 지내고 있어.

예수회 후원회를 하면서 알게 된 이냐시오 영신수련을 배우면서 말씀 안에서 예수님을 만나는 시간도 가지고, 마리아의 작은 형제자매회라는 복음나눔팀을 하면서 삶 속에서 예수님을 느끼는 시간도 팀원들과 나누면서 살아가고 있지.”

많은 사람이, 특히 문화예술인들이 자기만의 독특한 향기를 내뿜으려 한다. 하지만, 그녀는 드러나지 않는, 초가을 바람처럼 자신의 존재를 철저히 드러내지 않는다. 묵묵히 자기의 길을 가고, 또 다른 누군가의 길을 열어 준다. 최소한 나의 기억으로 그렇다. 그녀에게 성가인으로서 보람과 생각나는 기억들에 관해 물어본다.

"오빠랑 동생들이랑 함께 갔었던 산청 행사가 기억에 남아. 프란치스칸 축제였던 것 같은데, 그 당시에 아빠가 갑자기 말기 암 판정을 받으시고 수술을 하신 뒤라, 내 정신이 아닌 상태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정신이 나가서 몸만 돌아다니고 있었었는데, 오빠가 나에게 산청에 1박2일 행사가 있는데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물어봤었어. 그때 나는 못 간다고 했었는데, 오빠가 “네가 다녀와서 기분 전환하고 아빠 얼굴을 기쁘게 보는 게 아빠가 원하시는 게 아닐까?”라고 얘기해 줘서 함께 갔었지. 얼떨결에 오빠를 따라 갔었던 그곳 산청의 하늘이 지금도 생각나. 장마가 끝난 후라 지금쯤 하늘과 비슷했었던 것 같아. 그 하늘을 보면서 아빠 생각에 울기도 하고, 연습하면서 웃기도 했었지. 행사가 거의 끝나가서 우리들은 너무 더워서 씻고 나왔는데 갑자기 율동 찬양을 하라고 해서 무대에 급하게 올라가서, 머리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율동을 하고 내려와서는 얼마나 우리끼리 웃었는지.... 밤새 이야기하며 놀다가 새벽미사를 멋지게 하고서는 낮잠을 자고 돌아왔지.... 내게는 너무 힘들었던 시기였는데 그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감사했어."

그녀가 'AMAZING LOVE' 앨범에서 불렀던, ‘너의 죄를 씻으니’ 성가를 함께 나눠 본다.

생활성가 '너의 죄를 씻으니', 한국천주교생활성가찬양사도협회 첫 Project 앨범 'AMAZING LOVE', 작사 윤혜숙, 작곡 윤혜숙, 노래 최선미.

어느 시인의 말대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섬이 있다. 그 섬을 통해 서로가 공감하고 때론 멀어지기도 하는 섬.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그냥 그대로의 홀로 그 자체’ 모습이 있고, 누군가와 마주하고 있을 때의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는 모습’이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빈 공간이 있다는 것은 큰 축복 일지도 모른다. 늘 그 자리에 있지만, 늘 변화하는 사람. 그리고 그 변화가 한여름 밤 실바람처럼 나를 기쁘게 할지도 모른다. 최선미 로즈마리는 그런 사람이다. 고맙고 그녀와 늘 함께 있어 감사하다. 그런 ‘섬’과 그런 ‘빈 공간’ 속에 늘 함께하는 이.

마지막으로, 지금 가톨릭 생활성가인들에게 얘기하고 싶은 점이나 바라고 싶은 점 그리고 앞으로 활동 계획에 대해 물어본다.

"오빠, 너무 식상한 말일지 모르지만, 감사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어. 나와 성가인들 모두가 지금 활동하고 살아가는 많은 부분이 찬양하는 일이 되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고 행복이기에 늘 부르심에 감사함을 잊지 않고, 기도하며 살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특별한 활동 계획보다는 지금처럼 가톨릭문화원과 SOL팀 멤버로 기쁘게 찬양하며 활동하고 싶어."

삶은 그 자체가 기적이다. 강변에 늘어선 겨울 나무의 희망처럼, 봄을 기다리자. 모든 순간이 기적의 연속이다. 숨을 쉴 수 있음에 감사하고, 늘 노래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그래서 행복하다. 오늘 마지막으로 나누는 성가는, 1975년 성 바오로 여자 수도회에서 발매한 앨범에 있던 연주 그대로, '찬양, 거룩한 기쁨' 연주팀의 연주로 들어본다.

'나 그대들과', 작곡 M.Giombini, 역사 김남조, 드럼 송인군, 베이스 정석원, 일렉기타 이준혁, 색소폰 최경식, 트럼펫 김성식, 건반 김유니, 기타 신상훈, 노래 최선미, 석소영, 양채윤

 

최선미 로즈마리. (사진 제공 = 신상훈)

최선미(로즈마리)

1993-95년 '신상옥과 형제들' 코러스 멤버로 활동 및 음반 참여
제4회 pbc 창작생활성가제 'shine'으로 본선 참여 및 활동
2006년-현재 가톨릭문화원 객원 싱어로 활동 중, 문화원 다수 음반 참여
2009년-현재 음악치유미사팀 sol로 활동 중. (팀장 : 심교린 프란치스코)
유승훈 스튜디오의 다수 음반 참여(김종성 신부, 김태진 신부, 황용구 신부, 한덕훈 신부, 자비의 멜로디, 황인숙 마리아 앨범들 외 다수)
찬양사도협회 'Amazing love' 앨범 참여.('너의 죄를 씻으니', '주님은 작은 이들을 지키시는 분' 외 1곡)
2016년-현재 인천교구 논현동 본당 미사 선창자로 활동
2019년 싱글 앨범 ‘의로운 꽃송이’
2020년 김동건 신부 2집 ‘하느님 보시니’ 참여
2021년 7월-현재 인천교구 청언동 성당 후원회 찬양미사 월 1회 sol팀으로 활동 중



신상훈(시몬)
Alma Art 가톨릭문화원 음악팀장 1999년
신상옥과 형제들 창단멤버 1992년
서강대 철학과 졸업 1998년
sbs효과실 음악감독 1998년
천주교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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