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0주년 "선교는 예수의 모습 세상에 보여 주는 것"

성골롬반외방선교회가 내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11월 1일 한국을 방문한 총장 케빈 오닐 신부는 언론과 만나 100주년의 의미와 선교회가 추구해 온 ‘선교’의 정신과 방향 등을 밝혔다.

케빈 오닐 신부는 100주년의 핵심은 “우리를 파견했던 분들, 또 초대하고 환영해 준 모든 이들에게 대한 감사”라며, “지난 100년은 완전히 다른 삶을 통해 배우는 시간이었다는 것에 감사하며, 선교 안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인식하면서 더 많은 이들을 선교에 초대하고, 하느님 사명에 계속 응답하는 기회”라고 말했다.

아일랜드의 에드워드 갤빈 신부가 중국 선교를 목적으로 창립한 성골롬반외방선교회는 1918년 6월 29일 교황청 승인을 받았다. 한국에는 1933년에 들어와 내년은 한국 진출 85주년이기도 하다. 성골롬반외방선교회는 골롬반 성인의 축일인 11월 23일에 의미를 두고, 올해 11월 23일부터 내년 11월 23일까지 100주년을 기념하는 기간으로 지낸다.

선교지에서 던지는 질문, “이들은 왜 이렇게 가난한가?”

오닐 신부는 골롬반선교회의 100년이 만든 가장 큰 성과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먼저 생각하고 돌본 것”이라고 꼽으며, “또한 처음 중국에 진출한 때부터 골롬반의 역사는 평신도와 함께한 역사였다”고 말했다.

오닐 신부는 설립자가 중국에 첫발을 디뎠을 때, 목적은 개종이었지만 곧 그곳에서 만난 중국인들의 가난한 삶과 어려움을 알고 “개종보다는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기로” 선교의 방향을 바꿨다고 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에는 더 적극적으로 가난의 이유를 물으며, 불의한 사회 구조를 파악하고, 정의평화 활동에 힘썼으며, 현재는 기후변화 문제 등 생태환경을 위한 활동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그는 선교사들은 한국에서도 특히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한 운동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본과 타이완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덧붙였다.

“특별히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가난하고 소외받는 이들이 어디에 있는가를 먼저 보고, 그들의 요청과 시대의 징표에 응답하는 것이 선교의 사명입니다. 한국에서 노동사목, 민주화를 위한 운동에 참여했지만,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면 또 그에 맞는 새로운 방식으로 응답하며, 새로운 부름을 찾고 응답해야 합니다.”

골롬반선교회 강승원 신부도 “골롬반선교회가 특별히 갖고 있는 차별성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민중과 함께한다는 것”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답했다.

이와 관련해 광주대교구 옥현진 보좌주교는 2007년 골롬반선교회에 대해 쓴 논문에서, “골롬반선교회 선교사들의 삶은 민중과 함께 고난당하고 박해받으며 하느님의 복음 말씀을 전하고자 노력했다”며, “특히 식민지배를 겪었던 아일랜드 출신 선교사들은 일제강점기에도 조선의 독립을 굳게 믿고 신자들에게 독립 정신을 일깨워 주는 데 노력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골롬반회는 광주대교구가 1937년에 처음 광주지목구로 교구가 될 때 임 오웬 맥플린 몬시뇰이 지목구장을 맡는 등 1971년까지 교구 설립과 발전을 책임졌다.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총장 케빈 오닐 신부와 한국지부장 김종근 신부. (사진 제공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케빈 오닐 신부가 선교에서 또 하나 중요하다고 꼽은 것은 “타종교와의 대화”다. 

“선교지에서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모든 이들과 폭넓게 교류하면서 특히 타종교와의 대화에 집중하고 노력해 왔다”는 그는, “오늘날 종교간 대립과 갈등이 큰 문제인만큼 가톨릭 신자들이 타 종교에 대해 기본적으로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골롬반선교회를 통해 해외 선교를 지원하는 교구 사제들이 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교구 사제를 초대할 수 있는 것은 큰 축복이다. 환영한다”며, “교회가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 주는 하나의 상징은 다른 교회로 선교사를 파견하는 것이다. 한국 교회가 보편 교회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나눔과 나눔은 한국교회가 받은 축복이고 자부심을 가질 일이며 더욱 격려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닐 신부는 오늘날 복음 선포와 선교의 방식에 대해서도, “성령은 교회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며, 전체 사회 속에서 계속 움직인다. 교회는 항상 세상과 대화하면서 이 시대와 세상에 교회가 주어야 할 메시지를 항상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상에서 함께 살며, 불의와 무관심, 욕심에 대해 분명히 이야기해야 한다”며, “선교는 예수의 모습을 이 세상에 보여 주는 것이고,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해방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세상의 삶을 품은 교회, 참여하는 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총본부는 홍콩에 있으며, 현재 한국, 필리핀, 칠레, 페루 등 15개국에서 선교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17년 3월 기준 사제 381명, 신학생 37명, 지원사제 14명, 평신도 선교사 50명이 활동한다. 한국인 사제는 15명이며, 교구 지원사제 8명과 평신도 선교사 10명이 해외에서 선교 활동 중이다.

골롬반선교회의 한국 진출은 1933년 11월 중국으로 가던 10명의 사제가 장상인 맥골드린 신부의 “한국으로 가라”는 지시를 따르면서 이뤄졌다. 일제강점기부터 한국 근현대사와 함께 한 골롬반선교회는 선교 사제와 평신도 선교사 양성, 파견에 힘쓰는 한편, 한국사회의 민주화운동, 노동과 빈민 사목 등에도 적극 참여해 왔다.

100주년을 맞아 한국지부는 12월 2일 첫 선교를 시작한 광주대교구에서 기념 미사를 봉헌하며, 100주년 기념 숲 조성 등 다양한 행사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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