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거부자의날 비폭력트레이닝에 찾아온 무건리 사람들..

▲ 서경자 부위원장(오른쪽)은 "30년 동안 주민의 안전을 얘기하지도 않고 훈련해왔으면서 갑자기 안전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며 나가라고 한다"며 국방부의 논리를 비판한다.

5월 13일 저녁, 무건리훈련장확장반대주민대책위원회의 서경자 부위원장과 무건리훈련장확장저지시민사회단체공동대책위원회의 박석진 공동상황실장이 세계병역거부자의날을 맞아 비폭력트레이닝이 진행되고 있는 일산 한강감리교회를 찾았다. 매년 5월 15일은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War Resisters' International, WRI)'에서 지정한 '세계병역거부자의날'이다. 올해는 한국을 초점국가로 정하고 많은 외국활동가들이 찾아와 비폭력트레이닝과 직접행동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비폭력트레이닝이 3일째 진행되던 날 무건리의 사람들이 찾아온 이유는 주민들이 평화롭게 살아갈 권리를 빼앗기게 될 상황을 알리고, 외국의 활동가들과도 연대하기 위해서다. 박 상황실장은 "여러분이 트레이닝을 하면서 '평화를 위한 군대는 없다'고 써 놓은 글을 봤다. 우리는 '평화를 위한 훈련장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이 자리의 활동들도 무건리 주민들의 투쟁과 맞닿아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주민대책위의 서 부위원장은 무건리가 30년 가까이 군부대 훈련장과 접해있어서 훈련하는 군인들과도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그는 "군인들이 아들 같았고, 훈련 중에 라면도 주고 김치도 주고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이 아들처럼 보이지 않고 밉게만 보인다"며 30년간 사이좋게 지내던 평화가 깨진 것을 안타까워 했다. "오늘까지 286차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여러분이 한 번 찾아와서 그 엄청난 규모의 훈련장을 확인하면, 더 이상의 확장이 필요없다는 걸 알 것"이라며 함께 연대해줄 것을 요청했다.

1980년 8월, 무건리 일대에는 350만 평 규모의 대대 종합훈련장이 설치됐다. 1996년 국방부는 1,050만평의 훈련장 권역화 계획을 수립했고, 2009년까지 훈련장 부지 매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는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대북 선제ㆍ종심 타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악화되고 있는 남북관계를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들은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고, 정당한 보상도 없이 생존권을 박탈당하게 됐다고 주장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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