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 다큐 <살기 위하여> 시사회 열려

▲ 삶의 터전을 뺏긴 분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자주 분위기가 무거워지긴 했으나, 관객들은 감독과의 대화에 즐겁게 참여했다.

4월 15일 오후 8시, 홍대 시네마 상상마당에서 새만금 갯벌을 지키고자 했던 주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살기 위하여>(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tolive2009 )의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70명이 넘는 관객들이 찾아와 빈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바다'와 '어부'라고 하면, 대개 거친 파도와 험한 바람에 맞서 그물질을 하는 투박한 남성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살기 위하여>에서 갯벌을 지키기 위해서 시종일관 당당히 '바다와 갯벌을 살려야 한다'고 외치는 이들은 여성어민들이다. 주로 남성들로 이뤄진 물막이 공사 반대 대책위는 정작 투쟁이 필요할 때 정부와의 협상을 기대하며 시위의 날짜를 뒤로 미루곤 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이순덕 씨는 메말라가는 갯벌에서 가끔 비라도 오면 "그 빗물을 받아 먹으려고 조개들이 올라왔다가 죽어간다"며, 그 모습을 볼 때면 자신이 "바다에서 살아왔던게 너무나 후회된다"고 이야기한다. 덤프 트럭에 실려오는 돌망태도 그녀는 '돌무덤'이라 고쳐부른다. 갯벌을 막기 위해 돌을 쏟아붇는 것이 자기 가슴에 돌을 쏟아붇는 것 같다며 하는 말이다.

▲ 활동가들이 주민의 마음을 더 잘 알고, 주민의 시선으로 활동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강길 감독
관객과의 대화에서 이강길 감독은 "지금도 대책위원장과는 형님, 아우 하면서 잘 지낸다"고 말하며, 다큐를 통해 그분을 욕하려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활동가들이 좀 더 많이 내려와서 흔들리지 않게 잡아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 싸움이 마무리될 때 까지 계속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계화리의 슈퍼집 딸이라고 밝힌 여성은 <살기 위하여>에서 당시 상황을 어떻게 그렸는지 궁금해서 와봤다고 한다. 관객들의 반응도 궁금했는데, 영화의 진솔함을 느끼는 것 같아서 그런 관객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당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주민들의 아픔이 많이 알려지길 바라는데, 독립영화가 많이 힘들어서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다"며 기대감을 비췄다.

우연한 기회로 시사회를 보게 됐다는 이상직(29) 씨는 "감동을 받은 만큼 불편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편하게 앉아서 울컥하고 눈물 흘리고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것, 그것으로 끝나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란다. 그는 주위에 이 영화를 많이 알려서라도 마음을 편케 하고 싶다고 다짐을 했다.

<살기 위하여>는 '알라딘'과 '인문사회과학출판인협의회'가 후원하는 <2009년 희망다큐프로젝트>의 일환으로 4번째 개봉하는 것으로 4월 16일부터 시네마 상상마당, 인디스페이스, CGV 무비꼴라쥬에서 상영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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