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츠버그 교구, 주빅 주교 신자들에게 사죄


그들은 '사죄 예식'을 위해 소리없이 모였다

성 바오로 대성당에 모인 250여 명의 신자들 사이에서, 피츠버그 교구의 주일미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료 본당신자들 사이의 상투적 인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들 중 다수는 서로가 누군지 몰랐으나, 모두 4월 7일 데이빗 주빅 (David A. Zubik) 주교가 주례하는 예식을 위해 모였다.

주빅 주교는 사순절 중반 교구 신문인 <피츠버그 가톨릭> (the Pittsburgh Catholic)에서 한가지 소식을 알렸다. 그는 “어떠한 형태로건 교회에 의해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예식을 거행할 것이라고 알렸다. 그리고 “참석자들에게는 오직 (이 예식에) 참석해서 저와 함께 기꺼이 기도하기만을 기대할 뿐”이라고 밝혔다.

그날 저녁 대성당에 앉아 있는 이들 중에는 남녀가 섞여 있었고, 젊은이들보다는 장년층이 많았다.

그들은 성당에 들어오면서 성수대에 손가락을 담그고 성호를 그었으며 의자의 장궤틀을 내리고 손을 모아 기도했다. 그들 중 몇몇은 여러 해 동안 성당에 오지 않았으나, 가톨릭 분위기에 익숙한 영락없는 가톨릭 신자들의 모습이었다.

교회와 사목자들로부터 받은 상처를 안고..

주빅 주교는 강론 중 말했다. “여러분들은 마음 속 깊은 곳에, 아마도 고통스럽게, 지니고 있는 상처들과 함께 여기 왔습니다.”

그는 말했다. “오늘 밤 저는 피츠버그 교회의 목자로서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그리고 남녀교우 여러분들이 참석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여러분들은 오늘밤 여기 왔습니다. 여러분들이 이곳에 참석한 것은, 여러분들의 삶 어느 순간 어딘가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대리하도록 위임받았으나 실제로는 그러하지 못했던 이들로부터 상처받았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여러분들 중 어떤 분들은 이미 그 상처를 드러냈을지도 모릅니다. 여러분들은 이곳에 참석함으로써, 여러분들 가운데 또 다른 많은 이들을 위해, 오늘 밤 그 상처를 드러냅니다.” 그는 계속했다. “여러분들은, 제가 피츠버그 교회의 지도자로서 여러분들에게 상처를 준 이들의 잘못을 잊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여러분은 저에게 그러한 잘못들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책임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그리고 교회는 여러분에게, 용서를 청합니다."

주빅 주교는 (교회가 범했을 수 있는) 잘못들에 관해 감동적인 일련의 기도를 바쳤다. 고해성사 중의 “호된 꾸지람과 가혹한 판단”에서부터 “여러분들의 어려움에 대한 차갑고, 무정하고, 그리스도교적이지 못한 배려”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주교는 “성(性)적 학대이든 아니면 다른 종류의 학대이든, 어떤 형태로건 학대의 희생지가 되었던 이들 - 그들이 어린이든 어른이든, 또는 사랑하는 이의 아픔을 나눴던 부모, 자매형제, 친구 누구든지 – 을 위해” 기도했다.

각각의 잘못들에 대해 주빅 주교는 힘주어 말했다. “저는 여러분에게, 그리고 교회는 여러분에게, 용서를 청합니다.”

그는 말했다. “내 맘의 모든 사랑과 내 영혼의 진심을 담아 말하건대, 여러분은 확신하셔도 됩니다. 저, 데이빗 앨런 주빅은 교회에 대한 여러분의 신뢰를 회복시키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 그리고 예수님 자신의 바로 그 사랑, 연민, 자비를 교회 안에 그리고 교회를 통해 드러날 수 있도록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실행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축복, 여러분의 용서, 그리고치유를 구하며.."

주교는 다음과 같은 말로 마무리했다. “오늘밤 저는 여러분의 축복, 여러분의 용서, 그리고치유를 구하며, 교회를 대신해서 여러분 앞에 서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교회로서 최선을 다해서 삶을 살고, 최선을 다해 사랑하며, 그리고 우리의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입니다.”

강론 마지막에, 주교는 잠시동안 주교봉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 그 뒤 몸을 돌려 강론대로부터 천천히 내려와서 제대에 절한 뒤, 침묵 기도 중 서 있던 의자를 가로질러갔다.

마지막 강복과 예식이 끝나고 난 후, 주빅 주교는, 그에게 무언가 말하기 원하는 참석자들과 인사하기 위해 복도에 섰다. 몇몇 사람들은 옆문으로 빠져나갔지만, 많은 이들이 주교와 악수하고 몇 마디 말을 나누기 위해 조용히 기다렸다.

번역: 황인철
[ 2009년 4월 15일, 로버트 록우드 기자, Catholic News Service ]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