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변호사 정부의 소송에 대해 입장 밝혀

(사진출처 / 원순닷컴)

"어떤 형태의 사찰도 우리 법률은 금지하고 있고 그것을 처벌하고 있습니다. 처벌받아야 할 사람이 그것을 문제 삼은 사람을 벌하는 것이 우리가 뽑은 정부의 할 일인가요? 그래도 국정원이 저를 상대로 2억 원이나 되는 소송을 제기했다니 참으로 영광입니다. 참으로 행복합니다. 이 시대 고난받고 억울하고 힘든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고맙습니다."

정부가 지난 9월 14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53)에 대해 명예훼손을 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낸 것에 대해 박 이사가 자신의 블로그인 원순닷컴(http://wonsoon.com/)을 통해서 견해를 밝혔다.

박 이사는 블로그를 통해 "국정원이 온갖 기업이나 기관, 시민단체에 돌아다니며 저에 대해 묻고 다니거나 저에 대해 이런저런 조사를 한 사례는 제 귀에 들려온 것만 해도 수십 건입니다. 저나 저가 관계하는 희망제작소, 아름다운가게의 사례야 제가 직접 아는 사례들이고 그뿐만 아니라 수많은 시민단체에 대해 정부예산이 사라지고 기업의 지원을 문제 삼고 사람을 바꾸라는 압력이 들어온 사례는 부지기수입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영국 수상 고든 브라운은 number10.gov.uk 이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데 거기에 자신을 향하여 사임하라는 진정(더구나 거기에 8만 명이 넘는 사람이 동의서명한)을 그대로 버젓이 그 사이트에 남겨놓은 것을 보셨을 것입니다."라며 정부의 이번 대응이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중앙대 법대 이상돈 교수는 9월 16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 자체가 국민을 상대로 해서 정부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소송을 제기한 것이 우리나라에서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며 "이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협으로 봐야 한다"고 규정했다. 아울러 미국 CIA의 예를 들며 "CIA가 케네디 대통령 암살에 연루됐다는 주장을 다룬 책이 무수히 나왔지만 그런 책의 저자를 상대로 CIA나 미국 정부가 명예훼손 소송을 주장했다는 것을 들어봤나?"라며 정부의 대응을 비꼬았다.

한편 박원순 이사는 송경용 신부가 자신에게 보내온 편지를 블로그에 공개했다. 성공회 사제로서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나눔의 집'을 운영하며 가난한 이들의 벗으로 살아온 송 신부는 "힘든 여정에 피곤하실 터인데 좋지 않은 소식이 있어 더욱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변호사님을 더욱 크게 쓰시려는 하느님의 계획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다시 한 번 변호사님을 통해 이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 드러나게 되고 짓눌려 있던 사람들의 소리가(Voice of People) 대변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라며 박 이사를 격려했다.

박 이사는 워싱턴을 떠나 귀국하는 마음을 "긴 고난의 세월이 기다리는 조국으로 돌아갑니다."라고 표현했다. 그의 블로그에는 "박 이사와 함께하겠다"라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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